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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펜첼(Appenzell), 치즈와 맥주 그리고 자연

청명한 하늘의 끝자락에

by 유니크

타지에서 돈을 벌어 생활을 꾸려 나간다는 것은 분명 녹록지 않은 일이다. 스위스에 오면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가 있을 거라 기대했던 남편은 하루하루를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리 부부가 매일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도대체 누가 스위스에 오면 여유롭고 한가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던가?” 여행으로 방문하는 스위스는 소비와 함께 즐거움을 경험하기에 이곳의 삶이 여유롭고 한가롭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생활은 정 반대의 이야기다.


이런 생활 속에서 매주 일요일은 우리 가족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려 노력한다. 그 방식은 나들이를 하거나, 가족과의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주에 갔던 곳은 아펜첼.

마트에 가면 아펜젤러 치즈와 맥주를 자주 볼 수 있어 낯익은 지역이름이다. 도착하자마자 넓은 들판에 펼쳐진 목가적인 풍경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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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건물하나 없이 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에서 소, 양, 염소 등 가축들이 풀을 뜯고 스위스 카우벨 소리가 울리는 모습은 고단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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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zeller schaukäserei

알트슈타트(Altstadt, Old town)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치즈팩토리가 있다고 하여, 방문하였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고, 공장 안에는 체험프로그램이 있어 공정과정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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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치즈의 숙성기간에 따라 풍미와 맛이 달라지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하였다. 또한 공장 안에 치즈 만드는 사람들의 사진과 이름을 모두 전시해 놨는데 치즈 만드는 이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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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 Appenzell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가 못내 아쉬워 알트슈타트를 돌아보았다. 아펜젤러 뮤지엄이 있었는데 아펜첼의 역사와 가치를 담은 소품, 가구, 예술품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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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유심히 들여다보는 아이를 보며 이곳에 와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가치를 담아 보존하는 것에서 세월이 지나도 추구하는 것의 의미와 신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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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틈틈이 시간을 내어 스위스의 도시들을 둘러보는데, 지역마다 가진 색깔과 개성이 다르다. 다 같은 스위스지만, 모두 다른 스위스의 모습이다. 우리도 우리의 색깔을 담아 삶을 살아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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