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30을 대표하는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고 있다. 학벌과 자격증, 어학성적, 어학연수, 인턴 경험 등 입사에 필요한 스펙을 쌓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옵션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예전처럼 대학 졸업장이 밥을 먹여주는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요즘은 인 서울권의 괜찮은 대학을 나와도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괜찮은 기업에 취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밀레니얼 세대는 전 세계 노동인구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앞으로 Z세대까지 포함한다면 50% 이상을 육박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 MZ세대는 앞으로 나라의 경제와 발전을 이끌어갈 핵심적인 세대다. But... 현실은 어떠한가?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차례대로 포기하는 '3포세대'란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MZ세대 청년들 대다수는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 꿈과 희망조차 모두 포기해 버리는 N포세대가 되고 말았다.
코로나 팬데믹은 빈부격차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고, 청년들은 치솟는 집값을 바라보며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꼈다. 이에 2030을 주축으로 어차피 집을 못 살바에 차를 사고,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기보다 현재를 즐기자는 '욜로족'이 더욱 증가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바라기 보다, 경제적 자립과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MZ세대는 회사에서 기회의 평등과 공정의 가치가 실현되길 원했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사회와 이상의 괴리는 생각보다 컸다. 이에 직장생활을 관두고 떠나는 청년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MZ세대에게 있어 N잡 활동과 플랫폼 노동은 이미 익숙한 직업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직장에 헌신하기보다 개인의 삶에 더 집중하고 충실하길 원한다.
기성세대와 다른 요즘 2030 세대 청년들. 현시대를 살아가는 MZ세대가 꿈꾸는 성공과 행복은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에 앞서, 우선 성공의 사전적 정의부터 살펴보자. 성공이란 '스스로 목적하는 바를 이룬 상태' 혹은 '수많은 사람들이 열망하는 목표를 이뤄낸 상태'를 뜻한다. 즉, 성공은 자신이 그토록 원하고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근데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그 기준이 모호하다. 개인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과 척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공은 개인의 니즈와 욕구에 따라서 결정되기에, 각자 생각하는 정의가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성공을 어떤 기준과 근거로 판단할까? 성공에는 연봉과 직위 같이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고, 직업만족과 자아실현과 같이 개인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주관적 기준이 존재한다. 그럼 요즘 MZ세대 청년들은 어떤 기준을 더 중요하게 여길까? 필자는 이에 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석사과정 재학 당시 2030 청년들이 인식하는 성공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경력성공에 관한 인식유형 분석'*이라는 연구다.
*경력성공 : 개인의 업무경력과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말한다. 경력성공은 통상 연봉, 승진과 같은 객관적 경력성공과 직무만족, 자아실현 같은 주관적 경력성공으로 구분된다.
이 연구의 목적은 밀레니얼 세대가 생각하는 경력성공의 유형을 도출하고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연구는 최초 석사학위 논문으로 연구된 것이나, 대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HRD연구 학술지(KCI, 2021. 3)에 등재되었다.(아래 논문 링크 참조) 그러니 나름 연구결과에 대해서 신뢰를 해도 괜찮다는 의미다. 이 연구의 연구대상은 밀레니얼 세대(1980~1995년생)이지만, 현재 청년층에 속하는 Z세대(1996~2002년생)까지 포괄해도 크게 차이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 논문 링크 : Q방법을 활용한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경력성공에 대한 인식유형 분석
요즘 MZ세대가 바라는 성공은 기성세대가 정의하는 성공과 무엇이 다르고 어떠한 특징이 있을까? 연구결과 밀레니얼 세대가 바라는 성공의 유형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되었다. 1유형은 자기주도적 경력비전 성취형, 2유형은 경제적 자유와 안정 지향형, 3유형은 능력중심 업적 달성 추구형이다. 이 3가지 유형은 각각 뚜렷한 차이점과 특성이 존재하였다.
1유형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고 직무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1유형은 굉장히 자기주도적인 성향이라, 개인 스스로 경력비전을 수립하고 성취한다. 경력비전은 자신의 경력에 있어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즉, 이들은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요시 여기고, 관심사는 무엇인지 인생의 방향성을 명확히 수립하길 원한다.
1유형은 일에 있어 자율성과 창의성이 보장된 일을 선호한다. 이에 특정 조직에 얽매이거나 억압되고 통제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이들은 평생직장이나 회사에서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지는 것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1유형은 프로티언 경력(Protean Career)태도를 지니고 있다. 프로티언 경력은 특정 경력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경력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1유형은 조직에 의해 수동적으로 정해지는 경력이 아닌, 개인이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경력개발을 선호함 알 수 있다. 즉, 이들은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일을 하면서 경력에 대한 자기만족과 심리적 성공을 추구한다. 따라서 1유형은 조직이 자신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느껴지면 언제든지 과감하게 떠날 준비를 한다.
본인의 가치에 가장 적합한 일을 통해 만족감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직업을 갖는 것이 좋아요. 환경의 변화에 사라질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독창적으로 직업을 변화할 수 있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1유형(자기주도적 경력비전 성취형) 인터뷰 中
2유형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와 독립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2유형이 단순히 막대한 돈을 벌거나 부자가 되는 것을 성공의 지표로 보는것은 아니다. 즉, 이들에게 돈은 단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직업(일) 역시 마찬가지다. 2유형은 직업활동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있어 직업은 단지, 경제적인 안정과 독립을 얻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2유형은 일에 대한 성취감이 개인의 여가시간을 통해서도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워라밸’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 또한 일 자체에서 얻는 만족감보다는, 동료와의 공감과 소통,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일 욕심은 크게 없지만 동료들로부터 자신이 이룩한 성과에 대한 충분한 인정과 보상을 받길 원한다.
궁극적으로 직업은 경제적인 안정과 독립을 위해서 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경제적인 안정이란 내가 굳이 일하지 않아도 돈을 벌고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2유형(경제적 자유와 안정 지향형) 인터뷰 中
3유형은 자신의 직업적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해 업계에서 높은 시장가치를 갖고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것을 성공으로 여긴다. 즉, 이들은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전문 직업인으로서 성장하길 원한다. 3유형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일에 대한 욕심이 많다. 한마디로 굉장히 워커홀릭(workaholic)스러운 면모를 보인다.
3유형은 1유형과 달리 조직에서 핵심적인 의사결정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높은 지위와 권한을 지니길 원한다. 이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높은 위치에 올라가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1유형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이다. 즉, 1유형이 개인차원의 자아실현과 직무만족을 추구한다면, 3유형은 조직 차원에서의 성과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을 중요하게 여김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3유형은 업계에서 최고가 되는 'Number one'을, 1유형은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Only one'을 추구한다. 3유형은 한마디로 자신뿐만 아니라, 남들에게도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진정한 성공으로 간주한다.
성공이란 내 경력과 지식이 사회적으로 전문 지식인으로서 인정받고, 동종 직업 세계에서 내 분야의 전문가로서 높은 시장가치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전문분야를 갖고 경제적 노동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중요한 경력성장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3유형(능력중심 업적 달성 추구형) 인터뷰 中
위의 그림에는 유형별 성공의 정의와 특징이 제시되어 있다. 워드 클라우드 분석을 바탕으로 각 유형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공의 키워드를 정리해보았다. 그림을 보면 1유형은 자율성과 직무만족, 2유형은 워라밸과 경제적 자유, 3유형은 전문성과 영향력을 성공의 주요한 키워드로 인식함을 알 수 있다.
플러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연구결과 중 일부를 가져왔다. 위의 표는 각 유형별 중요하게 여기는 성공의 지표를 도표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표에 제시된 것처럼 각 유형별로 선호하는 성공의 요소들은, 한눈에 보아도 다르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유형별 성공전략을 심플하게 제시하고자 한다. 성공에 관한 뚜렷한 목적과 방향성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된다면 좋겠다. 앞서 언급했듯이 MZ세대가 추구하는 성공의 기준은 3가지 유형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생각하고 적용해 보길 권장한다. 물론 여기서 제시하는 방법이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자신이 어떠한 성공을 추구하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성공전략은 그다음이다.
1. 1유형(자기주도적 경력비전 성취형)을 위한 성공전략
1유형은 경력을 특정 분야에 한정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자기주도적으로 경력을 개발해 나간다. 따라서 자신의 흥미적성을 기반으로 재미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일, 만족감을 극대화시키는 일을 찾아 떠나야 한다. 특히 자신만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돈을 갈구하기보다는 무언가를 배우거나 성장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1유형은 특정 분야의 최고가 되기보다는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성공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2. 2유형(경제적 자유와 안정 지향형)을 위한 성공전략
2유형은 3유형 처럼 본인의 직업전문성을 개발하거나 조직을 발전시키는 것에 큰 관심이 없다. 단지, 이들은 직장동료에게 인정받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2유형은 우선적으로 남들에게 존중받고 소통과 피드백이 활발한 직장에서 근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들은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충분한 여가시간이 보장되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 좋다. 2유형은 경제적 자유와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 재테크와 N잡을 통한 부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근로소득만으로 불충분할 경우 저축과 투자소득(주식과 부동산)을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 3유형(능력중심 업적 달성 추구형)을 위한 성공전략
3유형은 자신이 종사하는 업계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길 원한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직업능력개발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자신의 업무능력에 도움 되는 역량강화 교육과 자기개발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3유형은 워커홀릭 성향을 타고났다. 이에 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3유형은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길 원하며, 조직 내에서 높은 지위와 권한을 획득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자칫하면 주변동료들을 경쟁상대로 인식하거나 소홀해지기 쉽상이다. 따라서 3유형은 미래의 관리자로서 요구되는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소통 능력을 필수적으로 키워야 한다. 능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타인에게 존중받지 못하면 진정으로 성공한 삶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3유형은 업무능력에만 몰두하지 않고, 신체적·정신적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이 성공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들 각자가 어떠한 성공을 추구하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대처해 나간다면, 성공이란 꿈은 그리 멀지 않게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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