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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명 른 Aug 02. 2024

하찮지만 나름의 하루

아이들이 모두 함께 쉬었다. 

다들 컨디션이 저조하기도 했고

나도 내 일을 중간에 끊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뭐.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한 공간에 다 같이 모여 있으니 집중력은 떨어진다.

일을 하다가 같이 낮잠을 자고 

같이 뒹군다.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의 시간은 그래서 참 하찮다.

머릿속에 생각만 많고 읽은 책만 많아진다

해야 할 일들을 뒤로 미뤄 지금부터 남은 1시간이 정신없이 바쁘다.


아이들을  9시 반이면 칼같이 재웠는데 이제 그것마저 지키지 못한다.

내가 바빠지니 아이들도 바쁘다.

그래도 다들 그런다

잘 살고 있는 거라고


돈돈 돈한 친구는 돈으로 힘들다고 하다가

또 돈으로 산 물건에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래. 그렇게 쓰려고 버는 거니까.


미용실에 간다고 한참 만에 돌아온 남편은

새로 간 미용실을 예찬한다. 

두피케어까지 받았다며 이런 곳은 처음이란다.

그래. 열심히 벌었으니까 잘 써야지. 한 마디 거들어준다.


열심히 사는 이유 뭐 특별할까.

결국 같이 누리며 기뻐하자고 하는 거지.

내가 억만장자였다면 이렇게 정신없이 살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무턱대로 놀고만 있지도 않겠지.


그래도. 좀

내 삶에 여유라는 게 생겼으면 좋겠다.

오늘 책상 앞에 앉은 시간만 15시간이 넘는다.

고달프다. 

하지만 그렇다 할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온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고달프다.


자꾸 묻는다.

너 잘하고 있는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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