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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왈 Jan 19. 2020

이방인이 된 날

우리는 모두 별의 먼지였다 01



처음으로 이방인의 감정이 내 속 깊숙이 어퍼컷을 날렸다. 8년 전 유럽 대륙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나는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 헤매었다. 나는 불어도 네덜란드어도 할 줄 모르는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23킬로 짐가방 두 개를 낑낑대며 옮기며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행 기차를 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 매표소 직원한테 가서 쭈뼛쭈뼛 물어봤다. 그 자는 불어 같은 언어로 대답을 하는데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 자가 이번에는 영어로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 안 보이냐고 하며 무안하게 박대를 했다. 그때 그것이 훅 치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것이 너무 차가워서 울고 싶었다. 그러나 그건 내게 울 자유도 주지 않았다. 나는 어서 눈물을 참고 다음 정착지를 향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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