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모두 함께 쉬었다.
다들 컨디션이 저조하기도 했고
나도 내 일을 중간에 끊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뭐.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한 공간에 다 같이 모여 있으니 집중력은 떨어진다.
일을 하다가 같이 낮잠을 자고
같이 뒹군다.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의 시간은 그래서 참 하찮다.
머릿속에 생각만 많고 읽은 책만 많아진다
해야 할 일들을 뒤로 미뤄 지금부터 남은 1시간이 정신없이 바쁘다.
아이들을 9시 반이면 칼같이 재웠는데 이제 그것마저 지키지 못한다.
내가 바빠지니 아이들도 바쁘다.
그래도 다들 그런다
잘 살고 있는 거라고
돈돈 돈한 친구는 돈으로 힘들다고 하다가
또 돈으로 산 물건에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래. 그렇게 쓰려고 버는 거니까.
미용실에 간다고 한참 만에 돌아온 남편은
새로 간 미용실을 예찬한다.
두피케어까지 받았다며 이런 곳은 처음이란다.
그래. 열심히 벌었으니까 잘 써야지. 한 마디 거들어준다.
열심히 사는 이유 뭐 특별할까.
결국 같이 누리며 기뻐하자고 하는 거지.
내가 억만장자였다면 이렇게 정신없이 살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무턱대로 놀고만 있지도 않겠지.
그래도. 좀
내 삶에 여유라는 게 생겼으면 좋겠다.
오늘 책상 앞에 앉은 시간만 15시간이 넘는다.
고달프다.
하지만 그렇다 할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온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고달프다.
자꾸 묻는다.
너 잘하고 있는 거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