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하루 1달러로 살기'를 시험삼아 해봤다고 한다. 마트에서 핫도그와 오렌지를 30달러치 사서 한 달 동안 그것만 먹고 버틸 수 있다면 사업이 망하더라도 소액으로 살면서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하루 1달러 살기에 도전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 한 달 살아보니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한 머스크는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의 테슬라, 스페이스 X와 같은 기업을 성공적으로 일으켰다.
내가 처음 일론 머스크의 이 일화를 들었을 때는 참으로 기이하고 놀라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김치만 먹고 살 수 있는지 실험 중이다. 물론 진짜 김치만 하루 세끼 먹는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김치만 계속 먹는다면 고혈압에 걸리지 않을까? 예전에 김치를 한 번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김치를 매일, 그것도 주식으로 먹을 만큼 많은 양을 먹었다가 혈압이 갑자기 높아졌다던 외국인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같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침체 속에 파이어족을 꿈꾸는 나에게는 기업이나 할 법한 비상경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독하게 생활비를 줄여보고자 줄일 수 있는 비용들을 찾아봤더니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식비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외식을 줄이고 마트 식재료 구입 비용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장을 보지 않고 냉장고 파먹기를 시작했다. 때마침 김장 시즌이라 여기저기서 얻은 김치가 냉장고에 꽤 많이 쟁여져 있었다.
일주일 동안 과장을 좀 보태서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칫국 등 김치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반찬을 해서 식사를 해봤다. 생각보다 먹을만했고 생각보다 단조로운 반찬이 지겹지 않았다. 돈 욕심에 눈이 멀어서 식욕이 없어졌거나 소박한 밥상이 오히려 건강에 더 이로웠거나 어쨌든 생각보다 나는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나도 머스크처럼 하루 1달러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밥 먹는 거 말고 다른 돈은 안 썼다는 걸까?? 교통비는? 전기세는? 물세는? 빨래도 안 했단 말인가? 머스크의 일화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나는 현재 엄청나게 지출을 줄이는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한 달 생활비가 내가 목표한 금액 내로 들어온다면 나도 회사를 뛰쳐나가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나를 다독이며 오늘도 김치 반찬을 맛있게 먹었다! 그래, 나도 기이하고 놀라운 사람이 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