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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에 속을 바에 가격에 속겠다.

가격학개론

당신이 작년에 산 물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3가지를 떠올려보라. 그리고 그것을 정확히 얼마에 샀는지 물어본다면 몇 개나 대답할 수 있을까?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누군가가 말한다. "제품의 품질은 오래 기억에 남아있지만 가격은 금방 잊힌다." 그 사람은 바로 Aldo Gucci. 아마 독자분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Quality is remebered long after price is forgotten.
- Aldo Gucci, 1938 -


구매시점으로부터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진다. 그리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큰돈을 들여 소비한 이 제품은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고 합리화를 한다. 이를 위해 장점들에 더욱 주목한다. 그래야 내가 합리적인 소비를 한 것이 되고, 비싼 돈을 썼지만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제품 퀄리티에 자신이 있다면, 과감하게 고가 전략을 펼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초고가' 전략이 아닌, '고가'전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팬덤이 없는 이상 초고가 전략은 힘드리라 생각된다.


나는 항상 클라이언트에게 고가 전략을 펼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특히 제품 특성상, 가격을 높게 잡아야 더 잘 팔리는 제품이 있다. 최근에 내가 맡은 프로젝트가 의료기기 제품을 예로 들어보자. 



어떤 경영컨설턴트는 그 제품을 17만 원에 팔자고 했고, 투자자들 역시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창업자였던 클라이언트는 더 높은 판매가를 원했다. 그래서 프라이스 엔지니어링 테스트를 통해 최적가를 도출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놀랍게도 24만 원으로 테스트해봤을 때 더 높은 구매전환율을 기록했다. 17만 원의 경우 구매전환율은 1.5% 정도였고 24만 원일 때 구매전환율이 2.3%까지 올라갔다. 오히려 제품이 비싸지면서 신뢰도가 생긴 것이다. 


우리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제품이기 때문에 괜히 돈을 아끼다가 문제가 생기면 곤란하다. 이런 불안을 없애줄 필요가 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이고 확실한 메시지는 가격이다. 판매자가 아무리 우리 제품이 좋다고 말해봤자 믿지 않는다. 하지만 비싼 가격표를 보면 이 제품에 좋은 원재료가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주의할 점은, 퀄리티에 자신 없으면서 가격만 높이면 더 큰 후폭풍을 맞게 될 것이란 점이다. 그러니 제품에 자신이 있을 경우에만 고가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절대 소비자가 속았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된다. 



대구 경북 기반 스타트업 텐투고

프라이스 엔지니어링 

가격전략 컨설팅 & 퍼포먼스 마케팅 & 시장조사

e. 10tog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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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priceengine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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