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문장 필사 50기 초대.
처음에는 그저 한 문장이었습니다. 잘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잘 살아보고 싶어서 또박또박 옮겨 적던 한 줄의 문장. 필사하는 동안 마음은 차분해지고, 흔들리던 하루가 조금씩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따스한 문장 필사방이 어느덧 2000일을 넘겼습니다.
2000일이면 계절이 여러 번 피고 지는 시간입니다. 벚꽃이 흩날리고, 무더위와 싸우며, 담소를 나누었던 가을과 겨울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던 시간들 속에서 문장 앞에 앉았습니다. 기쁜 날에도, 이유 없이 마음이 젖던 날에도,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찾아오던 날에도 좋은 문장들은 그 자리에 있었고, 그 문장을 매개로 서로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약 천여 개의 문장과 질문이 쌓였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쌓인 것은 문장보다 사람이었습니다. 보석보다 깊은 마음을 지닌 문우들. 서로의 하루를 묻고, 짧은 댓글 하나에도 온기를 담아 건네며 우리는 천천히 연결되었습니다. 누군가는 필사를 하며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났고, 누군가는 잊고 있던 꿈의 이름을 불렀으며, 누군가는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또렷하게 적어 내려갔습니다.
문장을 옮겨 적는 일은 결국 나를 다시 써 내려가는 일이라는 것을 저는 따스방에서 배웠지요. 빠르게 소비되는 말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느리게 읽고, 천천히 생각하며, 정직하게 쓰는 시간을 지켜왔습니다. 그 조용한 반복이 모여 2000일이라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함께 지켜준 따스방 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꾸준함이 이 방의 온도였고, 그 진심이 이곳의 빛이었습니다. 혼자였다면 결코 건너지 못했을 시간들을 우리는 함께 건너왔으니 앞으로 3000일, 4000일도 기록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49기 모임을 마무리하면서 2000일 이벤트로 ‘따·스·방’ 삼행시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말들 속에 이 공간의 온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답니다.
E님은 이렇게 적어주셨습니다.
따: 따스한 것이 더욱 간절한 요즘
스: 스윽~의자를 당겨 허리를 세우고 사각사각 필사를 하십시오
방: 방문을 열어 환기하듯 마음을 새 기운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C님은 조용히 안아주듯 말씀해 주셨지요.
따 : 따가운 시선에 마음을 다쳤을 때
스 : 쓰라린 상처에 위로가 필요할 때
방 : 방안 가득 채운 온기로 당신의 마음을 가만히 안아줄게요.
S님은 웃음기를 담아 이렇게 남겨주셨어요.
따 : 따스방은요 일단 따듯해서 좋고요
스 : 스스럼없이 어울릴 공간이라 편해요 심지어
방 : 방정맞게 굴어도 다 받아주는 home sweet home입니다 헷
M님은 필사를 이렇게 비유해 주셨습니다.
따: 따뜻한 햇빛이
스: 쓰디쓴 일상을 덮어주는
방: 방탄조끼처럼 든든한 시간.
L님은 짧지만 깊게 남겨주셨습니다.
따 : 따숩고
스 : 스위트한
방 : 방장님, 2천 일 축하드리고, 감사합니다.
V님은 늘 유쾌하게 힘을 보태주셨지요.
따 : 따스방 2000일을 축하드립니다.
스 : 스마트하면서도 인정 깊은 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 즐거웠습니다.
방 : 방장님 덕분이겠죠? 방장님! 20000일까지 이어가 주세요. 54년 가능하시죠?!!! 따스방이여 영원하라~~~
H님은 문장을 이렇게 펼쳐주셨습니다.
따 :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스 : 스치는 바람과 함께, 이 가슴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문장을 기록하며
방 : 방전된 머릿속을 다시 끌어올려. 또 우리들은 하나로 열린 마음의 창문같이!
K님은 온돌방을 떠올려 주셨고요.
따 : 따끈따끈 2026년 따쓰방이 2000일이라니!!!
스 : 쓰는 사람들의 온돌방이 된 이유는
방 : 방장의 온기와 회원의 에너지가 군불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S님은 봄처럼 다가와 주셨습니다.
따 : 따사로운 봄이
스 : 스르륵 소리 없이
방 : 방방곡곡 찾아오듯 따스방에서 따스님들이 기다려요
이천일의 사랑과 성실의 시간들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리고 W님은 이렇게 남겨주셨습니다.
따 : 따뜻한 온기는 나그네 옷
스: 스스로 벗게 했죠.
방: 방방곡곡 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곳이 더 강자. 축하드립니다. 2000일
삼행시를 읽으며 제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2000일 동안 우리가 만든 것은 ‘방’이 아니라 ‘온기’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온기는 제 것이 아니라, 함께한 문우들 각자의 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함이 차올랐습니다. 천여 개의 문장과 질문을 쌓아오며 우리는 서로를 필사해 왔는지도 몰라요. 그렇게 서로를 조금씩 닮아왔다고 생각합니다.
2026년 새해 따스방은 50기를 맞이합니다. 50이라는 숫자는 마침표가 아니라 또 하나의 쉼표입니다. 다시 의자를 당겨 앉고, 허리를 세우고, 한 문장을 또박또박 적을 시간입니다. 새해 새 마음으로 좋은 루틴을 만들고 싶으시다면 혹은 지금 마음이 조금 지쳐 있거나 한 문장이라도 붙들고 싶다면, 이 온돌방으로 오세요. 잘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깊지 않아도 좋아요. 함께 쓰겠다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2000일의 사랑과 성실 위에, 따스방 다시 시작합니다. 당신의 한 문장이 조용히 놓이기를 기다립니다.
'따스(th)한 문장' 50기는 4주 (20일, 주말 제외) 동안 진행합니다.
한 달 동안 매일 따쓰(따라 쓰기)를 합니다.
친필, 타이핑, 캘리그래피, sns 모두 가능합니다.
단톡방에 따스를 공유합니다.
운영자가 제시한 질문에 답해봅니다.
50기 모집 - 2월 22일(일)까지 모집
모임 기간 - 2월 23일(월) ~ 3월 20일(금), 주말 제외
<연락처를 정확히 작성해주세요. 모임 시작 전 날, 필사방으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