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실 나는 좋아하는 것에 대해 떠드는 것을 잘 참지 못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내 취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다. 그것이 관람 스포츠, 특히 공놀이라면 더욱 그렇다.
여자가 공놀이를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대부분은 “잘 모르면서 선수 얼굴이나 보고 좋아한다”는 의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라떼 얘기하는 꼰대처럼 굴고 싶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더욱 그랬다. 그런데 나는 그러한 말을 들을 때마다 매번 반박하지 않고는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그 귀찮고 짜증 나는 과정을 거치느니 차라리 공놀이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누군가는 농구장에는 늘 여성팬이 많지 않았냐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한국농구를 보는 여성팬은 이중고다. 솔직해지자. 일단 농구대잔치 시절 여성팬이 많기로 유명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여성팬을 소위 부정적 의미의 “빠순이”로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심지어 “아… 국농 좋아하세요? 전 NBA만 봐서”라며 성별과 리그를 같이 무시하는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다른 종류의 걱정도 있다. 정말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제대로 된 글을 쓰기 힘들다는 것이다.
예전에 읽은 칼럼에서 본 "덕력과 필력이 양립하기 힘들다"는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정말 공감됐다. 좋아하는 마음이 넘쳐버리면, 짧은 언어로 그냥 좋다는 말만 수백 번 반복하는 사람이 되기 쉽다.
실제로 내 개인적인 농구 일기장에는 짱, 최고 그리고 ㅠ와 비속어 등만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좋아하는 마음을 기록하여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면에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나는 결국 좋아하는 것에 대해 떠드는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것도 편견이라면 죄송하지만, 아저씨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야구장에 여성팬이 늘어나고 천만관중의 시대가 도래하여 공놀이 얘기하는 것이 조금은 자연스러워지지 않았나 하는 기대가 생기기도 했다. 어찌 됐든 농구도 관람스포츠로서의 공놀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이제는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농구,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