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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크 Oct 10. 2023

취직준비, 그 시작

홀로서기

성공하지 못 한 채로 떠나는 학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 나에게 처음 있는 실패였다.



아무에게도 내 행방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이 내게 앞으로 뭘 할지 물으면, 애써 해맑게 “몰라?”라고 답하며 웃을 뿐이었다.


친한 친구들과 스타렉스 한 대로 연고 따위는 전혀 없는 동네로, 왁자지껄 이사를 했다.

그들이 떠나고, 혼자 남겨진 집.


이제는 내가 수업에 나타나지 않아 나를 찾을 동기들도, 동아리방에 없다고 톡이 오는 선후배들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의 나는, 정말로, 철저히 혼자였다.

홀로 남은 원룸. 내 마음은 쿰쿰했다.




4학년 2학기에 집어넣은 원서의 성공확률은 고작 10% 미만. 말이 10%지, 유효하게 면접까지 간 걸 따지면 딱 1곳이었다.


자소서부터가 문제였다.


스터디를 해야 하나?

나는 닥치는 대로 온라인에서 서칭을 했다.


카페 이곳저곳에 올라온 면접 스터디는 많았으나 자소서 스터디는 거의 없었다. 스터디를 뒤로하고 남의 합격 자소서를 무작정 열어보기 시작했다. 무료로 돌아다니는 서류파일을 몽땅 다운받았다.

대부분 나와 맞지 않는 학과를 나왔거나, 내가 갈 수 없는 부서에 지원한 경우가 많았다.

사례는 모두 개인화되어있어 내 것으로 만들 수 없었다. 잘 쓴 자소서를 보며 '우와.. 이 사람 글 잘 쓴다.' 하고 감탄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성과 없이 며칠이 지나고. 반복되는 서칭만 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솟아올랐다.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학교 취업지원센터마저 그리울 판이었다.

심지어 내가 아는 선배들은 죄다 이공계라, 문과생인 나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 진짜 혼자구나.



그러던 중 문득 눈에 들어온 문구.

'취업보장!!'

평소 같으면 자존심상 보지도 않았을 광고였지만, 나의 답답함이 이미 마우스를 누른 뒤였다.


홈페이지는 마치 대학입시 때 봤던 학원 사이트 같았다.

‘00명 S사 합격!
00명 L사 합격!
최단기간 대기업 취업보장.
합격 시 100% 환급!’


환급이라는 말에 솔깃한 나는 어느덧 상담예약을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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