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꿈

발렌어스 브랜드 다이어리 06

by 장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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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브랜드를 그랜드 론칭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부담 없이 시작하기 위해서 1인 창업을 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것과 제품 디자인이 동시에 진행돼야 했다.

재고의 부담을 줄일 것,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 것, 그리고 특별할 것을 만들고자 했다.


제일 큰 이유는 사용하고자 하는 소재의 문제다.

천연 가죽은 볕에 노출되거나 손을 타는 등의 행위를 거쳐 Tanning과 Aging이 진행되는데, 가죽의 색이 변하고 모양이 달라진다. 관리를 잘해주면 멋스럽게 색이 변하고, 가죽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멋에 반한다.


헌데 제품을 생산하는 입장에서 이것은 큰 문제다. 판매되지 않은 제품의 색이 변한다는 것.

가죽은 영구하지만, 모양이 영구하진 않은 점이 문제였다.

그렇기에 생산한 제품의 재고는 폐기 처분될 가능성이 높았고, 주문 생산 쪽으로 제품의 방향을 잡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커스터마이즈 브랜드를 준비하게 되었다.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지기에 그 과정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그래야만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크린샷 2020-10-25 오후 9.17.25.png 유물이다. 아마추어틱한 건 이해해달라.



8월의 고래



디자인을 하려고 보니, 가죽에 찍을 도장의 디자인과 로고가 필요했다.

제품의 디자인은 공방 선생님의 기술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머릿속에 있던 것들을 구현할 방법을 찾을 수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보일 브랜드의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가죽이 한 두 푼 하는 소재도 아닌데, 고급스럽게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모든 것은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또 브랜드를 생명체로 이해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생명체는 나뿐이었다.

또 대부분이 처음 하는 일인데, 브랜드 아이덴티티만큼은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를 표현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 동료들에게 나를 투영시키는 것이 내 진심을 전달하는 것에 가장 좋다고 믿었다.





노린 건 아니지만 helvetica를 사용했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은 나를 상징하게 지었다.
8월에 태어난 내가 8월에 창업할 예정인 나와 고래. 성장이 더디고, 성체가 될 가능성이 희박한 그 고래. 그리고 성체가 되어선 신비로움을 잔뜩 뿜어내는 고래를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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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꼬리를 형상화 했다.



그래서 나의 첫 번째 브랜드는 어거스트 발렌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