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4-5살 남짓 되어 보이는 아이와 아빠의 대화. 퍽 어려운 질문이었는데 아이는 막힘없이 대답했다.
들어 보니, 아빠가 엄마에게 전화하며 묻는 질문에 아이가 책을 보다 대답한 모양이다.
애플피치레몬티가 무엇인지 아는 건가 하는 놀라움과 딱 내가 원하는 걸 고를 수 있는 확고한 취향, 그리고 귀엽기까지!
나는 종종 나의 편협에 스스로 놀라곤 한다. (아이가 대답할 수 있을 줄 몰랐다.) 으레 그럴 거라 생각하는 것 중 실제 그런 것이 얼마나 될까.
관찰은, 우연한 대화의 수집은 이래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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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보다는 소음이 있는 북카페를 좋아한다. 아이와 어른이 나누어져 어른의 영역에는 고요함만 남겨져 있는 게 때론 편리하긴 하지만. 아이가 소리를 지르기도 책상을 흔들기도 책을 탁탁 놓는 소리도 멀리 가면 안 된다 말하는 엄마의 말소리도 듣고 있으면 사회의 일원이 된 (이미 그렇지만) 느낌이다.
무슨 말이냐면 덜 예민해진다. 지하철이서 우연히 만난 아이의 울음소리에도 짜증이 덜 난다. 아이는 원래 그렇지 하고. 나는 깎여서 둥그레지는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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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생각해 보기로 했던 구체적으로 내 일에 대해 좋아하는 것은 자꾸 다음으로 미루고 싶다. 남들이 이게 좋을 거야 해서 내가 좋아하는 건지, 진짜 내가 좋은 게 있는 건지 걸러내고 싶은가 보다.
그걸 나눈다고 뭐가 의미가 있겠냐마는, 그냥 그러고 싶은가 보다 하고 내버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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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예비창업패키지의 소셜벤처 영역에 참여한다면 해야만 하는 "소셜벤처 판별"을 통과했다. 함께 참여한 동기(?)들이 모두 통과했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막상 판별을 받으니 명확하게 사회에 이로운 일을 해야 한다는 이상한 양심이 피어오른다.
소셜 벤처, 나에게는 참으로 이상한 단어다. 나는 기업교육 관련 수업을 들은 적 있는데, 인적자원개발론이었나. 거기서 사용한 책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사람은 기업의 수단이다. (명확지 않다.)
회사는 그런 관점으로 사람을 보고, 자원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의견이 분분하다는 말을 교수님이 덧붙였던 듯하다.
묘하게 반박하고 싶으면서도 맞는 말이라 애매하게 불편한 말이다. 기업이나 조직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던 내가 마주쳤던 생각만큼이나 딱딱한 문장이었다.
그러다 문득 소셜벤처라니.
뭐 인적자원관리 차원에서 비교할 건 없어 보일 순 있지만 내가 겉보기로 아는 기업, 스타트업, 조직과는 다른 듯한 낯섦이다. 나는 아직 이 분야에 대해 아는 게 적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