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걸 가지고 탑승하실 건가요?
빵과 빵 사이에 무언가를 넣는다면
햄, 양파, 계란 그리고 설탕이라고 배웠다
식빵은 앞 뒤로 노릇하게 구워주고 햄과 양파는 잘라 계란물에 담근 뒤 식빵크기에 맞춰 부친다. 식빵 놓고 설탕 뿌리고 햄양파계란부침을 올리고 다시 설탕 뿌리고 식빵 얹어 마무리하면 어렸을 적 출출할 때마다 할머니가 해주시던 ‘토스트’ 완성.
그러니까 빵 사이에 뭘 넣거든 그걸 토스트라 연상하는 아이로 자란 것이다. 식빵을 보면 토스트를 해달라고 했지 ‘샌드위치’를 해달라고 한 적은 없었다. 그러니 밖에서도 토스트는 사 먹은 적 있어도 샌드위치는 사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길들여진 아이가 아니니까.
그런데 그런 아이가 커서는 샌드위치를 만든다. 그것도 빵부터 소스까지 직접 골라 점원에게 말해야 하는 악명 높은 샌드위치를 파는 곳,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먹어봤어야 뭐를 넣으면 본인 입맛에 맞을지 알고 수월하게 고를 수 있을 텐데 그럴 수가 없으니 서브웨이는 정말 두려운 곳이었다. 안 그래도 취향이라곤 묻어나지 않는 무던한 유형의 사람인데 알 수 없는 영역의 취향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건지, 아무리 한 번이 어렵고 두 번부터 쉽다 하지만 취향이 어디 두 번 만에 생기겠는가. 그냥 첫 시도에 떨리는 목소리로 “추천으로 주세요“하던 걸 자신감이 찬 목소리 ”추천으로 주세요!“할 정도로 쉬워지는 거겠지. 이때는 썹픽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메뉴만 겨우 고르고 추천으로 만들어진 추천 샌드위치만 먹었었는데 그런 사람이 그곳 아르바이트생이 될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서브웨이 알바에서
예상치 못한 ’뚜렷함‘을 마주했다.
사람이 묻어나는 곳, 서브웨이에 함께 탑승해 보아요
[당신의 서브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