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나의 일박 일지> 기획의도

기록해야 기억한다

by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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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야생!로~드 버라이어티! 우리가 누구?"

"1바악~ 2일!!”



photo by 전명진

이 멘트를 수백 번 쓰고 수천 번 들었습니다.

<1박 2일> 시즌 1과 시즌 2를 졸업하고

10년 후 다시 시즌 4로 돌아가려고 할 때

누군가는

“한 번 다녀왔잖아. 군대를 왜 또 가려고 해?”

만류했는데. 재입대를 한 이유는...

<1박 2일>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삼십 대와 다르게

마흔이 넘어 현장을 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출산할 때도 아이를 웃으며 만나고 싶어서

실핏줄이 다 터지는 순간에도 울지 않았는데.

<1박 2일> 덕분에 참 많이 울었습니다.

기뻐서. 예뻐서. 웃겨서. 아파서. 졸려서. 지쳐서.

배고파서. 집에 가고 싶어서...

그렇게 다시 2년 4개월 복무를 마치고

2024년 7월,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시절에는 ‘차마 하지 못한 말’에서 시작됐습니다.

일박 작가라고 하면,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들...


게임에서 지면 진짜 밥 안 줘요?

야외취침 걸리면 진짜 밖에서 자요?

까나리카노 먹어봤어요?

우리나라에서 어디가 제일 좋아요?

김종민은 진짜 어리바리해요? 연기 아니에요?

멤버 중에 누가 제일 잘생겼어요? 누가 제일 힘들게 해요?


그때는 할말하않... 그러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두 번 다시 돌아가지 않을 뻔뻔함으로 털어놓으려고 합니다.

아니, 이제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어요.


솔직히 지난 1년 동안은 떠올리기도 싫었습니다.

생각하면 힘든 기억만 몰려와서

돌아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거든요.

그러나 여전히 <1박 2일>은 제가 가장 애정하는 방송입니다.


어쩌다 보니 이 프로그램을 하며 저의 20대, 30대, 40대를 보냈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고, 전국에 의미 없는 장소가 없습니다.

세 시즌에 걸쳐, 100명이 넘는 식구들과, 100번도 넘게 떠난 여행...


어떤 결과가 나빴다면 경험이고, 좋았다면 추억이라던데.

돌아보니 힘든 것보다 좋은 추억이 많아서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기록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붕 없는 곳에서 야생 정신으로 버텼던 날들.

힘든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즐겨준 고마운 멤버들.

그들이 빛날 수 있도록 카메라 밖에서 고생하는 스태프들.

일박의 자랑스러운 역사! 김종민 오빠처럼

19년 동안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식구들이 많은데.

저는 그들이야말로 진짜 1박 2일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지만

시즌 1, 시즌 2, 시즌 4까지 세 시즌 통합! 잊지 못할 장소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특별한 사람들까지...


모두 잊지 않기 위해

<나의 일박 일지> 기록을 시작합니다.



새로운 에피소드는 '1박 2일 촬영을 떠나던'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어디로 떠날지 모르는 복불복 여행! 함께해 주세요~^^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