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 가게에 갔더니 이모가 있었다. 엄마와 이모는 매일 만난다. 매일 만나는데도 둘은 만나면 낄낄, 깔깔. 무슨 이야기들이 그들 사이에서 마를 새 없이 솟아나는지. <계속 보니까 더 할 말이 많아지는 거야> 이모는 내게 말해주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는 큰 덩어리의 이야기를 하니까> 그의 둘레를 핥기에도 시간은 벅차다. <엄마와는 어제 했던 이야기가 오늘로 이어져> 이야기는 그의 속을 파고든다. <이제 네가 지난주에 무엇 때문에 바빴고, 어제는 무엇을 했고, 오늘은 어디에 갔다는 소식 속속들이 엄마의 입을 통해 이모에게 전해지고 있어> 그녀들의 대화 안에서 미세한 일상들은 더욱 세밀한 부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아차. 서로가 만나지 못한 시간, 새로운 사건이 나와 그 사이에 일어날 틈을 주어야 한다고 여겼던 나였다. 그녀들은 사건을 기다리기보다 그 시간에 함께 이야기를 발견한다. 그건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