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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쿼이아 Jun 23. 2023

빌런의도시학13-할렘(Harlem)

할렘( Harlem)


할렘(Harlem)은 미국 뉴욕 시 맨해튼 북부 미국 최대의 흑인 거주지구이다. 센트럴파크 북쪽 116번가에서 155번가에 걸쳐 있다. 빈민가 혹은 흑인 빈민가를 지칭하는 대명사로도 사용된다. 1658년 뉴네덜란드의 총독 페터 스토이베산트가 네덜란드의 도시 하를럼을 따서 이름을 지어 정착지를 설립한 것이 기초이다. 할렘은 19세기까지 주로 유대인과 이탈리아계 미국인이 거주했지만, 1910년에서 1970년 사이 600만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남부 시골지역의 차별로부터 벗어나 북부와 서부로 대이동(Great Migration or Black Migration)하면서 흑인 거주지역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할렘으로 이주한 흑인들은 1930년 대공황 동안 집단적 실직과 탈산업화의 가속으로 빈곤율과 범죄율이 크게 증가하게 되었다. 

영화 ‘아메리칸 갱스터’는 할렘의 마약왕이었던 프랭크 루커스를 다룬 영화로 당시 대낮에 살인을 해도 주민들이 묵인하는 모습을 통해 지역적 고립과 커뮤니티의 결속, 빌런들의 온상이었던 할렘의 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부르스 윌리스가 주연했던 ‘다이하드3’에서 존 맥클레인이 ‘I hate Niggers’ 라는 팻말을 들고 홀로 할렘을 거닐었을때 제우스(사무엘 잭슨)가 아이들에게 ‘저 사람 죽기전에 빨리 경찰 오라고 해’라고 말한 것을 보면 영화가 나온 1995년 만 해도 할렘의 악명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영화 '다이하드3' 중에서 맥클레인이 '흑인이 싫어요'라는 팻말을 들고 위험에 노출된 장면


영화 '다이하드3' 중에서 맥클레인의 위험을 바로 감지한 제우스(사무엘 잭슨)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모티브가 되었던 나쁜영화 '아메리칸 갱스터' 는 할렘의 범죄공간화를 잘 보여준다


할렘도 여느 게토와 같이 낮은 교육수준, 경제적 빈곤, 갱단, 마약 문제로 오랜기간 도시내 빌런들의 공간으로 낙인찍혔지만, 점차 외부로 인구가 유출되면서 공동화의 수순을 밟게 되었다. 어두움이 깊어지고 거주가 힘들어지면 인구는 줄고, 도시는 텅텅비게 되고, 토지가는 떨어지게 된다. 정부와 자본은 이런 틈을 놓치지 않는다. 낮은 토지가를 바탕으로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속화된다. 

무분별한 젠트리피케이션은 기존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무시하고, 특색을 사라지게 하는 특징이 있다. 뉴욕시와 할렘 원주민은 최근까지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와 지가상승의 문제를 막기 위해 개발업자를 규제하는 법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집단적 이주와 고립된 주거는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할렘 르네상스’라는 말은 1920년대 부터 할렘의 흑인 음악, 미술, 쇼 등 문화예술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다양한 음악가와 작가, 공연등 볼거리가 많은 할렘은 21세기 들어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면서 자본이 유입되고 대중적인 장소로 다시 각광받게 된다.

친숙한 분위기의 재즈 클럽, 소울 푸드 레스토랑, 흑인 문화 유산으로 오랫동안 알려진 할렘은 다양한 현지인과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트렌디한 레스토랑, 스타일리시한 클럽, 세련된 바가 활기가 넘치는 나이트라이프를 만들어 낸다. 이곳에는 다양한 19세기 브라운 스톤 건물과 현대식 고층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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