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몇주간 모든 것이 정체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 세상도, 내 삶도, 그리고 내 마음도. 분명 나는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왜 이렇게 무감각할까. 2020년,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다를 것 없이, 나는 사라져버린 일상을 그리워하며 무기력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를 깨닫는 순간 나는 변화가, 내 감각을 깨워줄 만한 무언가가, 그리고 동시에 걱정 없이 푹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그러는 와중 친구 추천으로 한 카페를 알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을 보고 푹 빠진 나는 가끔 불같이 일어나는 추진력으로 바로 예약을 했다.
엄마와 함께 찾아간 강원도 고성의 카페 리트리트 숨은 고즈넉한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예약시간보다 살짝 일찍 도착해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다 발견한 문진 프리즘. 겨울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영롱함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곳곳의 인테리어에 얼마나 많이 신경을 쓰셨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에 내가 예약한 프로그램은 연말에 특화되어 있는 프로그램!
같이 있음의 시즌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놓은 인테리어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대접받은 음식.
외식을 할 수 없으니 오랜만에 먹어본 파스타였는데 그 맛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오일 베이스여서 혹시 느끼하진 않을까 했던 걱정이 무색할정도로 우리는 감탄을 하며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가장 감동받았고 의미있었던 이벤트.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앞에 앉아있는, 꾸준히 내 곁을 지켜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꼭꼭 눌러담아 쓰는 카드. 2020년, 참 잔인하고 삭막했지만 덕분에 내 소중한 사람들의 중요성 또한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다.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집에 돌아오면 나를 반겨줄 사람이 있어서 이렇게 고맙고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가. 평소에는 낯간지러워서 잘 하지 못했던 말들도 카드로 쓰니 술술 나왔다. 고맙다고, 같이 잘 버텨와서 너무 좋다고. 내년에는 더욱더 행복하고 건강하자고. 언제나 곁에 있을 것 같던 가족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로부터 더 소중해진 엄마, 그리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 익숙함에 무뎌진 감각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온 마음에 담았다.
혹시 2020년을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기 아쉽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건강한 한끼 나누고 싶다면, 좋은 공기와 자연을 느끼며 순간에 집중하고 싶다면, 카페 리트리트 숨의 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시간당 소수 예약만 받기 때문에 코로나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https://booking.naver.com/booking/6/bizes/400560
카페 리트리트 숨 매니저님께.
너무 행복했던 하루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2020년 연말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에어비엔비로 놀러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