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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Feb 22. 2016

에너지/영업| '삼천리'에서 하는 일이 궁금해?

기술 영업, 남자, 2년차

도시 사람들이 매일 누리는 문명의 혜택이란 결국 '에너지'라는 존재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전기, 가스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잘 와 닿지 않는 산업일 뿐만 아니라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그 산업 구조가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에너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높은 연봉을 지급하는 탓에 에너지 회사들은  오래전부터 취업 준비생들, 그리고 이직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그중에서도 '삼천리'는 사람들에게 일명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며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관련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신비한 회사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에서는 삼천리에서 2년 차로 근무하고 계신 분을 만났다. 이번 글을 기회로 많은 분들이 삼천리에 대해, 더 나아가서는 에너지 업계 전반에 대해 조금이나마 가깝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Q. 오빠 안녕하세요! 우선 에너지 업계 자체가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산업인데, 혹시 직무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전에 에너지 업계 전반에 대해, 그리고 삼천리가 해당 업계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네, 우리나라 에너지 분야 중에서 가장 큰 분야는 '전기'입니다. 한국 전력이 대표적이고요. 그 외 주요한 에너지 회사들에는 석유 관련 기업들이 있죠. 기업들 중 '00 케미컬', '00 정유사'들이 여기에 속하죠. 이 밖에는 약간 규모는 작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시가스' 산업이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LPG 수입사나 최근  주목받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도 모두 이에 속하는 것들입니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는 잘 아시다시피 태양광, 풍력 등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기업들이고요.

 전기 쪽 영역은 공공기관 위주였습니다. 그렇지만 2011년 즈음 경제 성장과 함께 국가가 보유한 발전 설비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서 민간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 에너지, GS E&R 등이 있고, 삼천리도 이러한 기업들에 해당합니다. 

 업계 내 위치에 대해 좀 더 설명 드리자면, 자회사까지 다 포함한 시장 점유율은 SK E&S가 22%로 1위이지만 단일 회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15%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삼천리가 1위 기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학부생일 때 이 민간 LNG 복합 화력 발전소 시장은 활황이었고 영업 이익도 좋았던 편이었습니다. 평균 연봉도 높았죠. 당시 저는 전기 공학 학부생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전기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Q. 삼천리는 이 업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나요?

 천연가스 사업에선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긴 합니다만, 60여 년 전부터 연탄을 독보적으로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88년을 기점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깨끗한 연료인 도시가스를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생겨남에 따라 도시가스 관련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 사업이 삼천리의 주요 사업 중에 하나가 되었고요. 발전 사업은 2010년 이후에 시작한 것이니 상대적으로 신생 사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삼천리는 도시가스와 전기를 모두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산업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국가에서 지역별로 독점 사업권을 제공했기 때문에 해당 지역 내에서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첨언을 하자면, 신재생 에너지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SMB(Small Medium Business) 상태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많이 뒤쳐진 편이죠. 요즘 들어서 대기업들도 이 분야로 진출하려고 하고 있죠. 삼천리도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손을 대려고 하긴 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에요.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아직은 투자비가 비싸다 보니 돈이 되지 않는 것이 주된 이유인 것 같습니다.


Q. 하시는 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려요.

 저는 기술 영업 직군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삼천리가 취급하는 도시가스를 산업용, 일반용(주택), 상업용 등 모든 부문에서 공급될 수 있게 판매하는 일을 합니다. 산업용 부문에서는 특히 수요자가 현재 보유한 공장 등의 시스템 에너지 효율을 진단하고 가스를 이용해 더 좋은 생산성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설비 개선 등의 솔루션 제안의 범위까지도 커버하고 있습니다.


Q. 오 생소한 분야라 그런지 설명이 어렵네요. 그러면 주로 누구한테 세일즈 하는 건가요?

 대상에는 산업체와 아파트와 같은 비산업체가 있어요. 일단 산업체의 경우 저희가 가스 공급관로를 깔아놓은 지역에 위치한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는데 각각의 상황에 맞추어 세일즈를 합니다. 아무래도 공급관로를 새로 깔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경제성 검토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공익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가스 공급업이지만  이때 경제성이 안 나온다면 가스공급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 같은 곳에 저희가 세일즈 들어가기도 합니다. 


Q. 앗, 그런데 아까 직군 이름이 '기술' 영업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러면 이 세일즈 과정에서 뭔가 '기술'을 영업하시는 건가요?

 네, 궁극적으로는 '기술' 영업이 맞습니다. 현재 산업체가 사용 중인 연료의 공정과 에너지 효율을 파악해서 이를 도시가스로 대체했을 때 효율 경쟁성이  높아질지 분석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프로젝트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에 일 년에 많은 건이 이루어지지는 않아요. 실제로는 단순히 가스공급을 요청하는 산업체나 기존의 가스설비 이용업체의 증설 등의 건이 들어오면 파악 후 공급 지시 등을 하는 업무가 많습니다.


Q. 에너지 효율진단도 하고 설비 개선까지도 해준다니까 뭔가 세일즈 그 이상의 일을 많이 하는 거 같네요. 
일반적인 하루 일과에 대해서 서술해 주신다면 어떻게 될까요? 세일즈니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일이 많을 것 같긴 한데.

 음.. 말씀하신 세일즈와 서류 처리의 비중이 6대 4 정도인 거 같아요. 도시가스는 공급을 위한 제반 서류 절차 이런 것들도 꽤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는 기존 고객사나 잠재 고객사를 방문해서 세일즈 동향을 파악하기도 합니다.


Q. 그러면 시간대 별로 가상의 하루 일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네, 외근을 수요처 두 군데 정도 방문한다고 가정해서 이야기해볼게요. 아침엔 여덟 시 반 정도에 출근하는 편입니다. 출근하고 나면 저는 막내니까 에너지 관련 기사 같은 것들을 서치하고 팀원들과 공유해요. 그 이후 아홉 시부터는 사수랑 오늘 방문할 수요처의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필요한 자료들 준비해요.

 오전부터 고객사와 약속이 있을 때에는 고객사에 방문해 업계 동향 및 고객사의 애로 사항을 파악해요. 점심을 먹고 난 오후에는 우리의 잠재 고객사들에 방문하지요. 만약 그 수요처가 기존에 LPG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LPG 가격동향, 현재 연료 사용량 등을 인터뷰해 도시가스가 가격 경쟁력 있는 지를 파악합니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로 설비 견학도 한 뒤에 오피스 들어옵니다. 

 이후 오늘 미팅 내용 정리한 뒤, 팀에 공유하고 내부 회사 업무를 진행하는 것 같네요.  이때 하는 일은 판매량 관리라든지 보고서라든지 등등인 것 같아요. 야근은 음.. 영업 직군은 사실 근무강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아요. 7시 이후 퇴근은 일주일에 1~2번밖에 없죠. 야근해봐야 9~10시구요.


Q. 해당 산업 및 회사, 그리고 직무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민간 발전사들이 큰 폭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었고 새로운 발전소 프로젝트들이 계속 들어오던 상황이었습니다. 삼천리가 '신의 직장'이라는 말을 많이 듣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해보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삼천리는 발전소 건설(EPC)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입장이거든요. 

 또한 발전소 프로젝트 자체가 쉽게 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라 여겼고 이에 참여하게 된다면 많은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엑셀 같은 업무 기본 역량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외국계 회사들과 같이 협업해볼 수도 있고요.

 사실 첫 직무는 여기가 아니었어요. 원래 처음 입사한 팀은 전력 시장을 분석하는 ‘사업관리팀’이었습니다.
(편집자 주: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등의 영문 첫 글자를 딴 말이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 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공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을 뜻한다. 일괄수주를 의미하는 턴키(turn-key)와 비슷한 개념이다.) <출처: 한경 경제 용어 사전>


Q. 그렇다면 그 직무는 어떤 직무였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처음 제가 입사한 사업 관리 팀의 구체적인 업무에 대해  소개드리기 전에 전력시장의 특성에 대해 먼저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전력 시장은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 관리합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한 시간마다 예상 필요 전략량을 측정하고, 그 전력량에 맞추어 단가가 낮은 발전소부터 에너지 수주를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발전단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료(LPG, 원자력 등)들의 가격 변화를 예측하고, 그것이 저희 회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또한 LNG는 유가와 밀접하게 연동이 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유가 변동에 따라 LNG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또 정교화하는 일도 했었죠. 나중에는 팀 성격이 약간 변화해서 이러한 전력 분야에 새로운 비즈니스가 없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일도 했었습니다!


Q. 이 직무를 지원했던 이유가 따로 있나요?

 저는 공대생이긴 했지만 학회 등의 경험으로 인해 경영 쪽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제 관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직군을 원했습니다. '전력  시장분석' 직무는 전력 시장에 대한 제 개인적인 관심과 경영, 회계 분야와 밀접하다는 점에서 저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제 전공과 경영이 만나는 접점이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몇 년 후 해당 부서가 없어지면서 부서 이동 조치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직무도 굉장히 재밌게 느껴져요. 공단 등을 방문해 염색업에서부터 1차 금속, 조립금속, 음식료 등 다양한 인더스트리를 접하다보니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우리 회사의 역할이 중요한 거구나라는 생각들이 들어서 흥미롭네요.


Q. 아까 그 부서가 없어졌다고 들었는데 혹시 왜 그러한 일이 발생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 부분은 앞서 말씀드렸던 시장 구조적 특성과 매우 연관이 깊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민간 발전소들을 끌어들여 발전소의 숫자를 급격하게 늘리던 시기 이후 전체 발전 가능량은  급격하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그만큼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즉, 에너지 수요가 발전소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에 LNG 발전소 같은 경우에는 단가가 높다 보니 수주를 덜 받게 되고, 가동률이 급격하게 낮아지기 시작했죠. 80~90% 대였던 가동률이 40%대 정도로까지 떨어질 정도였어요. 이런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기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 정치인이나 정부가 쉽게 요금을 조정하기는 힘듭니다.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이러한 이유로 작년부터 민간 발전소들이 급격하게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맡았던 직무가 회사에 의미가 있으려면 발전소를 꾸준히 짓는 프로젝트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황이 별로 안 좋다 보니 삼천리는 원래 가지고 있던 사업권마저도 양도를 하게 되었죠.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도 수익성이 안 맞다 보니 할 수 없었고요. 그래서 제가 있던 팀이 해체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일을 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건 솔직히 제가 여기 온지 한  달뿐이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아직 제 손으로 직접 신규 고객사를 발굴해보지 못했는데, 그걸 성공시킬 수 있다면 정말 보람찰 것 같아요. 그리고 새로 입주하는 공장이나 우리 권역으로 이주하는 공장에 효율적인 도시가스 공정을 제안해 신규 고객사에 수주를 하고 우리와 좋은 관계도 유지하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네요. 

 또 저희 팀에서 하는 일 중 하나가 기존 고객사들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는 건데, 제가 세일즈 했던 곳이 번창해서 설비를 지속적으로 증설한다면 고객사도 좋고 저희도 이득이니 정말 좋지 않을까요? 아마 이게 제가 앞으로 느낄 수 있는 기술영업직무의 가장 큰 보람 아닐까 싶어요.


Q. 해당 산업군 및 해당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의 장, 단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장점은 지역 독점이에요. 우리나라 도시가스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LNG를 한국가스공사에서 수입을 합니다. 수많은 배관망의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정부는 각 지역의 도시가스사들에게 판매 독점권을 주고,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게 수익률도 일정 범위 내로 조정합니다. 따라서 경쟁적인 분위기가 덜하고 연봉도 높은 편이죠.

 단점은 낮은 성장성이겠죠.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할 때에는 아파트, 공장 등 저희의 잠재 수요처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수요처들의 증가세가 꺾였을 뿐만 아니라 유가 하락으로 인해 대체연료와의 가격경쟁도 심해지고, 태양광 같은 신 재생 미래 에너지가 새로운 대체연료로 대두되고 있어 걱정이네요. 도시가스 업계 전체적으로 퀸텀 점프를 할만한 동력이 안 보인다는 것도 중요한 단점 중 하나겠네요.  


Q. 그럼 요즘 회사 내에서 집중하고 있는 회사 내 이슈는 뭐가 있을까요?

 에너지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저유가 이슈! 저유가로 인해 LPG 가격이 하락하면서 산업체들의 수요가 LNG에서 LPG로 넘어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Q. 그럼 신사업에 대한 움직임은 회사 내에 없나요?

 신사업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을 두죠. 종합 에너지회사라는 슬로건 아래 전력시장으로 다각화를 하긴 했어요. 그러나 삼천리의 기존 사업이 안정적이다 보니 빠른 의사결정, 혁신 등이 부족해 회사차원에서 아직 신사업에 집중하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Q. 앞으로 어떤 커리어 패스를 쌓아 나갈 예정이십니까? 그리고 오빠의 커리어 목표는 무엇인지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일단 여기로 옮기고 나서 전보다 재미도 느끼고,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배우는 단계라 장기 커리어에 대해 그리 많이 고민해보지는 않았어요. 이 회사를 계속 다닌다면 현재 하고 있는 세일즈 외에 회사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획부서를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습니다.


Q. 그럼 이건 약간 개인적인 질문일 수도 있는데 오빠가 예상했던 직무, 그리고 세워놨던 커리어 패스랑 지금 가는 길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잖아요? 그것에 대해서 오빠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지, 그리고 그 고민 과정을 누구와 혹은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음.. 제가 이런 상황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조언을 받았던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들어와서 보니 입사 전 개인적으로 공부했던 것과 실제 업에서 경험한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어떤 점에서 그것을 느끼셨나요? 

 LNG는 화석 연료에서 신재생 연료로 넘어가는 데에 중간적 역할을 해줄 수 있을 뿐이라는 거예요. 청정 연료라고 해도 결국에는 기존 석탄이나 석유보다 오염 물질이 덜 나올 뿐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태양광 등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는 것이 먼 미래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업계에 들어와보니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유럽 쪽에서 이미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점점 커지고 입지를 다지는 상황이니까요. 예를 들어 미국에 태양광 패널을 렌탈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데요, 이 기업은 설치비를 받지 않는 대신 렌탈비만 받고 사업을 운영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싼 가격에 전력을 활용할 수 있어 이득이죠.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아직 시작 단계예요. 중소 중견 기업들에서 이러한 일을 막 시작하려고 하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성장성이나 여러 면에서 대기업 수준이 되긴 어려울 테죠. 그래서 저도 계속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Q. 일반적인 산업 내 해당 직무의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되나요?

 글쎄요, 저희 회사는 이직하는 사람이 적은 편이긴 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인데, 첫 번째 이유는 업무를 통해 습득한 역량이 다른 시장에서도 활용할 만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로는 높은 고용안정성에 따라 근속연수가 높다는 점이 있죠. 하지만 퇴직 후 외부로 나가 도시가스 시공 사업 등으로 성공한 케이스들이 있기는 합니다. 

 실제로 시장에서 '스카웃'되는 비율은 굉장히 낮은 것 같네요. 삼천리가 도시가스 1위 회사다 보니 동종업계로 갈 일이 없거든요. 지역난방공사나 한전 같은 공기업 쪽으로 많이들 가시는 경우도 있다 들었습니다.


Q. 인터뷰이님이 하신 경험 중에 해당 직무로 회사에 입사, 그리고 일을 하는 데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경험은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삼천리라는 회사가 보수적인 분위기이다 보니 면접도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됩니다. 다방면에서 활동한 경험보다는 해당 직무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전문성이 있는지(전공과의 관련성 / 학회 등의 활동)를 보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공대생이면서도 경영전략학회 경험이 있었던 게 좋은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Q. 학회 활동과 관련해 어떤 역량을 어필하셨던 건가요?
 
 다양한 기업들과의 프로젝트 경험보다는 학회 경험을 통해 PT 면접에서 핵심을 빠르게 짚어낼 수 있는 능력을 쌓았던 것이 입사에 도움을 주지 않았나 싶네요. 즉, 학회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업무를 잘 수행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입사에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역량 외적으로 어필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면접관 평균 연령대가 높고 최종면접에는 사장님까지 들어오셨는데 보수적인 아저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너무 밝지도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선에서 깔끔하게 보이려 한 점...?


Q. 혹시 전공 관련한 공부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제가 입사한 직무는 제 전기 전공과 꽤 연관성이 컸으나 현재 직무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전기로 이뤄지는 산업체 공정을 조금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있을 수 있겠네요.


Q.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 글을 읽는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정말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입사하기 전부터 많이 고민하고 업에 있는 선배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올바른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취업이 워낙 어렵다 보니 합격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기뻐하시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저도 이제 2년 차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입사 후에 마주하는 것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끝.
감사합니다.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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