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노쉬가 소개하는 미래형 식사
2018년, 랩노쉬는 자사 제품 <푸드 쉐이크>의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한 끼 식사에 필요한 영양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음료수로써 쉽게 말해 ‘마실 수 있는 간편식’ 이었습니다. 매번 요리라는 노동 과정을 거쳐 끼니를 때우기에는 바쁘고 피곤한 현대인들을 위해서 기획된 제품이었죠.
다만, ‘간편식이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대답이 지금보다는 더 많았을 시절, 설상가상 ‘마시는 간편식’ 이라니? 소비자들의 의심이 가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랩노쉬 광고 캠페인의 목표는 유구한 세월 동안 인류가 공유해온 식사의 정의에 동사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국어사전]
식사(食事): 끼니를 위해 음식을 먹는 행위. + 또는 마시는 행위.
광고에서는 누가 봐도 멋진 외모를 지닌 배우 변요한이 모델로 등장합니다. 그는 너무나 잘 나가서 식사할 시간조차 부족한 바쁜 현대인의 대표로 묘사되지요. 하지만 바빠도 밥은 챙겨 먹는다며 랩노쉬 제품을 우아하게 들이키는데요, 이러한 그의 모습을 가리켜 광고는 얘기합니다.
“밥, 마시다.”
이것이 식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괴하기 위해 랩노쉬가 선택한 광고 카피였습니다. 이 광고 카피의 문법은 소위 ‘말장난’ 입니다. 문자 그대로 <밥을 마신다>는 의미와, 흔히 ‘재수 없다’는 의미로 널리 쓰이는 <밥맛이다>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제품의 특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함과 동시에, 잘난 사람들의 식사 방법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워 ‘마시는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완화하려고 한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랩노쉬의 사례처럼 한 줄의 짧은 문장으로 두개 이상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말장난 문법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해야하는 광고 캠페인에서 특히 효과적입니다. 소비자들에게 낯설기 쉬운 신제품의 특성 상 다음 두 가지의 메시지는 필수적으로 전달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1) 신제품만의 새로운 특성 (Ex: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음료)
2) 기존 제품들 대비 우월성 (Ex: 바쁘고 잘 나가는 현대인들의 식사)
또한 절묘하게 설계된 말장난의 힘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제품과 브랜드를 더욱 오래 기억하게 합니다. 시장에 신규 제품/서비스를 내놓아야 하는 브랜드 오너의 입장에서는 이만한 광고 문법이 또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링크를 통해 자동차 정비 어플리케이션 ‘닥터차’의 새로운 서비스를 절묘하게 소개했던 UNSPIRED의 작업물을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