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시제 속에서 살아가기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신나게 근황 이야기를 하다가 대화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라는 문장이 공통적으로 있다는 걸 발견했다.
늙어서 혹은 죽기 전에 후회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생각해 본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 걸 그랬어.
내 삶을 살 걸 그랬어.
내 일을 할 걸 그랬어.
부모님과 화해했어야 하는데.
아이들과 더 시간을 보낼걸.
기회가 됐을 때 여행을 할걸.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할걸..
대부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들이다.
덜 사랑했어야 해.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 걸.
덜 줬어야 해.
더 미워했었어야 해.
용서하지 말았어야 해.
부모님과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어.
내 삶이 아닌 타인에게 맞추는 삶을 살았어야 해.
그 여행을 가지 말걸.
이런 후회를 하는 사람은 없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후회할 그 순간을 생각해 보면 한 것보다는 안 한 것에 대한 후회가,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나의 반응에 대해 더 많이 후회하게 될 것이다.
시간을 내어 무엇을 후회할지 생각해 보고 적어본다.
리스트가 완성되면 지금 할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본다.
그리고 지금 할 일을 하면 된다.
지금이 가장 빠른 시간일 터이니 말이다.
한편으론 온전히 이 가을을 즐기려고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본다. 높고 파란 하늘과 재미있는 모양의 구름들을 목을 젖혀 쳐다보고, 밤에는 청량한 하늘에 알알이 박힌 별들을 바라본다. 후회하지 않는 시간들을 보내다 보면, 지금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란 걸, ’ 다음번’이라는 시간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란 걸 알게 된다.
‘다음‘, ‘나중’이 아닌 ‘지금’의 시제 속에서만 살아가기로 다시 한번 마음먹어본다. ‘지금’을 산다는 건, ‘후회하지 않는다 ‘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님을 이제야 깨달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