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떻게가 아닌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코로나에서 얼추 벗어난 지금,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재택에서 벗어나 장소나 시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의 '하이브리드 워킹'에 대한 논의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점은 정말로 '사바사', '회바회'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회사마다 다릅니다.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도 테슬라는 전면 출근제임을 밝혔으며, 평소 그의 발언처럼 이를 강하게 표현했습니다.
주 40시간을 회사에서 보내지 않을 것이라면 회사를 떠나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일론 머스크 뿐 아니라 넷플릭스, 골드만삭스의 CEO들도 재택근무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플도 팬데믹 이후 직원들에게 출근 요청을 했다가 이에 불만 있는 스타 개발자를 구글에 잃기도 하였습니다.
반대로 재택근무를 희망하거나 실행 중인 기업도 많습니다.
특히 개발업무를 진행하는 인원의 경우, 독립적으로 일을 하기에 장소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편입니다.
국내에서도 '라인'은 한국과 4시간 시차 이내의 지역이라면 해외라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며, 이를 부러워하거나 희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정말로 근무형태 관련하여 전 세계에서 이 정도로 의견이 갈리는, 생각이 극명히 다른 문제는 최근에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이브리드 워킹에 대해서 저와 제 직장동료도 생각하는 지점이 굉장히 다릅니다. 이는 당연히 업무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과 대면하는 정도도 다르고, 일하며 공유하는 지점이나 수준도 다릅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직군, 직책, 직위에 따라 천차만별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 사용하는 인터넷 브라우저로 같은 사람을 모으는 게 더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적용되는 꼭 하나의 규율만이 아닌 여러가지 규율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업무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직군이나 직위에 따라 다른 규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물론 관리하는 차원에서는 리소스가 더 많이 들겠지만, 회사의 정책과 다른 생각을 가진 직원을 지키는 방법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이를 구현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규율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모두가 이해할만한 지점을 찾아나가는 그 과정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가 싶습니다.
몇달 전,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면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밝혔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네이버의 '커넥티드 워크'는 대체로 환영을 받았지만, 카카오의 '메타버스 근무제'는 직원들 반발에 부딪혀 전면 재검토되었습니다.
카카오의 '메타버스 근무제'에서 가장 문제가된 내용은 근무하는 시간동안에는 무조건 음성 채널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지나친 감시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에 대한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의 부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해당 제도를 시행하기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조사했고 의견을 수렴한 반면, 카카오의 경우 일방적인 통보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네이버의 하이브리드 워킹제도가 더 우수하고, 효율적인 방식이라기 보다 회사가 직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좁혀가고 반영해나가는지가 직원들에게는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네이버 안에서도 해당 제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거나 불만 가진 사람은 있겠으나, 이런 과정 통해 생각의 지점을 좁혀나갔다는 점에서 그 불만은 조금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부 직원들을 만족시키고, 지키는 것도 브랜딩이고 커뮤니케이션인 것 같습니다.
앞서 나왔던 일론 머스크의 이야기를 다시 해봅시다. 뉴욕타임즈는 일론 머스크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머스크는 직원들과 상의하지 않으며 직원들에게 자신의 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도록 지시한다'라고 평했습니다.
그가 계속해서 뛰어난 생각을 할 수있겠지만, 이를 현실로 구현하는 뛰어난 직원들도 계속 자신을 위해 존재할지는 두고봐야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