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경제를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경제에 밝은 사람도 아니지만 ‘환율’은 가끔씩 챙겨본다.
평소에 환율을 확인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환율이라는 지표는 현재 그 나라의 경제적 경쟁력, 미래 성장가능성, 정치적 상황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외부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으른 성격 때문에 상황은 알고 싶은데 다양한 분야를 확인할 열정은 부족한 나에게 환율은 매우 편리하면서도 유용한 지표이다.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가 안 좋다, 안 좋다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안 좋은 상황인지 궁금할 때면 몇 개 나라를 선정해서 우리나라와 그 나라들 간의 환율을 보며 상황을 대략적으로 파악하려고 시도한다.
이런 환율 체크는 관심을 끄는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더 자주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다음과 같았다.
첫째, 2022년 강 달러 기간
원/달러 환율은 이미 코로나를 겪기 시작하면서 그 전과 비교해서 많이 올라 환율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환율에 대해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22년의 원화는 단순히 강 달러로 미국에게만 약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의 비교에서도 약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대체 우리나라의 어떤 점이 문제길래 이렇게 전방위적 원화 약세를 보이는 것이지 열심히 찾아보며, 소국개방경제 체제인 우리나라가 이 상황에서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고 잘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던 것을 기억한다.
둘째, 계엄령 선포 및 해제
2024년 12월 3일 밤 11시경 네 oo에서 계엄령 뉴스를 보고 처음에는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틀어본 뉴스에서 계엄령 선포가 진짜라는 것을 보고 가장 처음 한 일이 주식 앱을 열어 실시간 환율을 확인한 것이었다.
잠잠했던 가족 단톡방에도 계엄 소식을 전하며 가족들이 가짜 뉴스라고 오해할까 봐 증빙자료로 네ㅇㅇ 속보와 실시간 환율 캡처를 함께 올렸다.
환율이 1,300원대에서 1,400원을 뚫고 올라가는 것을 보자 ‘아, 이 상황이 진짜구나’라고 실감했다. 그 이후부터는 계엄령이 해제될 때까지 뉴스를 시청하면 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실시간 환율을 통해 국제사회에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나름 판단해 보려고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다.
셋째, 태국-캄보디아 충돌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태국과 캄보디아의 충돌이다.
태국에 여행을 갈 계획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태국과 캄보디아의 충돌은 정말 아닌 밤중에 날벼락같은 소식이었다.
그래서 태국과 캄보디아 충돌 뉴스를 보자마자 찾아본 것이 원/바트와 달러/바트 환율이었다.
큰 요동 없이 환율이 유지되고 있어 우선은 크게 확전 되지 않고 수습되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하였고, 이후 여행 카페들을 찾아보니 방콕은 괜찮다, 그냥 여행은 계획대로 갈 거다라는 의견들이 다수인 것을 확인했다.
물론 돈보다는 목숨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정말 상황이 위급하게 변하는 것이 보이면 당연히 여행은 포기할 것이다.
하지만 우선은 환율 변동 수준을 살펴보며 여행 가는 날까지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려고 하고 있다.
환율이 모든 상황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하지만 경제, 정치, 군사적 리스크 등 다양한 요소들을 반영하는 지표인 만큼 어떤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첫 단계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환율을 통해 변화의 조짐을 포착하고 그 단서에서부터 확인 과정을 시작한다면 시간과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도 훨씬 경제적이라고 보며, 원하는 결과를 얻는 측면에서도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환율이라는 지표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부분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것은 함께 나눈다는 취지에서 환율이라는 재미있는 지표를 이야기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