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듦의 계절, 인디언 서머(12)
나이 듦의 포비아phobia
윗 글들은 최소 50만 조회수를 넘는 유튜브 동영상 제목들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동영상이 있지만, 주로 이렇게 암울한 제목으로 뽑아서 클릭을 유도한다.
중장년 및 은퇴자에게 이런 제목을 뽑는 이유는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이라는 인간 심리를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생존 본능에 따라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했다. 위험이나 위협과 관련된 부정적인 정보는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우선적으로 처리한다. 뉴스나 소셜 미디어에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더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기 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이런 동영상을 보면서 자신을 비교하고, 안전감 혹은 동질감을 가지며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런 동영상을 10개 정도 보면 비슷한 문제의식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대안을 제시한다. 자격증을 따라, 1억을 만들어 놓으라, 건강을 관리하라, 새로운 조직에서 관계를 형성하라, 낮은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라 등. 대안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이 대안으로 20년 더 일하며 살아가기에는 여전히 막막하다.
2025년에 이제 곧 시작할 인디언 서머 스쿨은 총 10단계 중장년 프로그램이 있다.
10단계 중에서 크게 4단계로 구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제목은 이렇게 뽑을 수 있다.
‘중장년을 자기답게 살기 위한 4단계’
1단계: 이해와 정리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치 고등학생이 사회에서 일을 하려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인 것처럼, 중장년이 퇴직 후 경험하는 현실도 이와 유사하다. 고등학생은 미성년자이기에 제약이 많고, 중장년은 나이와 상황으로 인해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다. 하지만 이는 절망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지만, 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자기 정체성이다. 과거의 경험과 경력은 여전히 나를 붙잡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했던 홍해파리처럼,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과거의 껍데기를 벗어나지 못해 제자리걸음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이제 누구인가?"이다. 퇴직과 은퇴라는 전환점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디언 서머 스쿨 강의에서는 자신의 이름, 나이, 그리고 경력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는 과거의 껍데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가 만들어낸 가짜 정체성은 버릴 때만이 진정으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다소 현학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 과정은 결국 "내가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다만, 명상만으로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명상이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인간의 정체성은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의 나를 기억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독서 모임, 워크숍, 자원봉사와 같은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직장인이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된다.
결국, 자신의 과거와 거리두기를 하고 변화된 자신을 이해해야만 중장년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2단계: 재정의와 새 출발
중장년의 삶은 지금까지 비교와 경쟁 속에서 살아온 ‘첫 번째 나’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1단계에서 발견한 자신을 이해하고, 자기답게 살아가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자기답게’라는 말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평생 자기답게 살아본 적이 없기에, 이 말의 진정한 의미조차 모를 수 있다. 따라서 중장년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자기다움’이다.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따라왔던 가치관, 소명, 목적과 같은 단어들은 생소하고 멀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들을 몸으로 직접 체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디언 서머 스쿨의 2단계에서는 ‘자기에 관한 글쓰기’를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글을 쓰는 과정은 단순히 문장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마치 발굴하듯 자기 안에 숨겨진 것들을 끌어내는 작업이다. 글쓰기를 통해 그동안 겉으로 숨겨왔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작업은 일기부터 시작해 질문 노트, 소설 쓰기, 편지 쓰기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어떤 글을 쓰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 안에 있는 것을 끌어올려 직면하는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얻는 경험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독특하다. 자신이 누구인지 점점 더 명확히 이해하게 되며, 이를 통해 재정의된 새로운 나로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
3단계: 선택과 융합
퇴직과 은퇴는 단지 조직의 기준일 뿐이다. 조직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퇴사를 요구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부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암묵지(暗默知)를 활용하는 것이다. 경력에만 의존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는 시도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대신, 자신의 경험과 암묵지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인디언 서머 스쿨에서는 1단계부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워크숍 중심으로 학습한다. 이는 중장년층이 같은 경험, 지식, 가치, 그리고 소명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목적을 이루어낼 새로운 일터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퇴직과 은퇴 이후 중장년의 인간관계는 매우 제한적이다. 직장 상사와 직속 부하, 비슷한 연배와 직급의 동료들, 그리고 가족 외에는 인간관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20~30대 시절을 떠올려보자. 그때는 인간관계를 맺는 일이 지금보다 훨씬 쉽지 않았던가? 나이가 들수록 좋지 않은 경험들로 인해 사람들을 점점 가리게 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물론 20~30대처럼 사람을 사귀는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확장하기는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디언 서머 스쿨에서는 ‘브랜드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한다.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어떤 수준인지 명확히 알게 된다.
브랜드란 단순히 기업의 로고나 제품이 아니라, 기업의 모든 행위가 응축된 것이다. 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다면, 이제는 자신과 팀의 가치와 목적을 브랜드로 만들어가며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중장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택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융합하여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다.
4단계: 우리다움
중장년이 퇴직이나 은퇴를 맞이하는 시점은 대부분 직장에서 비교적 높은 위치에서 이루어진다. 그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 많은 경험과 노력을 쌓아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리더십과 공동체에 관한 진정한 배움은 거의 없었다. 과거 대기업의 진급 교육이나 리더십 강의를 들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념적인 교육에 그쳤다. 실제로 리더가 되어 타인을 섬기고, 그들과 함께 협력하는 방법을 체득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직급이 리더를 만들고, 직위가 권위를 만들어왔던 과거의 시스템과는 이제 결별해야 한다. 지금은 이름도, 나이도, 경력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먼저 섬기는 태도를 갖추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일지라도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다른 기준과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같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각자가 그것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중장년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나는 이러한 공동체를 ‘목적연합’이라고 부른다.
퇴직과 은퇴는 누구에게나 큰 전환점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절대로 혼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은 심리적, 사회적 고립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더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며 자신의 경험과 가능성에 시너지를 더해줄 수 있는 동료를 찾는 것이다.
새로운 공동체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다. 중장년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목표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협력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집단이다. 이러한 목적연합 속에서만이 중장년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극복하고, 진정한 의미의 우리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다움이란 각 개인의 정체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도 개인의 고유함이 사라지지 않는 상태다. 중장년이 공동체 속에서 새로운 목적과 가치를 함께 나누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역할을 찾는 과정이 바로 우리다움을 이루는 길이다.
중장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은퇴와 늦은 퇴직을 통해서만 알게 되는 그것은 바로 자기다움이다. 또한,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이다.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50대다. 50대는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고민하며, 진정한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시기다. 이는 단순히 나이가 많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삶에서 얻은 경험과 상실, 그리고 변화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준비가 된 나이이기 때문이다.
50대는 자신의 껍데기를 벗고, 자기다움을 찾으며, 함께하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배우는 시기다.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을 함께 배울 수 있는
2025년 1월 unitaslife.org가 시작됩니다.
아래 교육 과정은 [더 이상 일하지 않을 때 나는 누구인가]와 [두 번째 나] 책을 모두 읽으신 사람을 위해 2025년에 시작될 [두 번째 나를 위한 자기다움 워크숍]입니다.
1주 차. 발견과 인정 (Uncover & Accept)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결정할 때 비로소 나답게 살 수 있듯이, 중장년의 전환기를 인정해야 비로소 성장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 나이 듦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나답게 사는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이 듦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여정을 시작하자.
2주 차: 발견과 개발 (Discover & Develop)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직업명으로 그려진 목표였다. 중장년이 되면, 우리는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일하지 않을 때,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직업이 아닌 진짜 나의 정체성으로 답할 때가 되었다.
3주 차: 정의와 습관 (Define & Habit)
삶의 중요한 부분은 습관으로 이루어진다. 직업과 역할을 넘어선 정체성을 정의하고, 작은 습관을 통해 진정한 자기다움을 구축하자. 정체성은 반복된 선택과 습관에서 피어난다. 내가 되는 습관을 통해 자기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4주 차: 변화와 일상 (Change & Routine)
하루의 작은 변화가 인생의 혁신을 만든다. 하루를 설계하고 기록할 수 있는 종이와 연필만 있다면 충분하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아가면 단순히 나이 들어갈 뿐이지만, 변화를 통해 내가 될 수 있다.
5주 차: 리셋과 설치 (Reset & Install)
나이 들어가는 것은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평가하며 진정으로 나다운 삶을 시작할 준비가 필요하다. 내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실천하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자.
6주 차: 탄생과 명명 (Birth & Naming)
새로운 시작은 자신에게 새로운 이름을 부여할 때 완성된다. 이제 새로운 정체성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에 걸맞게 살아가자. 그것이 바로 자기다운 삶이다.
7주 차: 회상과 성찰 (Recollection & Reflection)
과거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과정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다. 실수와 성공을 회상하며 얻는 교훈은, 현재 나를 성장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8주 차: 기억과 창조 (Memory & Creation)
미래의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도구다. 상상을 통해 떠올린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자.
9주 차: 목적과 유산 (Purpose & Legacy)
나의 유산을 정의할 때,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가 분명해진다. 지금까지 나답게 살아온 삶을 정리하며 나의 인생 황금기를 준비하자.
10주 차: 연결과 공동체 (Connection & Community)
진정한 공동체는 혈연이나 학연이 아닌 같은 목적과 소명을 공유하는 사람들 속에서 찾아진다. 중장년의 삶은 직장인의 정체성을 넘어, 나와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부족의 일원이 되어가는 여정이다.
관련 사이트
https://www.goodbrandgoodecosyste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