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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리뉴얼과 푸닥거리(굿賽)

브랜드의 유령

by 권민

암은 세포주기가 조절되지 않아 세포분열을 계속하는 질병이라고 한다. 그러니깐 암은 세포가 계속 증식이 되어 결국 본체를 죽이는 질병이다. 암은 자신의 세포에서 시작되고 결국 본체와 같이 사라지는 것이기에 기생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암세포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 끊임없이 주변 세포를 파괴하고 성장하여 자기 종말에 이른다.




브랜드를 론칭하고 어느 정도 기업이 성장하면, 브랜드도 사람처럼 암이 생긴다.

회사(조직)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어디나 암 같은 사람이 있고, 암적인 조직도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기형적인 조직형태와 리더십의 기괴한 의사결정이 만든 비정상적인 그 무엇이 계속 성장하면서 기업의 암이 된다. 마침내 이런 기업 암은 브랜드로 전이되어 소비자 경험까지 이르게 된다.


평범한 인간도 하루에 자신의 몸에서 생기는 암세포는 수천 개라고 한다. 하지만 면역체계 덕분에 암세포는 증식하지 못하고 죽는다. 인간 암의 에너지원으로 밝혀진 것은 나쁜(?) 포도당, 설탕(단순 당)이라고 한다.

그래서 설탕은 입에는 달지만 생명에는 나쁜 음식이다.


기업에도 인간처럼 여러 가지 암이 있다. 브랜드를 말려 죽이는 리더십 암을 비롯해서 조직(특정 부서의 권력)의 암까지 다양하다. 이런 기업의 암의 에너지는 포도당 같은 '매출'이다. 포도당이 암의 에너지원이지만 뇌의 에너지원인 것처럼 성장과 성숙의 지표가 되는 매출이 단순히 기업 암의 에너지원이라는 것이 아니다.

암 증식의 에너지원이 되는 단순 당처럼, 기업의 나쁜 매출 지표가 있다.


작년 대비 매출, 전월 대비 매출, 경쟁사 비교 매출, 세일 매출이라는 '단순 비교 매출'이 브랜드 성장 기준으로 확대되면 기업의 암이 퍼지게 된다. 이런 단순 비교 매출은 말 그대로 단순 행동을 하게 한다. 이익 증대를 위해서 다른 브랜드가 하는 것처럼 단순 카피 마케팅을 한다. 매출 달성을 위해 원가를 낮추고, 판촉 판매를 높이고, 사은품을 준비하고, 저가 상품을 만든다. 브랜드 성장 기준은 브랜드 사용자의 가치와 만족이 아니라 작년 매출이라는 유령이 된다.


이렇게 '작년 유령'이 회의(매출 보고)에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여러 조직에서 한때 이 브랜드에 있었다는 잘 나갔던 '왕년 마귀'가 나타난다. 왕년 마귀는 보이지 않지만 전설로 내려온 라테 귀신이다.

리더십들은 여러 부적(컨설팅 리포트) 들을 보면서 드디어 리뉴얼이라는 굿賽을 한다.

원래 왕년往年이지만 여기서 쓰인 왕년은 업계에 왕이라고 불렸던 王年을 말함


탓이야! 카더라! 하더라!


부서 리더십은 무당이 되어서 근거 없는 소문으로 리뉴얼을 이야기한다. 이때부터 대환장大換腸이 시작된다.

이렇게까지 극화 / 폄하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 리뉴얼이 이런 푸닥거리 수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아니라고 한다면 다음 질문에 답해보자.


-브랜드 성장 지표로 [단순 / 비교] 매출 지표 외 다른 지표는 무엇인가?

-브랜드가 성장했다는 것을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브랜드 리뉴얼에 관해서 학습/준비한 적이 있는가?

-브랜드의 고객 가치 지표는 무엇이 있습니까?

-브랜드 가치에 의해서 활동했던 마케팅과 고객 가치 지표는?

등등.


만약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작년 유령과 왕년 마귀가 나타날 것이다.(이미 돌아다니고 있다)


브랜드 젠가

[단순/비교] 매출 성장을 (보여 주기) 위해서 쌓아 올린 브랜드 젠가를 하나씩 빼낸다.

처음에는 모르지만 그렇게 하나씩 뺀 후에 어느 한순간에 무너진다.

그때 직원들은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얄밉게도 ..아쉽게도)


그럴 줄 알았어



질문: 그럼 도대체 리뉴얼을 언제 시작해야 할까요?




‘리뉴얼은 언제 시작할까요?’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좋은 질문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대답도 나올 수 없다.


아래 글처럼 리뉴얼은 브랜드 특성, 상황 그리고 조건에 따라서 때를 정한다. 리뉴얼 범위에 따라 비용과 시간도 리뉴얼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https://brunch.co.kr/@unitasbrand/405



리뉴얼의 대부분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에서 리학성 수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네가 답을 맞추는 데만 욕심을 내기 때문에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야. 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이 뭐인지를 아는 게 더 중요한 거다. 왜냐면은 틀린 질문에선 옳은 답이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지. 답을 맞추는 것보다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리뉴얼의 때를 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시작해서 언제 끝날 것인가에 관한 리뉴얼 과정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아래 질문에 대답해보자. 그렇다면 리뉴얼 과정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 질문을 살펴보자.


-리뉴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어떤 리뉴얼을 할 수 있는가?

-리뉴얼의 성공 기준과 목표는 무엇인가?

-리뉴얼하다가 실패하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은 있는가?

-리뉴얼 실패의 대가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의 대답이 리뉴얼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리뉴얼을 언제 시작할까요?” 이 질문의 대답은 리뉴얼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대답할 수 있다.

리뉴얼 경험을 한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후회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

리뉴얼은 언제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 리뉴얼은 브랜드 론칭 전에 이미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리뉴얼이 경영자의 책임이다. 리뉴얼은 사고가 터져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처음부터 기획하면서 세우는 마케팅 전략이다.

브랜드는 론칭을 하는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그 어려움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 매출 하락으로 볼 것인가? 고객 이동으로 볼 것인가? 경쟁사의 출현으로 볼 것인가? 지표는 다양하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 매출 분석이다. 매출이 좋으면 브랜드도 좋다는 사고가 리뉴얼을 ‘브랜드 땜질’이라고 믿는 천박한 사고를 만든다. 매출이 떨어진 것을 리뉴얼 시점으로 본다면 이미 늦은 결정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브랜드 리뉴얼은 브랜드 론칭 전략과 같이 계획한다.


2022년 2월 22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준비 태세로 데프콘 3가 발령되었다는 소문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뉴욕 증시 시장이었다. 미국에서도 데프콘 3가 발령이 났다는 소문은 돌았지만 미국 정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틀이 지난 2월 24일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데프콘은 나라마다 준비 태세가 다르다. 그림 1은 우리나라의 경우이다.


우리나라에서 데프콘 3단계라는 것은 작전권을 미국에 넘긴 상태로서 전쟁 준비를 하는 상태이다. 현재 한국은 데프콘 4단계에 있다.

브랜드 리뉴얼은 브랜드 론칭 및 성장 전략과 같이 준비해야 한다.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와 전투는 어쩔 수 없지만, 시장 전쟁에서는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리뉴얼 관점을 가지고 브랜드 론칭 전략을 기획하면 리뉴얼은 방어 전략이 아니라 공격전략이 될 수 있다.


가상의 청바지 브랜드 UBSE의 론칭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UBSE 데님 브랜드 전략은 거시 시장에서 트렌드에 맞게 브랜드를 론칭하지만 자신이 조정할 수 없는 시장 및 브랜드 상황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론칭 전에 이런 브랜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은 시나리오에 따라서 움직이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런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면서 브랜드 역량 확인과 돌발상황에 따른 선택 전략을 점검하기 위함이다.






그림 2에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면, 그다음부터는 알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부서별로 어떻게 경영하는지를 결정한다. 만약에 이런 시나리오와 알람 시스템이 없이 리뉴얼을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리뉴얼 전략회의라는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은 누가 잘 못 했는지를 따지는 성토대회聲討大會가 시작된다. 한마디로 브랜드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 그 반대도 있다. 모든 부서가 각자의 실수를 덮어 두어서 경영자가 리뉴얼 선택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게 브랜드가 망가지고 자신들을 퇴사하고 결국 죽은 브랜드와 경영자만 남게 된다.

베스트 시나리오와 워스트 시나리오가 내용들이 바로 브랜드 지표들이다. 그것을 정성적/정량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브랜드별로 다르다.

개인적인 견해로 소비자 조사 피드백을 브랜드 지표로 보지 않는다. 어떤 소비자에게 무엇을 묻는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브랜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별로 브랜드 지표는 달라야 한다.

나는 [생산자의 의도와 사용자의 의미가 일치]하는 것을 브랜드 지표로 삼는다.



그림 2 브랜드 론칭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면 그림 3의 브랜드 알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놀랍게도, 어의없게도, 이상하게도 ... 대부분의 브랜드에는 [매출]외에 다른 지표가 없다.

'매출이 인격이다'라는 통념아래 ... 브랜드는 매출만큼 자란다고 믿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림3)을 준비했다면 이제부터 그림 4)처럼 브랜드 론칭과 경영을 하면서 리뉴얼 시뮬레이션을 준비해야 한다.



리뉴얼 그림4.png


론칭 전에 준비하는 알람 시스템과 달리 알람 시뮬레이션은 ‘훈련’이다. 브랜드 훈련은 군인들이 공포탄을 쏘면서 전쟁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이런 훈련을 통해서 브랜드 관점으로 성장[브랜드 경영]하는 것을 배우고 현장에서 적용한다.

인간의 몸에서 고통이라는 통점이 없어진다면 행복할까? 매운 불닭 면에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 먹어도 전혀 맵지 않다면 먹는 즐거움이 증가할까?

고통 신경이 없어진 사람의 병을 한센병(leprosy: 나병)이라고 한다. 한센병은 살아있는 체로 부패하는 감염병이다. 이처럼 브랜드도 한센병이 있다. 리뉴얼 시점은 경영자만 모르고 모두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리뉴얼 시점을 놓친 직원들은 예전에 퇴사했거나 자신의 인생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리뉴얼을 언제 시작할까에 관해서 대답하기 힘들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지표는 있다. 매장 판매사원이 “우리 브랜드 이제 리뉴얼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건의했다면 리뉴얼이 아니라 리포지셔닝 혹은 리바이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브랜드의 리뉴얼은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해야 한다. 브랜드 리뉴얼은 뱀 허물 벗는 것이 아니라 론칭과 동시에 변화를 주도하면서 이끌어가기 위해서 항상 해야 하는 성장 프로세스이다.



플렛폼 혹은 쇼핑몰 대쉬 보드에 여러 지표들이 나온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오래 그리고 무엇을 샀는지에 관한 데이타를 볼 수 있다. 특히 플랫폼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 제공받는 데이타를 보면 숫자 비주얼 배치가 탁월하여 그것만으로 브랜드를 경영할 수 있다고 확신도 갖게한다.

사람들은 그 숫자로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할 수 있는 빅데이타로 믿는 것 같다.

대쉬보드를 보는 담당자에게 이 질문을 해보자.

"이 숫자들은 브랜드 경영에서 무엇을 의미합니까?"


(계속)




내가 만난

'전년 대비 매출'이라는 작년 유령과 왕년 마귀 목격담


내가 예전에 근무했던 기업에서 내가 맡고 있는 브랜드에 관해 [브랜드 골다공증] 리포트를 썼다.

내용은 간단하다. [매출은 작년과 변화가 없지만 사용자의 연령대가 상승하고 있다]이다.

결국 브랜드 골다공증에 걸린 브랜드는 2년 뒤에접었다.

무조건 매출 지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매출 지표 달성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숫자가 목표가 되는 순간,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브랜드의 배를 갈라서 황금 알을 꺼내게 된다.





“1%의 소수 기업이 누리는 브랜드의 기회를 소외된 99%의 기업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


브랜드 교육 프로그램 내용은 아래 주소에 있습니다.

공지사항 : https://blog.naver.com/unitas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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