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여러분에겐 이 단어가 어떤 의미인가요?
안녕하세요. 커리어 컨설턴트 유캔두잇 입니다.
당신의 지금 회사생활은 어떤가요? 누군가는 적성에 맞는 일, 성과를 인정해주는 회사, 마음이 잘 맞는 동료와 즐겁게 웃으며 일하고 계실 수도 있을 거고요. 누군가는 일요일 밤부터 찾아오는 지긋지긋한 월요병을 견뎌내기, 회의 때는 상사의 눈치 왕창 보며 마음 졸였는데 승진하면 좀 나아지려나 했더니 이제는 부하 직원 눈치까지 봐야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사무실에서 숨이 제대로 쉬어지는 날들이 몇 일이 되지 않을수도 있겠습니다.
요즘은 남들 한 번쯤 다 쓴다는 사표, 나도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다음달이면 갚아야 할 카드값, 대출금, 숨만 쉬어도 빠져나가는 생활비, 혹여 지금 당신이 집안의 가장이라면 매 달 부모님께 드려야 할 용돈과 자녀 교육비까지. 현실이 참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당장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 앞으로 여기저기 나갈 돈은 많고 등골이 휘는데 하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네요. 이런 현실에서도 내 옆자리 동료는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서 더 나은 조건으로 이직을 한다는 소식을 듣거나, 해마다 승진 시기 승진 명단에서 내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에는 ‘저..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뻔 하다가 회사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거울을 보며 다시 이성을 찾고 간신히 참았던 순간들도 분명히 있지요?
'퇴사'
여러분에겐 이 단어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커리어 컨설턴트인 저에게 퇴사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1년 남짓 다녔던 회사를 퇴사한 적이 있어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것도 참 좋아하고 도전정신도 높은 데다가 새로운 환경에도 금새 잘 적응하는 성격 덕분에 어떤 조직에 몸담고 있어도 저의 퇴사 욕구는 항상 사그라들지 않더라고요. 여기보다 더 나은 곳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자꾸 다른회사를 찾아 다니며 자주 옮겨다녔습니다.
첫 회사를 1년 다니다가 퇴사를 했으니 근속 년수가 짧은 편에 속합니다. 요즘 Z세대 직장인 에게 저의 과거 얘기를 해주면 근속 3년 채우기도 얼마나 힘든데 1년 별거 아니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의아해하는 친구들도 있지만요. 10년 전 그 때만 하더라도 제 주변에 대부분 30, 40대 분들에게 직장은 ‘평생 직장’, ‘평생 직업’의 개념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습니다. 한 번 들어간 곳은 죽이되든 밥이되든 최소 10년은 버텨야 한다는 인식이 대부분 생각 기저에 깔려 있었지요. 심지어 제 이력서를 보시곤 ‘의지가 약한 사람인가요?’ 라는 질문을 면접관에게 들은 적 있었으니 회사에서 원하는 근속 년수는 확실히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첫 퇴사 이후에는 공백 기간이 2개월을 넘지 않았으니깐 직장을 금방 구해서 일을 시작한 편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20대 초중반이었으니 나이도 어렸고, 아직 사회에 때도 덜 묻은 열정이 가득한 이미지에다가, 1~2년 경력을 쌓았으니 바로 실무에 투입이 가능한 중고신입. 회사에서 딱 뽑기 좋아하는 조건을 갖춘 상태였지요. 채용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두면 하루에도 여기저기서 전화가 왔었고 저는 그중에서도 제가 원하는 회사를 골라가며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열에 여덟 이상은 합격을 했으니 생각보다 첫 퇴사의 경험은 그렇게 까지 힘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과 설렘으로 기대가 되기도 했지요. 그 때 앞으로도 또 퇴사를 하더라도 내가 능력만 갖춘다면 나를 불러주는 곳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대책없이 회사를 나오게 되면 어떤 현실이 펼쳐지는지 그 무서움을 아직 잘 몰랐었지요.
제가 앞에서 도전정신이 많은 성격이라고 말씀드렸지요? 그러다 30살 쯤 저는 무작정 서울에 올라오게 됩니다. 직장을 서울에서 구하게 되면서 지방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상경했어요. 제가 원하는 회사, 원하는 직무, 일하는 방식까지 갖춘 곳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어요. 서울에 올라가고 3개월 뒤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며 모든 회사들이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제가 몸담고 있던 스타트업은 자본력도 약했으니 외부 상황에 큰 타격을 받으며 뿌리채 흔들렸지요. 제 부서는 존폐위기에 놓였고 애초에 생각해보지 못한 직무 변경까지 되면서 회사 생활에 큰 혼란이 왔어요. 그 회사의 대표님과 제 포지션에 대한 치열한 대화를 나누었지만 감정의 골만 깊어갔고 결국 9개월 뒤 제가 제 발로 그곳을 나오게 되었어요. 공식적으로는 자발적인 퇴사를 했지만 제가 체감하기론 비자발적 퇴사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나는 그곳에서 멋진 커리어를 계획하고 싶었는데 회사의 상황과 사정이 나를 밖으로 나가라고 계속해서 떠미는 것 같았거든요. 입사와 퇴사까지 9개월 이라는 폭풍같은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저는 계획에도 없는 무작정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나오며 가장 먼저 맞닥드린 현실은 고정 수입이 끊겼다는 것이었어요. 당장 다음달 방세와 생활비를 해결해야 했고 카카오뱅크에 생활비 대출을 받았을 만큼 경제적으로 궁핍한 시기였어요. 안되겠다 싶어서 당장 일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바로 직전 회사의 1년이 채 되지 않은 어중간한 경험과 신입으로 채용하기 애매한 나이로 인해 구직시장에서 제 이력서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서울은 워낙 괜찮은 곳의 일자리 경쟁이 심하기도 했고요. ‘컨텐츠 기획’ 직무로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지만 한달동안 저를 찾아주는 곳은 아무도 없었어요. 통장에 잔고는 점점 줄어들어 가고 마음은 초조해졌지요. 혹시나 구직기간이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고 자취방에서 밥이 아닌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그 날 저는 라면을 먹으며 혼자 펑펑 울었습니다. 부정적인 마음을 다 쏟아내고 나니깐 꿈보다 현실을 지켜나가는 게 더 중요하겠다 싶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언젠가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으니깐 당장에 닥친 생계부터 해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매슬로의 욕구 이론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인간의 욕구 중 가장 아래에 있는 의식주가 해결이 되어야 가장 윗 층에 있는 자아실현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거니간요. 그 이론을 단계별로 경험하고 있으니 온몸으로 체감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저는 제 발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고 수백 번 다짐하고 결심한 과거의 일과 지긋지긋해서 떠났던 보수적이고 소통이 꽉 막힌 조직에서 일하기 위해 이력서를 넣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해온 경력과 성과를 인정받아서 빠르게 일을 구할 수는 있었어요. 그러나 마음 속으로는 엄청난 패배감이 올라왔습니다. 내가 이 걸 하려고 무작정 서울에 올라온게 아닌데 하면서요. 암담한 현실 앞에서 매일 아침 출근길이 얼마나 곤혹스럽던지요. 그 당시 새 직장 출근길에는 한강 위를 지나가는 코스가 있었는데 탁 트인 한강을 품고 있는 서울의 풍경이 저에게는 온통 회색빛에 검은 물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차라리 저 강물에 뛰어들고 싶다. 생각할 정도였으니깐요. 이런 제 속도 모른 채 입사 후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오셨는데 왜 예전과 같은 이 일을 하세요?’라고 눈치없이 질문하는 동료가 참 미웠어요.
30살 불안과 두려움으로 점철된 그 시절을 힘겹게 지나오며 그제서야 선배들이 늘 이야기 해주곤 했던 ‘직장이 정글이면 직장 밖은 총성없는 전쟁터야’라는 말의 속 뜻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회사밖에 냉정한 현실을 깨닫게 되니 정신이 바짝 차려지더라고요. 아무리 상황이 그렇다고 할지라도 내가 명색이 커리어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인데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다음 부터는 절대로 이런 일을 반복해서는 안되겠다 라고 매일 밤 적는 일기장에 아주 크게 적었지요.
인생에서 몇 번의 퇴사를 경험하고 직업을 상담해주는 업을 하는 덕분에 수많은 퇴사와 이직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며 지금은 ‘퇴사’란 곧 ‘철저한 준비’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제대로 준비없이 하는 퇴사는 경제적 궁핍함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괴로움까지 연결된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일까요?
저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약 1만명 이상의 커리어 고민과 자소서부터 면접까지 회사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나타날 수 있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나누는 일을 해왔고 이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그중에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들도 이직과 전직 문제는 혼자의 힘으로 풀어가기 쉽지 않기에 정말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옆에서 그 고민을 들어보고 응원하며 지켜봐 왔기에 이렇게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거겠지요. 앞으로도 이 글에서 여러번 이야기하겠지만 퇴사 후 직장을 옮기거나 직업을 바꾸고자 한다면 반드시 철저한 계획과 정보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준비하고 비교하여 어디론가 이동하더라도 내 마음에 딱 맞는 회사와 직업을 찾기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저는 이런 일을 하고 있으니 제 커리어를 순탄하게 척척 잘 해결해 왔을까요? 앞부분 글을 제대로 전부 읽은 독자분이시라면 이미 아실겁니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말이 있지요?’ 낮에는 자신을 찾아온 내담자를 상담해주고 밤에는 머리를 싸매며 자신의 커리어 고민을 하는 주변 동료를 정말 수도 없이 많이 봐왔어요. 저 또한 그랬구요. 커리어 컨설턴트 조차 긴 인생에서 자신의 직업적 고민은 혼자서 풀어가기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오며 나름대로 하나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건 바로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라는 사실이에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 다른 직종, 다른 회사를 다니는 다양한 분야의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직업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고 다양한 직업의 전환 사례를 들어보는 것이 중요해요. 이게 이직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나와는 다른 9 to 6를 보내고 있을 하루를 들어보며 그 안에서 나와 공통된 점을 또 타인의 이야기 속에서 영감을 발견하며 나조차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요. 글을 읽으며 표현되지 못했던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던 나의 욕구에 대한 ‘언어’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다 보면 남 앞에서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말하거나 쓸 수 있게 되고, 원하는 것에 점점 가까워지게 될 겁니다. 전에 직장(직업)이 힘들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내가 어떤 사람들과 일할 때 가장 나다울 수 있었는지, 내가 어떤 시스템 안에서 일할 때 가장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인지, 남들과 차별화된 일에서 핵심 무기가 무엇인지 파악이 된다면 나의 다음 커리어 설계도 막힘없이 하나씩 해나갈 수 있을겁니다.
제가 앞으로 발행할 글에서 20명을 인터뷰하고 그 사례를 글 곳곳에 넣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더 풍부한 사례를 통해 나 자신을 반추해보길 일과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더 넓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와 비슷한 혹은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를 이해하고 커리어 질문을 통해 나 자신과 대화하며 커리어 여정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나씩 읽고 질문에 혼자서 자문자답도 해보시고 글로 써내려가 보기도 하세요. 지금 내 앞에 있는 문제가 복잡해보이더라도 결국 내 안에 답이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실 겁니다.
우리가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고, 마음이 아프면 상담가를 찾는 것처럼 커리어 고민도 전문가에게 한 번 맡겨보시는 거 어떨까요?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온 커리어 컨설턴트에게는 분명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오며 쌓인 시간만큼 그들만의 노하우와 지혜, 이를 바탕으로 한 전략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 또한 그걸 가장 충실하게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책꽂이에서 항상 여러분의 커리어를 지켜주는 등대같은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수고스러운 직장 생활 후에 생각날 때 마다 한 챕터씩 읽고나면 마음이 해결되어지는 그런 글이 되길 바라며 기획했고 진심을 담아 글을 썼습니다.
당신의 성공적인 퇴사와 이직을 기도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