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오답도 없었다.
'인생 지침서'에 몰두했던 적이 있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도 없어서 누군가가 100M 직진하다 우회전하라고 내가 나아갈 길을 설명해 주길 바랬었다. 긍정적인 생각, 자존감, 철학, 심리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었다.
당연하게도 책 속에 길은 없었다.
물론 좋은 이야기는 많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되 충분히 슬퍼하고, 인생에 정말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멀리 보라고 했다. 그 소리가 나에겐 마치 '사람은 언젠가 죽어.'로 들렸다. 너무도 당연하고, 그 누구도 알고 있는 사실. 그 책들이 인생의 정답처럼 이야기하던 해법들 중에 나에게 맞는 답은 없었다. 누군가에겐 정답일지 모르는 그 답들은 내 인생에선 오답이었다. 언뜻 정답과 비슷해 보여도 꼭 맞지 않고 모서리 한쪽은 들떠 있었다.
'1+1=2' 같은 명쾌한 인생 공식 같은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애석하게도 그런 건 없다. 심지어 어떤 문제는 아예 답이 없어서 완성되지 못한 채 그냥 과거에 묻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부족한 채로, 후회만 남긴 채로.
그냥 나름의 답을 적어 살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때론 비워두기로 했다. 앞 뒤 꽉 채운 B4 용지가 정답이 아니듯, 백지 답안도 오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시험에서 정답은 결국 내가 쓴 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