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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츄럴본킬러 Sep 03. 2019

배송 업체와 상생하기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내 일이 잖아요?


 지금 같이 일을 하는 E 업체는 나 같은  구매 대행을 하거나  글로벌 셀러로 활동하는 판매자들을 위한 커뮤니티에 입점을 한 업체이다. 너무 많은 배송 업체가 있기도 하고 처음에는 부피니 중량이니 이런 말도 이해가 어렵고 후보 업체들의 요율을 비교하고 견적을 내는 것은 더 어렵다. 그래서  입점 업체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초보 셀러들에겐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입점을 시키는 기준 또한 초보 사업자들을 입장을 배려할 수 있는 업체들이 선정 기준에 부합할 것이다.


 입점 업체의 게시판에는 회원들이 칭찬하는 글을 포스팅하는 경우기 드물다. 감사하고 있지만은 대부분의 경우에 바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컴플레인을 하는 글들은 종종 포스팅이 된다. 배송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 분한 마음을 어디다 하소연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도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분노의 포스팅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문제는 첫 주문부터 발생했었다. 참을 수 없이 화가 난 시점이 6개월 정도 지났었을 뿐.

신생 업체라 각인이 크게 안되어서 그런지 배송 체크가 안되었고 나는  거진 한 달 만에 물건을 받았다. 고객이 지인이었기에 망정이지, 일반 고객이었으면 당장 환불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 한 달을 얼마나 불편하게 그리고 무기력하게 기다리고 있었는지. 그때는 사업 초기라 주문 한건 처리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마진을 따질 입장도, 그럴 시간도 없었고, 세컨드 잡이니까  투자하는 시간이 적으니 스스로 진행도 더디었다. 어떻게 물어보고 요구할지도 어려운 때였다.

오 마이 갓! 심해도 너무 심한 '정보의 홍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쨌든 2년이 지난 지금, 결론을 말하자면 모두가 욕하는 이 업체와 나는 너무나 일을 잘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이 업체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글이 많다. 칭찬을 하는 포스팅은 단 한 개이고 그 하나는 내가 작성한 것이다. 복잡했던 일 한건을 처리하는  마지막 날 감사하는 의미로 글을 하나 포스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전에 컴플레인하는 글을 2개를 포스팅했었고  내 기억에 나는 

"직원 교육 잘 시켜라." "지금 제대로 엿 먹여보라는 거냐?" " 쫓아내려면 쫓아내!"

라는 식의 격노한 글을 포스팅했다. 담당 이사가 전화 와서 제발 글 좀 내려달라고 이야기했었을 만큼 분노의 포스팅이었다.  배송 업체와 나, 모두가 고생했던 건이었기에 나에게 몇 번이나 정산내역서를 보내느라 야근 중인 업체 직원에게 마지막 내역서를 컨펌해주면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나의 글이 일을 하시는 데 있어 작은 격려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감사의 마음이 나에게도 전해졌었고.

모두가 칭찬하는 업체보다 나에게 잘해주는 업체라면 욕을 하든 말든 나는 큰 상관이 없다. 모두가 만족하는 업체가 존재하기는 할까?   

                                                                    

 비결이라면, 상대는 나의 협력업체이지 내 부하직원이 아니고 내가 오더를 내리거나 절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면 된다. 대개 컴플레인을 작성하는 분들을 보면

‘응대가 느리다’ ‘배송이 느리다’ ‘환불이 늦다’ ‘교환이 잘 안된다’ 등등 여러 가지이다. 스트레스받는 일이지만 어떤 배송 업체를 이용하더라도 있을 수가 있다. 나도 타 업체를  찾아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응대가 좋다고 하여 이용을 몇 번 해보아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문제였다. 혹자는 너무 자주 문제가 생긴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주문건이 많을수록 복잡한 주문서가 많고 나눔 배송이 많을수록 실수도 많아졌다. 그들도 사람이기에. 나의 주문은 100개지만 그들이 처리하는 주문은 수백 개가 될 수도 있기에. 물론 이런 사정까지 어떻게 생각하냐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배송 업체의 업무이기에. 그러나  여기까지 이해하지 않더라도,  우선 내 고객의 물건은 내가 1차적인 책임이 있는 판매자기에 해외 배송이나 통관 전반의 업무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오배송이나 누락의 문제는 줄어들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위해 해주는 일이 아니라 "내"가 "내 고객"의 물건을 챙기는 것이다. 배송대행지에 주문서를 썼으니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배송 프로세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굉장히 다양하며, 나의 회사 물건만 다루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일들과 맞물리면 처리가 늦을 수밖에.

 최근에 이런 오배송이나 누락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 담당자들과  비교적 친밀한 사이가 된 이유일 것이다. 한참 예민한 시기에는 내 목소리만 들어도 상대 직원의 침이 꼴깍 넘어가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매일 전화를 하는데 그때마다 비난과 원망만 가득하다면  나의 존재 자체가 부담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라 판단해,   약간 협박? 에 가까울 정도로 요구를 한 것도 맞지만, 나는 우선 내 태도를 먼저 바꾸기로  결심했다. 날 선 비판과 원망 대신 나는 감사와 부탁이라는 차 선택을 택했다. 어릴 때 읽은 동화처럼  나의 바랍보다 햇빛이 그들의 외투를 벗길 수 있기를 바라며.


바랍보다는 햇님이 좋을 때가 있어요!



 거짓말 같이 모든 일이 매끄럽게 진행이 되었다. 원칙적으로 안 되는 일도 미국 지점에 부탁해서 해 주었고 지금은 통관에 약간 문제가 있거나  주문서 오류가 있는 부분도 바로 전화가 오거나 심지어 알아서 수정해서 처리를 해주시기도 한다. 우리는 파트너이며 공생하고 상생하는 관계이다.  서로 조금씩 이해하며 손발을 맞춘다면 그렇게 불평할 일도 비난할 일도 없다. 오히려 서로 감사할 일이 많다.  협력 업체 중에 업체를 변경할 만큼 업무 처리가 별로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태도와 관계의 수정이 명관을 만들 수도 있다.



 늘 저희 회사 일을 잘 봐주셨죠.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물건은 단골 고객에게 아주 중요한 물건이니 무사히 통관해서 배송될 수 있게 협조해 주셨으면 합니다. 언제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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