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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Feb 20. 2016

외국계 투자은행(IB) 에서의 하루

트레이딩, 여자, 4년차


2015년 대한민국의 억대 연봉자는 53만 명으로 총 근로자의 3%라고 한다.(2015년 국세통계연보) 그만큼 봉급자에게 있어 억대 연봉은 소수만이 달 수 있고, 어느 정도 성공한 샐러리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누가 이러한 연봉을 받을까? 분명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직업들이 있지만 그 중 금융권, 소위 IB(투자은행)이라 불리는 곳은 준명 그러한 억대연봉을 쉽게 달 수 있는 직종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수많은 학부생들이 IB를 선망하고, 지원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선망하는 사람 수에 비해 들어가는 사람은 소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들어가려면 빽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영어 네이티브여야 한다’, ‘국내 대학생은 거의 안받아준다’라는 말이 지원자들 사이에 돌고,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불충분하다. 


인터뷰어 역시 그런 편견을 갖고 있었으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투자은행의 트레이딩, 세일즈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들어가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투자은행 업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보자.    



Q. 안녕하세요, 투자은행에서 일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투자은행에 대한 간단한 설명 좀 부탁 드릴게요. 아무래도 상업은행(국민, 하나, 신한 등등)과 다르게 일반인들과 접점이 없기 때문에 존재 자체를 모르시는 분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투자은행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에 있을 거에요. 아마 저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은행이라 생각하시면 쉬울 듯 합니다. 


사업하려면 자본이 필요하고, 또 자본이 있으면 불려야(투자) 하잖아요, 이때 제가 속한 투자은행은 기업이 고객이 되어, 기업을 중심으로 돈이 들어오고 나오고 하는 영역을 맡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저도 생소한 영역이어서 그런데, 상업은행 역시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지 않나요? 대출같이…   


좀 더 정확하게 말씀 드려볼게요. 투자은행은 기업의 펀딩을 돕고, 자금 흐름에서 필요한 활동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기관 투자자에게는 기관이 자신의 돈을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야하는지 솔루션을 제시하는 일을 하기도 하구요.


예를 들어 기업이 펀딩을 할 때는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하는데, 이 과정을 도와주는 ECM,DCM 같은 부서가 있구요. 수출 기업 같은 경우 (수출 대금을 미래에 외화로 받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에 노출되는데, 그런 리스크를 헤지(Hedge)하는 거래도 도와 주구요. 또 연금, 보험 등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에게는 주식, 채권 같은 상품에서부터 구조화 상품까지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이 있기 때문에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상당히 복잡하다 할 수 있네요. (파이낸스 커리어 바이블 이라는 책을 보시면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Q. 그렇다면 누나가 하시는 트레이딩은 어떤 업무인가요?  


말 그대로 금융 상품을 사고 파는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며, 주식, 채권, 파생, FX(ForeignExchange), 원자재 등등 다양한 상품을 거래합니다. 상품을 크게 분류하자면 거래소에 상장된 것과 장외시장(OTC market)에서 계약대상이 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Q. 트레이딩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제가 투자 결정을 실제로 내리고, 그것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여러 가지 변수들과 이슈를 참고하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제 나름의 분석을 가지고 상품을 매입 혹은 매도하는 과정도 재미있고요.



Q. 그렇다면 단점은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 입니다. 제가 여러 변수를 통해 확신을 갖고 판단 내린 것들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을 때 정말 스트레스죠. 앞서 말씀 드렸듯이 가시적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손실 또한 바로 나타난다는 것이 압박이 되고요. 



Q. 흔히 트레이딩 직업 수명이 짧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만약 사실이라면 그 후에는 어떤 식으로 커리어를 이어 나가시나요?  


경우에 따라서 다르지만, 트레이딩 경력이 있으신 분들은 보통 계속 시니어 트레이더로 남거나, 투자은행 외 금융업에서 매매 및 운용을 담당하는 포지션으로 가시기도 합니다. 



Q. 그렇군요, 혹시 금융사에서 일하시면서 여자로써 힘든 일은 없는지요?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아무래도 높은 자리로 갈수록 힘들죠. 그런데 오히려 외국계 투자은행에는 상대적으로 여자의 비율이 높은 것 같아요. 다른 곳에 비해 능력과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이를 기반으로 인력을 운용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마음 먹고 열정적으로 일한다면 다른 국내 기업에 비해서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큰 것 같아요. 





Q. 정보도 워낙 적고, 투자은행에 가기 힘들다는 말이 있는데 누나는 어떻게 들어가신 건가요?  


저는 인턴을 통해 들어갔습니다. 원래 오퍼 베이스(채용전제)가 아닌 인턴이었는데, 다행히도 좋은 평가를 받아 다른 팀 인턴자리를 소개 받고 그쪽에서 인턴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인턴이 종료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직으로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보셔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직접 매매를 해보고 싶어서, 트레이더로 이직하였습니다.



Q. 그럼 이제 자격 요건 같은 것들에 대해서 여쭤볼게요. 가장 먼저, 금융에 대한 지식은 많이 필요하나요?

 
네, 필요합니다. 회계는 재무제표를 한글 및 영어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아시면 될 듯 하구요, 재무 분야는 중요합니다. 재무관리, 기업재무, 투자론, 채권론, 국제금융론 등 다양한 재무 분야의 수업을 듣거나 혹은 CFA와 같은 자격증 공부를 하시면 지식을 많이 얻으실 수 있으실 거에요. 너무 이론적인 내용을 상세히 알 필요는 없지만 어떤 원리와 배경으로 이런 공식(i.e 블랙숄즈 옵션 프라이싱모델)이 나오게 되었는지, 이런 것은 알아야 해요. 평소에 금융 시장과 경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뉴스를 꾸준히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턴을 통해 실무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좋은 지식이 될 듯 합니다. 





Q. 그럼 금융 지식 외에도 흔히들 말하는 영어 네이티브가 기본이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인지..?  


언어는 사실 case by case라 일괄적으로 설명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보통 IBD, 리서치, 해외클라이언트를 담당하는 세일즈팀과 같은 경우는 업무상 필요하기 때문에 네이티브 영어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외 부서에서는 꼭 네이티브가 아니어도, 본인의 논리와 의사를 영어로 불편함 없이 전달할 수 있으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Q. 각 파트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네요. 투자은행에 관련한 질문 중에는 마지막이 될 것 같은데요. ‘투자은행에서 일하려면 빽이 필요하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빽이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 지인에게 도움을 받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케이스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흔히들 생각하는 부모님 혹은 아는 분이 금융 쪽에 높은 위치에 있으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케이스로는 선배들이 있습니다. 학회나 학교를 통해 그 업계에 진출한 선배를 만나보고 얘기도 듣고, 인터뷰나 인턴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모든 곳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reference가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reference를 줄 수 있는 분이 계시면 확실히 도움이 되겠지요.     



Interviewee와 무관한 학교임을 밝힙니다.



Q. 그럼 누나가 대학생활 하며 가장 만족했던 일은 무엇인가요이것 하나는 내가 정말 잘한  같다!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다짜고짜 골드만삭스 관련 기사를 보고 나중에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일하고 싶다! 라고 생각 했었어요. 금융은 원래부터 워낙 좋아했던 분야였는데, 외국계라고 하니 멋있어 보였나 봐요. 왜 외국계에서 일하고 싶은지, 내가 외국계에서 일할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를 좀 더 구체화 시켰던 것은 크게 2가지 활동을 통해서였는데요, 하나는 휴학을 하고 혼자 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이었고요 나머지 하나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이었습니다. 일부러 저를 익숙하지 않은 해외 생활에 노출시켜 보았는데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다른 문화에 적응할만한 사람인가 테스트도 해 보고, 혼자 고민을 많이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금융권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국내 회사를 가느냐, 외국계를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해당 경험을 통해 잘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대학생들에게 이것은  하고 졸업해라 하는  있으신가요?
 

 여행입니다. 호화로울 필요는 당연히 없고, 현실적인 제약을 딛고 한 번 도전해보세요. 다들 현실적 이유(돈, 시간, 동행자 부재 등등)로 실행에 못 옮기시는데, 저는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품고 올 수 있고, ‘안 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이유’를 찾도록 고민하고 변화할 수 있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특히 외국계에서 일하시려면 다양한 문화에 대한 경험, 다국적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능력, 적극성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을 통해 혼자 생각할 시간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향후 진로를 고민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Q. 네 감사합니다.



(편집자주 https://www.facebook.com/downtoupside/ 으로 가시면 

차후 인터뷰어 profile를 보고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또한 페이지 좋아요를 통해 

브런치 외적인 정기구독이 가능합니다.)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골드만 삭스, JP 모건, IB, 투자은행, 트레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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