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말씨, 말투 그리고 말빨(?)
애플이 시장에서 구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브랜드 전략(마케팅 전략이 아니다)은 무엇일까?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고, 만약에 경쟁자가 따라 하면 순식간에 가짜가 되어버는 전략.
그것은 애플이 애플스러움(애플다움)이라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브랜딩'이다.
애플은 (모든 사람이 기대하는)애플을 초월할 때 가장 강력한 브랜드가 된다.
나이키의 최고 전략은 아디다스와 경쟁이 아니라 소비자가 상상하는 나이키 이상의 나이키가 되는 것이다.그렇다면 몽블랑의 전략은? 페라리의 전략은? 시장에서 최고의 브랜드의 브랜딩 전략은 동일하다.
그래서
마케팅을 남과 다름(경쟁자보다 싸다, 가성비가 높다, 디자인이 화려하다)으로 자기다움을 구축하는 것이라면, 브랜딩은 자기다움(애플은 애플다움)으로 남과 다름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브랜드 이름 뒤에 '스러움 전략'을 넣어서 생각해보자.
민망하고 웃긴다면 그 브랜드는 아직 브랜드가 구축되지 않는 것이다.
'브랜드가 브랜드가 되는' 브랜딩 전략은 광고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어려운 것을 설명하라고 한다면
‘아이덴티티 = 디자인 = 철학 = 라이프스타일 = 브랜드 =소비자욕구=혁신 등, 모든 것이 하나의 경험으로 완성되는 것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지만 통째로 이해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애플다움이고 그것을 '애플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브랜드가 자시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이유는 '시장 독점'이다.
자신이 진짜가 되므로 모방하는 모든 것을 가짜로 만들려는 전략이다.
독점은 전략이 아니다. 독점은 궁극의 목표이고 전략은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위대한 경영자들은 전략보다 미래의 독점에 초점을 두었다.
남보다 먼저 독점을 발견하고 차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미래 시장에서 독점이란 경제학적인 개념에서 특정 자본이 생산과 시장을 지배하는 상태가 아니라,
현재의 경쟁 구도하에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자산을 갖거나 독특한 환경에 자신을 위치시킴으로써 얻게 되는 지위다.
밀랜드 M. 레레, 시카고 경영대학원의 교수 / 2010년 10월 인터뷰 중
혁명가 체 게바라는 “글자를 모르면 왜 총을 잡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체 게바라가 혁명을 일으키기 전에 동지들에게 글자를 알려준 것처럼, 글자체를 모르고 브랜딩을 이해하지 못한다.
한때 기업이 자신만의 서체를 만드는 것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지금은 예전 같지 않지만, 글씨체가 자신의 브랜드 주체를 이루는 핵심 부분이라는 것을 아는 브랜더들은 서체(FONT)에 대해서 항상 고민한다.
서체를 고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브랜드 차별화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알고 있지만 다시한번 정리한다면)‘브랜드 Brand ’의 어원은 5,000년 전 고대 스칸디나비아어 혹은 게르만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낙인찍다 Burn’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낙인을 찍는 이유는 ‘구별’하기 위해서다. 개인의 재산인 가축들이 들에서 섞이면 작게는 말다툼에서 크게는 전쟁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재산권 보호와 관리를 위해서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어휘는 그 시대의 문화, 종교, 그리고 가치관의 압축 프로그램이다. 고대어일수록 트렌드성 용어 해설보다는 철학적 의미론을 가진다. 특히 ‘구별’에 관해서는 히브리어가 매우 독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구별’이라는 의미를 가진 히브리 언어인 ‘카도쉬 kadosh ’는 ‘거룩 holy’이라는 단어와 어원과 어근이 같다. 그러니까 거룩한 것은 구별 된 것이고, 구별된 것은 거룩한 것이다. 거룩과 구별의 정의는 유대인들이 정한 것이 아니다. 그것을 정의한 것은 ‘신’이었기에 유대인들 에게 거룩과 구별의 개념은 신성한 단어이다.
원래 ‘아우라 aura ’라는 단어는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작품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것으로서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다.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이것은 ‘믿음’에 해당되는 것이다. 간혹 작품에 가까운 명품 브랜드는 소비자의 관여도에 따라 이와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다시 돌아가서 아우라는 ‘하나밖에 없는’ 작품에 대한 고고함의 느낌이다.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은 대부분 박물관에 있거나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것들이다.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구별’되는 것이고, 결국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경외함으로 우러러보게 한다.
브랜드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차별화시킴으로써 다른 상품들과 ‘구별’되고, 오직 하나밖에 없는 브랜드가 되어야 ‘거룩’해질 수 있다.(요즘은 너무나 많은 유사 브랜드가 있다) 그렇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구별과 거룩의 존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준, 즉 아이덴티티의 어원은 무엇일까? 아이덴티티는 라틴어로 아이덴티타스 Identitas 혹은 아이덴티커스 Identicus 로 불리며, 아이뎀 Idem (동일하다)을 어원으로 두고 있다. 말 그대로 ‘동일시’이다.
사람에게 동일시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러니깐 법정증거의 자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지문, DNA 그리고 필체다. 브랜드의 동일시되는 것은 무엇일까? 말씨, 말투, 말빨로 사람의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브랜드도 자신의 서체 활용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든다.
물론 글자를 만들었다고 갑자기 브랜딩이 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람에게는 억양이라는 독특한 차별점이 있는 것처럼 브랜드는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폰트(이미지 있다)가 있다. 브랜딩의 질문은 우리 브랜드 폰트에 맞는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 우리 브랜드 폰트를 보면서 소비자는 우리가 의도했던 가치를 느끼는가? 등이다.
당시의 브랜드는 (스타일)독점인가? (마켓쉐어)상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