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nB | Don't go there, Live there
AirBnB의 탄생
3명의 청년 브라이언, 조, 네이선
3명의 청년이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오늘날 3만 4000개의 도시에 약 200만 개의 숙소 목록을 보유한 공유 경제 서비스의 상징으로 자리하며 255억 달러(약 29조)의 기업 가치를 자랑한다. 이는 힐튼과 메리어트에 비견될 만한 가치다. 아직 한국에선 에어비앤비가 외국보다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성장에 크게 놀랄 수도 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의 시작 스토리를 들으면 더 놀랄지도 모른다.
에어비앤비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했다. 아파트 주인이 월세를 올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던 중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국제 디자인 콘퍼런스가 이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전 세계 디자이너가 참석하는 콘퍼런스에는 분명 많은 숙소가 필요할 거라 생각했고 마침 집에 에어베드가 몇 개 있어 에어 배드와 식사를 제공하는 숙방 형태의 일을 시작한 것이 에어비앤비다.
Bed and Breakfast는 사실 영국에서 자주 쓰는 말로 잠자리와 아침밥을 주는 민박집 또는 작은 호텔을 뜻하는데, 집에 있는 에어 베드로 시작한 것을 재미요소로 삼아 앞에 Air를 넣어 Air Bed and Breakfast라는 이름으로 브라이언, 조, 네이션이 모여 에어베드 앤 브렉퍼스트 닷컴을 론칭한다.
첫 시작의 가능성과는 별개로 에어비앤비가 수익성이 좋은 사업은 아니었다. 남의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고, 당시엔 집 전체가 아니라 방하나를 빌려주는 형태였기 때문에 카우치서핑과의 큰 차별점도 없었다. 이들은 자신의 사업 유지를 위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했다. 2008년 당시 버락 오바마, 존 매케인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은 상황을 이용한 것으로 시리얼에 이들의 얼굴을 붙인 뒤 판 것이다. 덕분에 시리얼은 불티나게 팔렸고, 잠시라도 에어비앤비를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재미있는 사례를 들은 샌프란시스코의 대표 벤처 투자자 폴 그레이엄은 세명의 창업자의 기발한 발상과 근성에 감동해 벤처 육성 기관 '와이콤비네이터'에 입학시킨다. 당시 Air Bed and Breakfast의 수입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엔 너무 낮아 사업 모델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리고 2009년 3월 브랜드 개선의 첫 시작으로 사명을 'Airbnb'로 바꾸 게 된다.
고객의 목소리에서 발견한 기회
100만 명이 사용하는 것보다
100명의 사용자가 서비스를 좋아하게 만들어라.
사명을 Airbnb로 바꾼 것 외에 이들은 자신들의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를 직접 만나러 다니기 시작했다. 와이콤비네이터 강연 중 '100만 명의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100명의 사용자가 서비스를 좋아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강연이 이들에게 큰 감명을 줬기 때문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사용자들을 만나 에어비앤비 숙박 공유 서비스에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는 사용자가 휴가 때 집을 비우니 그때 집 전체를 에어비앤비를 통해 공유하고 싶다고 제안한다. 이 제안은 에어비앤비 사업 모델 수익성에 변화를 주는 큰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집에 주인이 있는 상태에서 방을 빌려주는 서비스에서 이제는 집 전체를 빌려주는 서비스도 가능해진 것이다. 평소 살아보고 싶던 집에 살거나, 정말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것이 더 가징해진 서비스가 되면서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60만 달러의 엔젤 투자를 받는다. 2009년 누적 투숙 게스트가 1년 간 7배 이상 증가하고, 양질의 집이 늘자 호스트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2010년엔 벤처 투자사인 그레이록파트너스로부터 720만 달러를 새롭게 투자받았고 경쟁사인 독일의 아콜레오를 인수해 함부르크에 첫 번째 유럽 지사를 낸다.
이후 에어비앤비는 글로벌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다양한 투자사로부터 공유경제 서비스의 새로운 기회를 보여주며 많은 투자를 받으며 고속성장을 하게 된다. 2014년 트래고니어 인베스트먼트와 티 로 프라이스 그룹, 쉐쿼이아캐피털 투자를 이끌면서 에어비앤비 기업 가치는 24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세 명의 젊은 창업가가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한 숙방 공유 서비스는 2019년 기준 기업가치 310억 달러로 힐튼 호텔보다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방을 하나도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에어비앤비는 기존 숙박 업계의 룰을 깨며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Don't go there, Live there
에어비앤비는 말한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그렇기에 호스트와 게스트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호스트는 일반 호텔에서는 줄 수 없는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현지의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게스트는 이제 더 이상 여행을 위해 현지의 유명 음식점과 카페를 알아볼 수고가 덜어지게 된 것이다. 블로그에 있는 다양한 자료는 이미 시간이 지나버린 정보일뿐더러 여행자마다의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100%의 만족을 주기 어렵다. 하지만, 현지인의 추천은 다르다. 지금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게스트의 기호에 맞게 다양한 곳을 추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도 '간다'는 것이 여행이라면, '산다'는 것은 경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에어비앤비는 '간다'보다 '산다'는 경험을 호스트를 통해 전달하고 있는 서비스로 기존 숙박 서비스와 가장 큰 차별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별화가 가능하게 된 것은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의 변화도 한 몫했다. 불과 부모님 세대만 해도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큰일이었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한 세대가 바뀌었을 뿐이지만 요즘의 여행은 비교적 쉽다. 어딜 가든 인터넷이 되어 정보를 얻기가 쉽고, 저가 항공이 생기면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에어비앤비는 기존 숙박 서비스와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고 볼 수 있다. 호텔과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 것이다. 누구나 좋고 비싼 호텔을 갈 수 없지만, 누구나 여행은 가고 싶어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 특히 200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그렇다. 저렴하게 여행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자신만의 여행을 하는 이들은 여행을 갈 때 호텔이 아닌 에어비앤비를 떠올린다. 여행을 갈 때 호텔 가격, 위치, 서비스보다 인테리어 디자인, 주변 분위기, 호스트 프로필 등 경험을 위한 것을 더 고민하면서 현지의 경험 외에도 현지인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
세대의 변화에 따른 여행의 방식도 변화
에어비앤비의 성장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SNS의 성장에 따른 폭발적인 성장이 동반되었다고 생각한다. 2004년 시작된 페이스북 서비스와 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모바일을 이용한 SNS 서비스는 급격하게 성장했다.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에어비앤비의 성장도 어쩌면 우연히 떠오른 아이디어가 급변하는 시대에 잘 맞아떨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2004년 페이스북 서비스 시작
2007년 아이폰(스마트폰)의 등장
2008년 에어비앤비 설립
밀레니얼 세대의 여행 방식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제는 여행이 비교적 쉬워졌다. 해외를 나가기 위해 공항을 가는 것이 버스나 기차를 타기 위해 터미널과 기차역을 가는 것처럼 빈번해지고 자연스러워졌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나 개인 SNS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인이지만 수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도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곧 여행의 방식에도 큰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호텔의 내부 모습은 고급스럽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는 서비스는 최고의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여행은 조금 다를 수 있다. 나만의 취향을 반영한 숙소를 가고 싶다. 서비스보단 현지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남들과 공유하고 싶다. 이러한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여행을 공유한다.
옛날의 여행이 유명 명소에서 사진을 찍고 다녀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도장깨기와 같다면, 지금의 여행은 한 달 살기, OOO에서 OOO 해보기, 무인도에 다녀왔습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한 여행기, 퇴사 후 떠나는 여행 등 여행의 중심이 여행지의 유명 명소가 아니라 자신이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에펠탑 앞에서 찍은 사진은 지금 세대에는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과는 다른 공간과 경험이 지금 세대에겐 더 특별한 무엇이며, 이를 SNS를 통해 공유하고 공감받기를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변화는 사진 기반의 소셜 미디어에서 영상 기반의 미디어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그 변화는 이제 youtube에서 에어비앤비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다. 에어비앤비가 공간을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호텔 업계를 위협할 수 있는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가 놀 수 있는 다양한 놀이 공간을 충분히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유튜브에는 앞으로 더 많은 에어비앤비 후기 콘텐츠가 쌓이게 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밀레니얼의 다음 GEN Z세대는의 여행 방식은 호텔보단 에어비앤비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프로슈머의 등장
에어비앤비가 방 하나 없이 다양하고 새로운 방을 게스트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좋은 방을 제공하는 호스트가 있기에 가능하다. 호스트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남는 방과 집을 이용해 부가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꽤 매력적이다. 유튜브 역시 직접 만드는 영상은 없지만 수많은 영상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이유도 크리에이터에게 애드센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곧 자발적인 프로슈머를 만들게 되고 이는 곧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더 좋은 공간과 더 좋은 경험 제공을 위해 경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에어비앤비에는 섬 하나를 통째로 빌리거나, 고성을 숙소로 제공하는 등 기존엔 볼 수 없던 다양한 숙소가 제공되고 있다. 어쩌면 회사에서 기획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일 것이다.
이렇듯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커뮤니티' 구축(에어비앤비 - 호스트 - 게스트)이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는 호스트 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 호스트에 따라 게스트의 경험이 달라지고 이는 곧 에어비앤비 서비스 만족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에어비앤비는 슈퍼 호스트의 기준을 마련하고 호스트들 사이에서도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트를 '슈퍼 호스트'로 선정하고 있다.
#슈퍼 호스트의 기준
1년 동안 최소한 열 번 예약을 받고 이행
예약 이행률이 100%
게스트에게 90% 이상의 응답률
게스트 이용 후기의 80% 이상이 별점 5점
에어비앤비가
여행의 정답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에어비앤비의 서비스가 모두 완벽한 것은 아니다. 호스트와 문제가 생겼을 시 즉각 대응이 안되거나, 몰카 문제가 발생하는 등 아직도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엔 에어비앤비도 호텔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럭셔리 서비스인 '럭스'를 론칭하기도 하고, '에어비앤비 어드벤처'를 론칭하면서 더 다양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단기간 내 정말 큰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성장에 비례하여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잘 해결하고 보완할 것인지에 더 집중을 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그리고 새롭게 보이는 서비스도 과연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호스트와의 관계가 계속 진정성 있게 이어질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다음 글에는 아래 내용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가진 취약점
에어비앤비가 선보이는 새로운 서비스
에어비앤비에게 역으로 도전하는 호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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