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서도 루저, 육아에서도 루저

워킹맘을 위한 위로

by 구름

워낙 아이들을 좋아했던 탓일까.

아이를 낳고 복직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을 오롯이 아이와 함께하고도 아이가 맞이하는 수많은 처음들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속상함이 매우 크게 다가왔다.

복직을 하고 회사에서 매일 울었다.

아이가 엄마 보고 싶어 울면 미안해서, 엄마 없이 잘 지낸다 하면 그게 또 서운해서 그렇게 울며 지냈다.

아이를 떼놓고 여행을 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1박 2일 교육도 마다했다.


결국 나는 아이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방향을 선택했다.

출근 전 깨어있는 얼굴 한 번이라도 보고 나와야 하니 출근시간은 늦어지고, 저녁을 같이 먹어야 하니 퇴근시간은 빨라졌다.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하는 동료들과 같이 달릴 수 없음은 자명했다.


회사에서 나의 경쟁자들은 거의 모두가 회사에 올 인 하는 사람들이고, 그들 사이에서 나는 루저였다.

육아에서 나의 경쟁자들은 아이들에 올 인 하는 전업맘이고, 그들 사이에서도 나는 루저였다.


내가 온갖 눈치를 견뎌내며 만든 조각 시간은 너무 보잘것없었고, 아이가 커 갈수록 조각 시간은 숙제 검사와 잔소리로만 채워져 질적으로도 떨어졌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지 회의감이 계속 나를 덮쳤다.

무엇 하나도 제대로 되어가지 않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엉망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 친구가 이런 얘기를 했다.

주변에 일에 올인한 분이 계셨어. 아이 어릴 때 육아휴직도 쓰지 않으셨고, 회사에서 승승장구하셨어. 회사에서 인정받으셨지만 결국 아이들 때문에 퇴사를 하셔. 그분은 아이들에게 뒤늦게 한꺼번에 시간을 쓴다면, 너는 조금씩 계속 쓰고 있는 건데 내가 지금 보기에는 네가 더 잘하고 있는 걸로 보여.


아직도 내 눈에는 모든 것이 엉망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매일매일 나 자신을 다독이며,

어쩌면 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며 위로하며,

또 하루를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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