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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Feb 21. 2016

회사에도 학교가 필요하다? (아모레퍼시픽 HR)

HRD, 여자, 1년2개월 재직(퇴사)

*인터뷰 시작에 앞서 본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명시합니다. 



지식 정보 사회로 시대가 변하며 직원의 경쟁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때문에 회사는 직원들의 성장에 많은 투자를 한다. 또한 수많은 직장인들 역시 직장에서 성장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확보해나감과 동시에 성취감을 느끼고자 한다. 


사내에는 이러한 회사와 구성원의 니즈에 맞춰 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분들이 있다. 일선에서 돈을 벌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지만 뒤에서 묵묵히 성장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다른 직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게끔 노력을 하시는 분들. 바로, 인사부서의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직무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아모레퍼시픽 HRD에 1년 2개월 근무했던분을 만났다. 현재 다른 직장, 직무에서 근무하는 그녀는 조금 더 객관적으로 HRD를 얘기해줄 수 있지 않을까. 솔직한 그녀를 통해 HRD세계를 조금이나마 맛보자!


(편집자 주: HRM은 채용, 평가, 보상 및 승진, 육성, 조직(문화, 노무), 복리후생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조직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한다. 

반면 HRD는 회사의 비전, 목표, 이슈에 따라 내부 인원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경영상의 니즈, 구성원들의 니즈, HRD 트랜드 분석을 통해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구성원들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역량을 확보하게 하는 업무이다.) <출처: 인사업무 >



Q. 안녕하세요. 누나! 하셨던 일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설명해주시겠어요?

 

응ㅎㅎ 나는 아모레 퍼시픽 인재개발원이라는 곳에서 판매사원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맡았었어. 판매사원이라 하면은 고객들에게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판매하는 분들을 일컬어. 백화점에도있으시고, 아리따움 같은 로드샵에도 근무하셔. 나는 여러판매 채널 중에 MC(Mess Cosmetic ; 샴푸, 린스등의 생활 용품) 판매원분들 교육을 담당했어.





Q. 그러면은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하셨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응 나는 HRD를 했다고 보면 될 것 같아. 그런데 내가 했던 HRD는 일반적인 HRD랑 조금은 달랐어. 보통 HRD가 임직원들을 교육하잖아, 하지만 내가 담당했던 분들은 회사의 임직원이라기보다는 뷰티 파트너라고 불리는 파트너사의 판매사원분들이셨어. 

 


Q. 파트너요?


응응. 파트너. 정확히 말하면 아모레퍼시픽에서 고용하지 않고 HR파트너사를 통해 아웃소싱한 분들.



Q. 회사서 돈을 들이면서까지 파트너분들을 교육해야할 이유가 있나요?


아무래도 회사의 문화를 녹여야 하니까.. 여담이지만 같은 이유로 분사까지는 아니지만 파트너사의 사장, 임원들을 자사 출신으로 꾸리는 경우도 있어. 회사 고유의 문화와 가치를 담은 브랜드 및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니까 우리가 판매 사원분들의 교육까지 담당하는 것이지. 참, 회사마다 다르지만 아모레 퍼시픽의 경우 백화점 판매 사원분들은 아모레에서 직접 고용하신 분들이셔.



Q. HRM이랑 HRD랑 많이 다르다고 들었는데, 두 분야를 왔다갔다 하는게 자유롭나요? 


음… 희망하는 사람들은 왔다갔다 하는데 하는 업무 특성이 달라서 HRD를했다고 HRM을 잘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이동의 자유성 측면에서 이어가자면 유관업무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분야에서 오는 것보다는 HR내에서의 이동이 쉬운 것 같아. 



Q. 왜 왔다갔다 하는 건가요? 


개인의 선호도 있겠지만, 교육보다는 인사쪽 파워가 더 센 측면이 어느정도 영향 미치는 것 같아. 아무래도 인사결정권을 HRM에서 갖고 있으니까.


 

Q. 그렇군요. 그러면 하루 일과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시겠어요? 


큰 틀에서 교육 계획을 짜고, 

해당 과정을 준비/운영/평가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될 거 같아.


우선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알기 위해 유관 부서랑 연락을 해야해. 유관부서라 하면 영업지원 쪽을 말해. 판매사원 분들이 외부 협력사 소속이라 하더라도 그 지역을 관리하는 협력 직원 관리하시는 분들이 영업지원 쪽에 계셔. 그 지역을 담당하는 본사의 영업담당이라고 해야 할까나. 그분들이랑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어떤 컨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여야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야 해. 교육이 잡히면 유관부서랑일정 조율도 해야하고. 


이렇게 교육 일정이 잡히면 나는 과정을 준비하고 셋팅 해. 강사님들 오는 거 준비하고, 학습자들 다 왔나 체크하고, 교육이 원활히 되게 운영하고.





 

Q. 운영요?


학습자들에게 교육과정과 목표에 대해 안내하고, 강의장 뒤에서 우리가 원하는 바를 적절하게 교육하는지 모니터링해. 이외에도 교육과정 Wrap-up하고, 강사님이 요청하신 물품들 제때 제때 전달해드리고, 학습자들이 학습 목표를 이루었는지 평가하고.. 이것들을 주로 낮에해.


이렇게 하루 일정이 마무리 되면 기획을 주로 밤에 해. 그래서 나는 퇴근이 늦었던 것 같아. 합숙 교육도 잦아서 나도 함께 숙박하고… 또 팀 일도 있으니까 팀업무하고, 과정이 있을 때는 주로 12-2시사이에 퇴근했던것 같아. 



Q. 기획은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유관부서랑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그쪽에서 원하는 교육 니즈가 나오거든. 다음 과정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면 우리가 정보도 찾고, 시장조사/인터뷰 했던 것들을 어떤 방식으로 녹일지 고민하는 거야. 교육 대상자들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하고, 그것을 어떤 사람이 어떻게전달할 지 고민도 해보고...





Q. 누나가 해당 산업 및 회사, 그리고 직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교육 쪽만 바라본 것인가요?


나는 교육만 썼어. 학교를 다니며 교직 이수를 했는데, 교육을 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었어. 그런데교생실습을 다녀왔을 때 학교는 아니다라고 판단했어. 그래서 회사의 교육직무만 지원했지.


 

Q. 회사는요?


일단 교육직무를 다 써봤던 것 같아. 아모레를 말하자면…누가 봐도 여자가다니기 좋은 회사라는 것이 있었고, 여대생이 선망하는 회사라는 것도 있었고 ㅎㅎ.. 그래서 됐을 때 '감사합니다'하고 갔던 것 같아.

 


Q. 실제로 여자가 일하기에 좋나요?


전반적으로 좋은 곳은 맞지만 Case by case 인 것 같아. 안맞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무래도 여자의 비율이 많다보니 여자들이 목소리를 쉽게 낼 수 있고, 그것이 쉽게 accept된다는 면에서 여자 직원들에게 좋은 것 같아. 내가 있을 때 6:4정도였던 것 같아. 여자가 4. 그리고 탄력 근무제도 잘 정착되었고.. 육아 휴직도 1년 다 쓸 수 있고..





Q. 여성 리더분들은 많나요?

응 많어. 특히 소비자를 이해해야 하는 마케팅이나 디자인 쪽에. 



Q. 남자가 6이라는 것이 놀라운데요, 여성이 주 소비자인 화장품 산업에서 남자가  할 일이 많나요? 그리고 주로 어떤 분들이 가시나요?



남자들은 주로 영업 쪽이야. 영업 관리 하고. 뽑힌 남자 애들을 보면 트렌드에 민감하고, 외적으로 깔끔하고 신경도 많이 쓰고, 옷이나패션에 관심도 많은 것 같아. 한마디로..음.. 다들 Fancy하다고 해야할까나.



Q. 저는 절대 안되겠네요…ㅎㅎ 그러면 화제를 돌려서 일을 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교육 쪽은 피드백이 바로 바로 와서 보람찼던 순간이 많았던 것 같아. 


내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과정을 만들었을 때 경험을 얘기 해줄께. 그 과정을 만들 때 파트너사랑 영업쪽에서 반대가 많았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했었고, 직급 교육이 없던 유통 구조에서 3년차가 되었으면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해야 할 지 필요하다는 근거를 마련해서 그 과정을 디벨롭하고 시행까지 도맡았어. 


그런데 그 과정 결과가 굉장히 좋았어. 교육자 만족도도 높았고, 현업에서도 적용이 잘 되었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교육이 끝나고 와서 안아주시고 감사함을 표시해주실 때였던 것 같아. 업무를 떠나서 자기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교육을 했을 때 오셔서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라고 말씀해주시는데..감동이..



Q. 그러면 해당 산업, 해당 직무의 장/단점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산업에 대한 장점은 변화, 트랜드를 선도하는 느낌이 있다는 거야. 일례로 광고에서 특정 제품을 소개하고, 밀어주면 한달 뒤에 중국에 유행되고..산업 특성상 변화에 빨리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도 트렌드에 민감해야하고, 트랜드를 주도해야하다보니 시장과의 호흡이 즉각적이야. 그래서 화장품 좋아하고, 트랜드에민감한 친구들은 이 산업군 자체에서 일하는 것을 굉장히 즐거워해. 




Q. 음...해당 산업에 일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만한 단점은 없나요?


내가 느낀 단점은 소비에 따라 나의 위치가 판단된다는 느낌을 받았었던것?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트랜드에 민감하고, 그것에 맞춰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신상품에 반응을 해야하고, 나도 구입해야될 것만 같고..ㅎㅎ





Q. 그렇군요.. 백화점에 종사하는 친구들도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전에 얘기하던데… 화장품 산업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군요… 그러면 직무에 대한 장점은요?


피드백을 바로 바로 받는 다는 거야. 물론 영업도 바로 받을 수 있겠지만 영업에서 받는 피드백의 경우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곳에서 오는 실적 피드백이라면(경제위기로인한 실적 하락은 내가 좌우할 수 있는게 아니 잖아..ㅎㅎ) 교육같은 경우 사람으로부터 오는 피드백이라는게 다르지.

 

그리고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까 따뜻해지는 순간이 있어. 교육자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고, 감동을 받는 경우들.. 아무래도 매출 신장을 위해 교육을 하는데, 그 외에 일상에서 적용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에서 오는 특유의 보람이 있어.



Q. 아.. 그러면 단점은요?


HRD가 지원파트이다 보니 사내 파워가 약하다는 것이 있어. 우리가 하고 싶은 교육과 방향성이 다르다 할지라도 위에서 결정하는 사항에 대해서 맞춰주어야 하고, 방향성이 일치하더라도 위에서 하지 말라 하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재무, 회계, 법 같은 경우는 전문성이 도드라져 보이잖아. 그래서 누가 쉽게 뭐라못하는데, HRD는 교육이다보니 다들 쉽게 왈가왈부 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예산 깎는 문제도 회사가 어려워진다면 교육 예산부터 깎더라고.



Q. 그렇군요.. 조금은 민감한 질문일 수있는데, 왜 나오셨나요? 혹시 여쭤봐도 되나요?


가장 컸던 것은 화장품 산업이 잘 안맞았다는 거야. 화장품 자체에 내가 관심이 없었어. 그런데 교육 관련해서 일은 잘 맞아서… 경제학 전공자로 교육 쪽에 전문성을 갖기 위해 대학원 진학 목적으로 퇴사하게 되었어.


하지만 당시에는 퇴사 이유가 합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핑계일 수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 것 같아. 회사 내부에서 충분히 해결 할 수 있었는데..  



Q.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신건가요?


이유는 모르겠어. 직관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 그때 내가 처한 상황을 시간이 지나고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니..ㅎㅎ



Q. 그 점에서 아쉬웠던 것은 없나요?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아. 다만 팀과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 했던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질 뿐이야. 다른 사람과 상의했으면 좀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을 수도있을 것 같아.



Q.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하려는 일이 신사업쪽인데 교육쪽과는 전혀 상관없지 않나요? 교육 대학원까지 나오셔서 아쉽지 않나요?


졸업 때가되어 회사원이 되기로 다시 결정하며 좋아하는 산업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을 품었어. 그게 자동차 산업이었고ㅎㅎ 그런데 이 산업군을 보니 교육쪽은 없었고… 신사업 개발에도 관심은 있었고. 



Q. 신사업이요?


응, 내가 교육했던 부분에서 만족감을 느꼈던게 피드백이었는데, 한꺼풀 더 들어가보니 그게 기획에 대한 피드백이었던 것 같아. 나는 기획하는것에 재미를 느꼈고, 공모전을 했을 때도… 결론적으로 자동차라는 산업을 기준으로 지원했고  신사업기획쪽으로 지원을 했었어.



Q. 그렇군요. 아직 일 시작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쪽보다 일반적인 화장품 산업 내 HRD의 커리어패스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화장품 산업의 HRD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되나요?


내가 했던 분야가 일반적인 HRD랑은 조금 다르기 때문에 듣는 분들이 이거 감안하셨으면 좋겠다. 일반적으로 HR쪽에서 쭉 커리어를 쌓으면 어느 산업이나 갈 수 있어. 그런데 나처럼 판매사원 교육쪽을 맡는다면 CS(Customer Satisfaction) 나 세일즈로 특화 할 수 있어. 그래서 퇴사를 하시고도 CS나 세일즈 강사 아니면 세일즈 컨설팅회사로 나아가시는 분이 계셔 ㅎㅎ



Q. 그런데 그쪽은 영업하시던 분들도 올 수 있는 분야일 것 같은데, 경쟁 강도가 높지 않나요? 


응응 맞어. 직접 판매를 해본 영업사원이었거나 승무원처럼 CS해본 분들이 올 수도 있지. 그 분들은 본인들 경험에 기반한 엣지가 확실히 있어. 때문에 교육쪽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전문성을 가져야해.



Q. 그렇군요. 그러면 누나가 하신 경험 중에 해당 직무로 회사에 입사,그리고 일을 하는 데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경험은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 개가 있는데 하나하나 기억나는대로 말해줄께.


우선은 '해피아트'라는 지역사회 방과후 교실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보람을 느껴서 교육에 잘 맞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선생님들이 느끼는 보람이랄까? 아이들이 모르던 부분을 알려주고하면서 그 친구들이 알겠다는 제스쳐를 취하거나 점점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가는 모습이 보여서 보람찼어. 좀 더 잘 알고 접근 하고픈 맘에 '방과 후 아동지도사' 라는 자격증과 중등 2급 정교사 자격증도 땄었고.


그런데 방과 후 아동지도사는 사실 취업이나 입사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보긴 어렵고, 교직이수 하면서 '교육학/교육심리/교육철학/교육과정/교육평가' 등의 교육과목 수업들을 듣게 되니까 그 부분들이 도움은 되었던 것 같아.


수업들은 것도 이론적으로 도움은 되는데 사실 가장 큰 도움은 교생실습 나갔을 때였어. 수업시연이랑 연구수업을 실제로 준비해서 진행하다보니까 강의스킬도 고민하고 연습할 수 있고, '어떤 방법론이 학습 전달에 효율적이다' 이런 부분도 볼 수 있고, 연구 수업 대표로 하다보면 교감선생님부터 여러 선생님들게 피드백 받을 수도 있고.. 


수업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한 학급 담임교생을 하다보니 28명 친구들을 한달동안 인솔하고 해야하잖아. 그 부분이 어렵기도 했지만, 관계를 잘 맺고보니 참 즐겁고 보람도 크고 추억도 많고, 그때 애들을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등등 배우고 남는게 많았어.. 그 부분을 자소서에도 쓰고, 면접에서도 이야기하고 했었던 것 같아. 교직이수 때문에 뽑힌건 아니겠지만, 실제로 교육 담당자로 일하면서 보니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더라고- 효율적인학습/전달에 대한 고민과 학습자들과의 교류 같은 것들이.



Q. 그런데 교생실습을 나가셨는데, 왜 회사의 교육직무로 돌리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교생실습 때 수업에서 학생들이랑 교감하고, 수업외로 애들이랑 교류하고 그런 것들이 정말 행복했거든. 그런데 학교라는 조직이 나에게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어. 변화가 늦잖아. 모교 교생실습을 갔는데, 6년 전이랑 달라진게 거의 없는거야.. 내가 배웠던 교과서로 내가 배웠던 교육과정 그대로 진행하는게.. 많이 보수적이기도 하고^^ 나는성격이 좀 급하고 다양한 경험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교육은 좋은데,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는 신나게 못 지낼 것 같다.'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마침 취업시즌이고 해서 알아보다가 기업교육(HRD) 직무로만 거의 다 지원한거지.



Q. HRD 직무로 지원하시면서 따로 준비하신게 있으신가요?


교육 관련 수업 듣고, 학생들 대상으로 한 경험은 있어도 막상 HRD 부분은 다른 것 같더라고.. 그래서 인적자본관리 같은 옛날 원론서부터, 성인교육관련 자료, ASTD 2010 트랜드?였나 이런 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서 정리하고 면접준비했어. 그리고 2010년 가을에 한국경제에서 하는 <글로벌 HR 포럼> 신청해서다녀왔는데, 그게 진짜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 세계적인교육 트랜드도 볼 수 있었고, HR 분야에서의 사고와 시야도 좀 더 확장 되는 느낌도 들고, 무엇보다 포럼에서 들었던 좀 더 고급진? 전문적 표현들을 익힐 수 있어서 면접준비할 때 단어 선택에 있어서 좀 편했었어.



Q. 아 그렇군요. HR쪽은 사람을 적게 뽑는다고 들었는데,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누나의 답변을 통해 조금의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 글을 읽는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좋아하는 산업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라는 결심을 퇴사 후했었는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걸 찾는게 중요한 것 같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자체만으로도 자신만의 강점이 살아난다고 생각해. 


서울대 조동성 교수님이 쓰신 장미와 찔레라는 책이 있는데 그 교수님이 학생에게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말을 했는데 학생이 '대체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느냐'고 이메일을 보내왔대. 한참 고민하시다 답장하신 내용이 나와 있는데, 그 답은 '철학을 배우십시요.' 야. 그런데 철학을 처음부터 접근하기어려우니. 여섯가지를 먼저 해보라고 하셨어. 

1) 독서 2) 여행 3) 대화 4) 일기 5) 봉사 6) 사랑


원론적이지만 나는 이 여섯가지 하나하나에 답이 있다고 느꼈어. 몸으로 다 뛸 수 없으니 책을 통해 간접경험하고, 여행을 통해 세계도 구경하고.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도 들어보고. 일기도 쓰면서 성찰하는 과정을 거치고.. 그리고 봉사를 해야 사회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고.. 사랑은 꼭 필요한 것이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는 거지.


특히 나는 '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글쓰기에는 힘이 있거든. 기록하고 남긴다는 의미보다는 글 쓰는 과정 중에,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고 자신을 돌아보고 발견하니까..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많은 경험을 해도, 성찰의 과정을 통해 정리하는시간이 없다면 좋아하는 일이 잘 드러나지 않을꺼야.. 아주 작은 일들도 성찰하는 시간을 갖다보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아차리는 순간들이 있을거라고 믿어. 내가 그랬고^^





내가 권하는 조언은 앞서 말한 '자기 성찰' 이 가장 큰 핵심인 것 같고,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해보라'는 거야.


특히 일은 밖에서 보는 것과 현실의 Gap이클 수 있거든~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고, 정보를 채웠다면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꼭 일을 해봤으면 좋겠어~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면, 사진을 잘 찍는 역량도 키워야 하지만 작은 사진전이라도 개인적으로 열어봤으면 좋겠고,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으면 국제기구 인턴이나 못해도 관련 NGO 같은곳에서라도 지내봤으면 좋겠고, 은행원이 되고 싶다면 방학에 짧은 알바를해도 은행에서 하는 방법을 찾아야지. 상사맨이 되고 싶다면 싸게 해외직구를 혼자해서 마진 남기고 팔아보거나, 기자가 되고 싶다면 청년기자단도 해보고, IT 개발자가되고 싶다면 앱도 만들어서 앱스토어에 올려보고 등등..


"기회가 없다" 혹은 "원하는 분야에서 사람을 안뽑는다" 고 하지만 (요즘 정말 그렇지ㅜㅜ) 그래도 조금의 틈은 있는 것 같아. BMW 장성택 이사님이 해주신 말 중에 '준비 된 사람은 쓰이기 마련' 이라는 말이있어. 정말 그래.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인이 이겨내라는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틈과길은 우리도 스스로 찾아가야지ㅜㅜ)


좋아하는 분야를 찾았다면- 꾸준히 그 분야에 대해 익히고, 공부하고, 관심 갖고, 여기저기 찾아다니고 하겠지?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정보가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기회의 틈이 보여. 그럼 꼭 두드려서 그 분야로 들어가봤으면 좋겠어.


나 같은 경우에도 관심분야는 메일링 해두고 자주 살펴보고, 포럼이나 세미나도 자주 찾아다녔고, 강사님들 강의 들으며 새롭게 배우고 크게 느낀점들이 있다면 정리해서 이메일 드리고, 편지 드리고 그랬거든. 그게 또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 할 오퍼로 돌아오거나, 심지어 다른 분께까지 추천이 되서 면접까지 이어지는 등등의 기회를 열어줬었어.


그렇게 그 분야로 들어가서 일을 해보니까 생각했던 점이랑 같은 부분, 다른 부분이 정리가 되잖아. 그럼 내 가치관에 따라 지속여부를 결정할수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일하면서 성장하는 부분이 있고, 팀협업도 배우게되고, 일하면서 알게 된 분들을 통해 또 다른 기회들이 열리기도 하고 등등.. 좋은점이 엄청 엄청 많으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짧게라도 꼭 그 필드로 직접 들어가서 경험해보길! 추천하고 싶어 :D



Q. 너무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편집자주 https://www.facebook.com/downtoupside/ 으로 가시면 

차후 인터뷰어 profile를 보고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또한 페이지 좋아요를 통해 

브런치 외적인 정기구독이 가능합니다.)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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