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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꽃 일원이 Jul 19. 2016

지렁이

거센 빗줄기가 산하대지를 적시고

뒷 동산을 뒤덮은 커다란 나무들도 메마른 잎에 빗줄기 흠뻑 머금고 초록의 싱그러움을 뽐낸다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숲속의 상쾌한 공기 한아름 마시며

몸안에 저장을 한다


구름속에 숨었던 햇님은

얼굴을 내밀고 나뭇잎에

이슬방울 눈부신 빛의 거울을 비춘다


개구쟁이들 물장구에

홀연히 나타난 지렁이 한 마리

아이들은 걸음아 나 살려

줄행랑을 친다


촉촉한 땅 속 깊은 곳

꼬물꼬물 헤엄치며

뛰어놀던 지렁이

거센 빗소리에 눈부신 햇살 받으러

세상 밖으로 나온다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피해

유유히 헤엄치는 지렁이

빗물고인 얕은 수영장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꼬물꼬물 물장구를 친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고단한 몸 맡기려 땅 속 깊은 곳을 향하여 험난한 여정을 펼치며 도착한 보금자리에서 잠을 청한다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지렁이 그 모습에 놀라 소리치며 도망쳤던 어린아이들 등교길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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