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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륙이 Apr 19. 2024

지금, 당장 해보자!

가정보육, 생각보다 괜찮은데?(4)

"엄마, 이게 뭐예요?"

책을 읽던 아이가 묻는다.

"응, 이건 관람차라고 하는 거야. 

여기 동그란 곳에 문이 있는데, 밑에서 타면 관람차가 빙글빙글 돌아 맨 위에까지 데려다줘. 

그러면 온 세상을 한눈에 볼 수 있거든."


"우와아 나도 타보고싶다!"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남편이 말했다.

"그래? 지금 가자!"



가정보육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책에서 본 것들을 직접 해보고, 보러 갈 수 있는 기회.


가정보육에서의 교육은 80% 이상이 책이다.

책 속에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될 때가 많다.

다채로운 글과 그림 속에 아이는 많은것을 배운다.


아이를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 배운 것들을 생생하게 삶으로 가져올 수 있다.

엄마와 요리하는 내용의 책을 본 날은 실제로 요리를 해 본다.

호박이라도 썰어보며 책 내용을 그대로 해 보는 경험은 아이의 하루를 풍성하게 만든다.

아무때나 나갈 수 있는 산책길에서 꽃, 나무, 나비, 하물며 작은 날파리와 거미까지도

아이에게는 세상을 배워나가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런데 정해진 일정이 있다면 쉽게 해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궁금하다는 호기심이 한껏 증폭된 그순간! 설레는 그 느낌의 그 순간에

당장 떠나서 가 보는 것이다.

(경력이 단절된 김에 이런 장점이.)


가정보육은 주말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평일에 한산하게 오랫동안 경험할 수 있다.

내가 사람 많은 곳에 가면 힘이 쭉쭉 빠지는 엄마라 

평일에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 더 장점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둘째가 바다와 강을 헷갈려 하길래 냅다 바다로 떠났다.

바다에 가서 바다라고 알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강을 강이라고 알려주니

그 이후로는 헷갈리지 않고 바다와 강을 구별하여 신나게 이야기했다.


곤충 책을 읽고 나서는 밖에 나가 여러가지 곤충들을 찾아보고 

근처의 곤충박물관을 찾아 다녀왔다.



당장 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요즘은 아이가 피터팬 책에 푹 빠져있다.

1시간이 넘는 디즈니 피터팬 영화도 앉은 자리에서 쭉 집중해서 볼 만큼 좋아한다.

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는 웬디야. 엄마는 피터팬이고."

동생들과 함께 하나씩 역할을 정해서 신나게 피터팬 이야기를 재현해냈다.

후크선장인 아빠를 물리치고 나서 아이는 정말 기뻐 방방 뛰었다.

피터팬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줄줄 이야기한다.


아이가 스스로 찾고, 스스로 원하고, 스스로 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지금 당장 실현할 수 있다.


물론 기다려아 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 우리 가족에겐 항상 설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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