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은 알아요, Lili Marleen"

오래된 흑백영화 <뉘른베르크의 재판>을 보다가

by 정지현

“독일 병사가 애인을 잃게 될 거라는 걸 알아요.

자기 목숨도.

매일 밤 가로등이 켜 있어요.

가로등은 알아요.

그 계단을

당신이 또 어떻게 걷는지를

매일 밤, 켜 있었지만 오랫동안 잊어버렸어요.

내가 죽으면

당신 곁에 누가 있을까.

그 가로등 아래

당신과 함께

Lili Marleen”


술집에서 Lili Marleen 노래가 흘러나온다.

무너진 뉘른베르크 시내의 밤길을 걸으며

2차 대전 당시 Lili Marleen을 직접 불렀던

마를린 디트리히가

스펜서 트레이시에게 독백처럼 들려주는

Lili marleen.


오래된 흑백영화 <뉘른베르크의 재판>의

이 장면을 보다가

엉뚱하게


그래..

골목은 기억하겠지

한낮 맑게 튕기던 웃음소리

전봇대 노란 불빛 아래 흔들리던 밤

컹컹 짖던 길모퉁이 집의 개소리

잠시 들렀다 떠나는 이방인의 뒷모습까지.




2017@la_hab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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