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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Feb 16. 2024

끝까지 함께 갈 사람

가수 이효리가 모교에서 전한 축사가 화제입니다. 


‘사랑하는 부모의 말도, 제일 친한 친구의 말도, 심지어 공자, 맹자, 부처님같이 훌륭한 성인들이 남긴 말도 안 듣는 우리가 뭐 좀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데 들을 이유가 있습니까. 그냥 여러분들 마음 가는 대로 사세요. 여러분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로 인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 들어야 하는 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의 소리입니다.

“나는 나약해. 나는 바보 같아. 나는 더 잘할 수 없는 사람이야.”같은 부정적인 소리는 진짜 자신의 소리가 아니에요. 물론 저 또한 매일 그 소리를 듣고 흔들리고 좌절하지만 그 소리 너머의 진짜 내가 최선을 다해 목청 터져라 나에게 소리치고 있다는 걸, 이제 조금씩 느낍니다. 그 너머의 소리는 늘 나를 아끼고 사랑하고, 내가 언제나 더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늘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녀가 정점을 찍는 것도 봤고, 스스로 고립시키는 것도 봤고,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새로운 삶을 사는 것도 보아왔습니다. 그때 그때 깨달은 것들을 덤덤하게 전하기도 하고 번복하기도 하며, 때론 당당하게 때론 멋쩍게 말하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그녀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자기주장을 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내 생각과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며 늘 열어놓는 모습이 진짜 어른 같아서 멋지더군요. 



거 참, 쉽지 않더라.

자기 자신에게 맞는 정답을 찾아가되 그게 타인에게도 맞는 답은 아님을 아는 어른, 저마다의 답은 자신이 찾아야 함을 아는 어른, 그 과정이 쉽지 않음을 알기에 응원하는 어른, 이런 어른이 옆에 있다면 그냥 옆에 가서 주절주절 얘기하고 싶을 거 같아요. 

필자가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한 자리에 모여 있는 풍경입니다. 산책을 하다 보면 공원 벤치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유난히도 아이, 학생, 장년, 노인 모두가 보일 때가 있어요. 식당이나 카페에서 볼 때도 있고요. 인류애가 느껴지면서 우리 사회가 이렇게 화합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절로 생기더군요. 어른은 꼰대, 청년들은 MZ으로 딱 갈라 분열하는 사회보다 애쓰지 않아도 스스럼없이 대화가 오가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겠죠. 너에게 딱 맞는 정답은 이거야, 자판기처럼 툭툭툭 내놓는 사람들보다 너는 어때? 진정한 호기심으로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우리 대한민국도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살아 보니 별거 없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누구나 자기 인생은 애달픈 법입니다. 잠잠히 자기 인생을 돌아보면 아픈 포인트가 한 두 개 꼭 있죠. 묻어두고 갈지 도려내고 갈지, 없던 것처럼 대할지 드러내고 갈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지만 이효리가 말했듯 최선을 다해 나에게 소리치고 있는 사람, 그 누구보다 응원하는 사람이 나라는 걸 기억했으면 합니다. 

자기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도 옳지 않지만 무시하는 사람은 더 옳지 않아요. 직무유기죠. 불행히도 자기 자신을 끌고 가야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나약하고 겁 많고 징징대는 아이가 안에 있습니다. 고집불통 아이도 있습니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주는 법도 모르는 애정결핍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가 자기주장을 할 때마다 번번이 흔들리고 돌아서고 넘어지는 게 우리죠. 하지만 열 번 중에 여덟 번은 아이에게 이겨야 해요. ‘난 못해. 난 늦었어.’ 아이는 피할 궁리만 하지만 이걸 넘어서야 자란다는 걸 아는 내 안의 어른이 일할 차례입니다. ‘할 수 있어.’ 용기를 줘야 합니다. ‘어제까지 못했으면 어때, 오늘부터 다시 해보면 되지.’ 믿어줘야 합니다. 천하의 이효리도 죽을힘을 다해 애쓰는데, 우리도 해야죠. 이걸 해내야 인생 거 참 쉽지 않다며, 너도 파이팅 하길 바란다며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습니다. 진짜 약한 순간에 직면한 사람만이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죠? 자신의 바닥을 봐야 어른이 된다는 게.



최선을 다했는가.

지난주에 미생 2가 완결되었습니다. 미생 1,2를 연재한 게 12년이라 하더군요. 직장에서의 에피소드가 주된 소재지만 바둑을 통해 인생을 논하는 웹툰이기에 오랜 세월 팬이었어요. 마무리 또한 울림이 크기에 유플리더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장그래 : 사범님.

사  범 : 응?

장그래 : 사범님이 꿈꾸시는 최고의 바둑, 대국은 뭔가요?

사  범 : 최고의 바둑?

장그래 : 절묘한 묘수가 가득한 바둑인가요? 결점이 없는 바둑인가요?

사  범 : 글쎄… 묘수가 가득한 바둑도 보는 재미가 있겠고, 결점 없이 둔 바둑도 기분은 좋겠지만 바둑은 혼자 두는 게 아니잖니? 묘수가 가득하려면 상대의 바둑이 너무 좋아야겠고, 내가 묘수에 빠지지 않고 결점 없이 둔다는 건 상대 역시 결점이 없거나 적었다는 반증 아니겠어? 그렇게 생각한다면 상대가 최선을 다 한, 상대도 나도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내가 이겼는데 나중에 복기를 했을 때 이보다 더 최선을 수는 없었던 바둑. 결국 최선의 바둑이란 나의 최선을 이끌어 낸 상대의 몫일지도.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열린 마음을 가져야겠지만, 그래도 어딜 가든 누구에게나 환영받고 사랑받는 사람은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최선을 다해 내 인생 페이지 페이지를 공들여 쓰시길 바랍니다. 상대의 최선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최선이면 더 좋겠습니다. 최선은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태도이기 때문에 패자도 없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최선을 다한 결과기에 뿌듯하고, 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내 모습을 봤으므로 결국 승자예요. 유플리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2024년에 최선을 다해 피벗 하시며 꿀 맛 같은 직장 생활하시길 응원합니다!

<미생 2 완결편으로 미리 보는 유플리트의 시작>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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