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뮤직힐링 Oct 03. 2020

신혼부부의 돈 공부

경제는 모든 학교에 교양과목에 꼭 넣어야 하지 않을까?


학교에서 돈을 가르치는 것을 터부시 되는 것을 왜일까?


부동산 주식이 아니라도 경제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돈을 벌기 위해 아니면 돈을 쓰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도는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앞으로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의논한 적이 있었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기억에 없다고 답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배워왔고 우리 신랑도 그렇게 배워왔다. 아니 지금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왜 돈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하지 않고 그렇게 조용하며 공부만 하라고 했던 것일까? 공부만이 세상이 전부인 양 등수로 줄 세우고 전교 석차를 따지며 점수에만 연연했던 것일까.


공부를 등수를 따져가며 못했다는 친구들이 더 잘 나갈 수 있고 등수 잘 따져가며 잘했다는 친구들이 공무원 준비하는 시대이다. 세상의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 우리 부부이다.


왜일까. 왜 우리는 대학교 때도 친구들과 어떤 마인드를 갖고 어떻게 벌고 어떻게 지출할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에 잘 발리는 파운데이션이라던가 입술색이 잘 받는 립스틱만이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어떤 명품백이 어떤 지갑이 이쁘다 혹은 샀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최소 내 꿈이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진솔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겠건만 주변 시선에 휘둘려 정작 중요한 것들은 놓치며 살고 있었다. 돈돈돈 하자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인드를 갖고 어떻게 살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경제를 빼놓을 수 없고 세상의 정세를 파악할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실 우리 부부는 가방끈이 길다. 신랑과 나는 대학원을 다닐 때 만났고 나는 2월 졸업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신랑의 졸업 일주일 남겨두고 우리 부부는 8월 말에 결혼했다. 그렇게 결혼하면 아기자기한 삶을 꿈꿨었다.



그런데 살아서 첫 달을 지내보니 지금까지 소꿉장난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신혼부부로써 어떻게 통장을 관리해야 할지 몰랐고 자산관리니 부동산이니 주식이니 모르는 용어 투성이었다. 경제의 모든 용어들로 인해 머리가 아파왔다. 흰 것은 바탕이고 검은 것은 글씨인 것 만이 파악할 수 있었다. 무슨 외계어를 만나는 것인 양 용어들이 낯설게 다가왔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사실 나는 음악연습실을 일찍부터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사업을 3년 이상 해왔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온라인을 이용하여 광고를 하였고 돈을 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출을 줄이며 자산을 늘릴 수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결국 내 또래들보다도 훨씬 많이 벌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중에 저축한 돈이 없었다.


그래도 연습실 수익은 20대가 얻기에는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결혼 후  연습실은 부모님께 물려드리고 신랑의 회사 곁으로 집을 장만했기 때문에 신랑의 월급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커진 씀씀이를 줄이고 지출의 흐름을 파악하느라 진땀을 뺐다. 그리고 그 흐름조차 모르고 몇 년을 보낸 세월을 후회하였다. 한 달에 10만 원씩이라도 모았으면 그나마 목돈이라도 조금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뿐이었다.



신혼부부 자산관리에 책을 10권 정도 읽어보니 조금씩 하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경제 신문도 이해하든 못 이해하든 계속 읽어보니 그 흐름이 파악됐다.


일단 월급통장, 소비 통장, 비상금 통장, 투자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소비 통장도 생활비를 함께 쓰는 통장과 각자의 용돈통장을 따로 두었다. 비상금 통장은 일단 20만 원씩 차곡차곡 모아 100만 원을 만들어놓았다. 월급이 들어오기 직전 보릿고개에는 비상금 통장에서 약간 사용한 후 월급 때 채워놓으니 신용카드 씀씀이가 줄었다. 비상금 통장도 체크카드로 금액을 한눈에 보니 쓸데없는 지출이 점점 줄어들었다.


투자는 적금으로 모으는 돈과 주식투자의 비율을 6:4로 맞추고 계속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주식이 올라간다. 주식을 단타로 할 생각은 전혀 없고 적금식으로 한두 주씩 모았더니 현재는 점점 더 어마어마해진다. 은행 이자보다만 수익률이 높으면 되지라고 생각으로 부었던 주식이 엄청나게 늘었다.


© micheile, 출처 Unsplash


수익률을 생각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 되어 가고 있다. 주식도 내가 모르는 종목은 절대 들어가지 않고 코스피 중에서 내가 쓰는 회사들만 들어갔다. 내려도 올라도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는 내가 책이나 각종 유튜브를 보지 않는 이상 배울 데가 없다. 사업을 한 나 조차도 이런 흐름으로 관리해야 하는지는 결혼 후 알았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현금흐름을 관리하지 않으면 돈은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데 그 조차도 인지를 못할 때가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초년생부터 신혼부부들은 특히 자신의 현금 자산 흐름에 대해 철저하게 파악하고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 우리는 지금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데 100세까지 끔찍한 가난에서 허덕이면서 살고 싶지 않지 않을까.


그렇게 우리 부부도 정신 차리고 케이피아이(기업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데 핵심적으로 관리하는 요소들에 대한 성과 지표)를 외치면서 살고 있다. 올해 말이면 이천에서 샀던 집을 다 갚는다. 아이 둘 낳고 기르면서도 3년 만에 이룬 쾌거이기도 하다.


온라인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이끄는 가장 큰 이유도 수익화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큰돈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나의 자존감을 세울 수 있는 선에서는 수익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냥 질러요. 시작을 시작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