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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Apr 23. 2021

우당탕탕 R&D팀 - Lean UX 스터디편

U-Biz Consulting Center. 서린



팀워크가 없어.



  R&D팀에 합류한 지 어언 2달, 첫 프로젝트 발표 후 청천벽력 같은 피드백을 들었다.

  분명히 각자 맡은 바를 열심히 수행하고 회의도 열정적으로 임했는데 팀워크가 없다니! 첫날에는 여태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 속상했고, 그다음 날에는 어떤 부분에서 팀워크가 없어 보였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게 발표 자료를 곱씹어 보니 팀워크가 없다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다들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하나인데,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각자 꽂힌 자료도, 인사이트가 다른데 제대로 된 합의 없이 엮기만 해 기승전결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대한 협의의 필요성을 느꼈다. R&D팀은 본격적인 프로젝트 착수에 앞서 우리만의 팀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스프린트를 기획하기로 한다.


윈디님 : 각자 진행하던 자료조사는 신뢰도 높은 기관에서 배포하는 양질의 자료를 활용해서 줄이고, 함께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요? Lean UX, 강력 추천드립니다!


  그러던 중 윈디님께서 Lean UX를 프레임워크 짜는 데에 활용해보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주셨다. 스타트업에서 빠른 제품 검증을 위해 사용하는 Lean UX. 유플리트 내부 창업자에 가까운 R&D팀의 성격에 확실히 들어맞았고, 우리는 이 Lean UX를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팀 프레임워크를 구축해나가기로 한다.






Lean UX, 너.. 누구냐?

팀 프레임워크에 반영하기에 앞서 우리는 Lean UX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등장 배경부터 가설 세우기, 제작 과정까지-. 다음은 우리가 인사이트를 내는 데에 주의 깊게 보았던 내용들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1. Lean UX란?

Lean 스타트업에서 강조하는 가치를 UX 방법론에 접목시킨 것이다. 최대한 불필요한 자료조사/문서 과정을 줄이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만들고자 하는 제품/서비스를 검증하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2. 어떻게 등장했나?

모바일 앱스토어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수많은 IT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망하기 일쑤였다. 기존의 전통적인 디자인 방법론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나면, 이미 시장에 비슷한 제품이 나온 뒤거나 성패에 따른 부담이 예상보다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법론이 바로 Lean UX다.


3. 기존 디자인 방법론과 비교

다음 표는 Lean 방식과 전통적인 디자인 방법론을 구체적인 항목을 들어 정리한 표다.

Lean 방식과 전통적 디자인 방식의 비교 (출처 : HBR 2013.5)

  전통적인 디자인 방법론은 시장으로 내놓기 전,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인다. 제작 과정에서 해당 제품을 뒷받침하기 위한 완벽한 근거 데이터를 모아야 하며, 가능한 제품의 퀄리티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 경우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해당 아이템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알 수 없는 데다, 실패했을 때 드는 경제적 손실과 그에 따른 직원 부담 또한 크다.


  전통적인 디자인 방법론과 달리 Lean 방식은 제품을 뒷받침할 근거 데이터가 당장 부족하더라도 가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최소 요건 제품(MVP)을 바로 시장에 내놓아 확인한다. 따라서 수시로 사용자의 반응, 데이터를 수집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 만일 제품의 성과가 좋지 못할 경우 전체 제품 방향을 틀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4. Lean UX의 세 가지 토대

  Lean UX는 디자인씽킹, 린 스타트업, 애자일 개발 방법론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토대로 만들어진 UX 방법론이다. 아래는 각각의 개념들의 정의다.

1) 디자인 씽킹

고객에게 가치를 주면서 시장성 있는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디자이너의 감성과 작업방식을 활용하는 사고 방법이자 패러다임이다.


2)린 스타트업

최소 요건 제품(MVP)을 출시하고 고객의 반응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개선, 혁신하는 방식이다.


3) 애자일 개발 방법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예측하며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주기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을 반복하며 필요할 때마다 수정해 나가는 개발 방법이다.


5. Lean UX의 작업 순환 구조

그럼 Lean UX는 어떤 구조로 돌아갈까?

  순환 구조의 사례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다음은 제프 고델프가 정의한 작업 순환 구조와 Cooper사에서 재정의한 작업 순환 구조를 간략하게 나타낸 것이다. 서로 다른 구조, 명칭이지만 요지는 [가설-제작-측정] 단계를 반복하며 핵심 기능을 점진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데에 있다.


제프 고델프의 Lean UX 순환 구조
Cooper사의 Lean UX 순환 구조


6. MVP가 뭔데?

MVP는 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요건 제품을 뜻한다.

MVP에 대해 Eric Ries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MVP란 팀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고객 검증을 할 수 있는 버전의 새로운 제품이다.
- Eric Ries, 2009


  Eric Ries가 말한 대로 MVP는 최소한의 기능이 담긴 제품을 통해 시장성을 검증한다. 따라서 고객 가치라는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고객과의 접촉 빈도수를 늘리는 것으로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선해 나갈 수 있으며, 경제적/시간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미지 출처] Henrik Kniberg

  하지만, 우리는 MVP가 Minimum Viable Product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최소 기능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미완성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아닌,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가치를 고려했을 때 검증이 필요한 핵심 기능을 구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7. Lean UX의 본질

Lean UX는 제품의 가치 검증을 위해 성과에 집중하여 '더 빠르고', '협력적이고', '다분야 융합적인 방법과 태도'를 취하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Lean UX의 본질 가치 15원칙을 통해 알 수 있다. 아래의 원칙을 중심으로 우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취할 태도와 방법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Lean UX, 이런 녀석이구나?

이틀간의 스터디를 통해 우리는 Lean UX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하고, 보완/차용해나가면 좋을지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어보았다.

1주 차 스프린트에 참여해주신 U-Biz Consulting Center 팀원분들


[ JEY ]

Lean UX는 다른 디자인 방법론에 비해  '반복적 검증(Iteration)'을 통한 효율성이 강점 같아요.

  하지만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점이 오히려  Lean UX 원칙에도 불구하고 제조공정(제품의 릴리즈)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 강합니다.

때문에 기 시장의 신규사업 UX 콘셉트 발굴이라는 우리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프레임워크의 초 중기 단계에서는 디자인 씽킹 사고와 다른 디자인 방법론 사용에 대한 비중 조정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프로젝트 진행할 때에는 백로그(Solution) 기반으로 우선순위를 관리해나가는 점을 차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MVP를 반복적으로 검증하고 고도화해나갈 애자일한 진행이 필요하겠죠. 프로젝트 상황별로 MVP 수준을 어떻게 가져갈 건지에 대해서도 치밀한 고려가 필요할 듯합니다.


[ 핫님 ]

Lean UX는 사용자에게 몰입해요.

사용자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도출하기 쉽고 빠르게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Lean UX의 강점은 Total의 문제 해결책 도출보다 MVP를 구현해내 사용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는지, 핵심가치를 전달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에 걸리는 과정이 다른 방법들보다 짧고 구체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구축해가는 데 도움이 되죠.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MVP를 발전시키는 데에만 집중하느라 큰 방향성을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이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체적인 숲을 보는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Lean UX는 사용자의 문제점으로부터 프로세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 서비스의 목적성,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면서 서비스, 채널의 가치에 사용자를 위한 문제 해결로 솔루션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 보름이 ]

Lean UX의 장점은 기업의 입장에서 경제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MVP를 통해 상업성을 비교적 빠르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MVP의 완성도가 낮은 상태에서 시장에 릴리즈 된다면 오히려 사용자 이탈률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Lean UX의 최대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최소한의 기능만 있는 저품질의 제품이 사용자의 재사용을 유도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어요.

사용자가 다시 사용하지 않게 되면 학습할 데이터도 쌓이지 않게 되는데, 과연 검증 과정을 제대로 거칠 수 있을까요?


그리고 MVP에 프리토타입을 접목해서 사용자 데이터를 얻는 사례를 보며 든 생각인데, 제가 어떤 버튼에 매력을 느껴서 눌러봤는데 그게 본인들의 학습을 위한 가짜 버튼이라면... 음.. 글쎄요..? 반복되는 순간 에라이, 하면서 다신 그 제품을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MVP 사용에 있어 두 가지 과정을 제언합니다. 최소 ‘제품’이 아니라 최소 ‘기능’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능’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과정과, 데이터를 이용한 학습 단계에서 사용자의 불쾌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 말이죠.

세상에 완벽한 방법론은 없지만 이를 보완하는 단계를 거쳐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서린 ]

  만들고자 하는 제품(서비스)의 데이터를 바로 얻어서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건데, 가설에 대한 근거 자료를 찾으면서 마음속으로 자꾸 의심이 들더라고요. '내가 옳은 가설을 세운 것 맞나?', '실제 사용자는 이렇게 느끼지 않는데, 내가 억지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 이러한 불안감을 바로 해소할 수 있는 Lean의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속도적인 면뿐만 아니라 좀 더 과감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팀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Lean UX에서 강조하는 것은 '빨리 만들어서 측정하기'인데, 우리 팀에는 리서처와 디자이너는 있지만 제품을 기능하게 만드는 엔지니어가 없거든요.

  게다가 여타 인하우스, 스타트업과 달리 아이템을 바로 시장에 내놓을 수가 없기에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한정적입니다. 시장에 출시할 수 없으니, 회사 내부에서 진행하는 유저 테스트로밖에 데이터를 얻을 수밖에 없는데.. 이 데이터는 과연 설득력 있는 데이터일까요? 소수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가 과연 신뢰할만한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Lean UX에서 얻은 핵심 인사이트

Make for our Process, 우리의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고른 Lean UX의 핵심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Attitude Build

사용자의 니즈를 쉽고 빠르게 검증해보는 Think-make-check 순환구조 차용

유플리트만의 합의된 정의와 기준 만들기

효율적인 스크럼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포맷 생성


Process Build

가설을 세우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 적용

MVP가 정해졌다면 "빨리, 싸게, 간편하게" 적용해보는 필드 리서치 적용

일정 계획과 To-do 기반의 효율적인 일 처리 프로세스 구축




Lean UX 스터디를 마무리하며...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좋은 걸 만들고 싶어서 만들기 시작한 프레임워크 구축 프로젝트.

그 첫 번째 스프린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약 1주간 Lean UX에 대해 진득하게 공부하면서 본래 일하던 방식의 문제점을 찾고, 어떻게 효율적인 협업 방법을 우리만의 프레임워크로 녹여나갈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는 우리 팀에 뜻깊은 초석이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다음 2주 차 스프린트에서는 Lean UX 방법론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가설 세우기'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우기 위해, 데스크 리서치와 유저 리서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사용자의 환경과 경험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보고, 필요한 상황에서 바로 접목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 다음 주 스프린트의 핵심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 자료 출처]

제프 고델프, 조시 세이던,『린 UX』, 한빛미디어(2013), p27-125

김소라,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유연적 린 UX 프로세스에 관한 연구,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2016.2)
Yunnie, 『세상은 넓고 디자인 프로세스도 많다.』, 2020년 5월 22일
비회원, 『린 스타트업 용어 정리』, 2013년 10월 10일

Tae Kim, 『린 고객 개발, 그리고 MVP 이전에 하는 사업 검증』, 2019년 12월 5일

쫄래쫄래, 『[Lean] MVP의 5가지 함정과 탈출법』, 2016년 5월 29일

Eric Ries, 『Minimum Viable Product: a guide』, 2009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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