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시대의 노동자들의 도시
산업혁명은 전통적 빌런(Villain)이었던 농노들이 돈을 벌기위해 도시로 대규모 이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도시의 공장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적은 보수, 과밀의 주거환경에서 농노들과 큰 차이없는 빌런의 삶을 계승하게 된다. 산업혁명은 사회적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중산층 부르조아 계층과 노동자 간의 계층분화와 소득분화가 크게 벌어지게 된다.
산업화에 따른 계층분화는 도시공간 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들은 도시내 빈 집을 찾아 거주하기도 하지만, 주로 기존 중심지 외곽의 변두리 지역에 모여살았다. 대부분의 주택공급은 노동자의 임금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주택의 질은 매우 낮은 편이며, 밀도는 매우 높았다.
노동자들의 도시는 높은 밀도와 좁은 공간으로 거리에 쓰레기와 오수, 오물이 난무했고, 주택의 난개발로 도시기반시설에 의한 상수, 하수처리 등 주거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시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었다. 인근 공장의 매연과 폐기물들은 도시 노동자들의 위생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게되었지만, 도시로 몰려드는 노동자들의 주택공급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었으며, 도시 외곽의 확장과 농촌의 잠식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엘겔스는 멘체스터 교외 노동자 집단 취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높은 공장, 건물로 덮인 높은 벽면, 성토에 의해 둘러싸인 상당히 낮은 토지에 보통 두 채씩 뒷면을 벽으로 마주하게 한 2백채씩의 두 주거군이 통합을 이루며 이 곳에 약 4천명이 살고 있다. 주거는 낡고 불결하며 상당히 작다. 길은 불규칙하고 구멍투성이로 일부는 포장되어 있지 않고 하수구도 없다. 메스꺼운 오물이나 쓰레기, 진흙이 도처에 최적되어 있으며 웅덩이가 없어지지 않아 이곳의 분위기는 이들이 발산하는 악취와 수많은 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연기로 어둡고 답답하다. 누더기를 걸친 여자나 어린이들이 마치 잿더미 위나 웅덩이 속에서 꿈틀대는 돼지와 같이 더러워져서 이쪽 저쪽을 헤매며 다니고 있다.”
1830년경 콜레라가 전 유럽을 강타했을때 대도시 노동자 취락을 중심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권력자들은 도시의 존속을 위해 도시의 위생환경을 개선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무분별한 도시빌런의 확장은 근대도시계획의 태동을 촉발하였는데, 유토피아적 도시, 빌런의 무질서함을 해결하고자 하는 영웅주의적 계획도시가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풍경은 산업혁명시기의 노동자 집단주거지역만의 모습은 아니다.
현재 세계의 많은 도시에서도 이와같은 환경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