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 AI 활용하기

요즘 ChatGPT와 같은 AI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AI를 경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면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ChatGPT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것도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는데 그때마다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여행 일정을 세우는 것과 같은 개인적인 일에도 활용하지만 연구자로서도 그 활용도가 높습니다.

오늘은 제 짧은 경험에 비추어 ChatGPT를 연구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나누려고 합니다.

1. 연구 설계:

아직까지 ChatGPT의 경우 가장 최신 정보를 기반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reference도 아직은 정확하진 않은 느낌입니다. 계속 개선되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문헌조사에 활용도는 아직까지는 낮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우선, 양적 연구.

연구 대상과 연구 질문을 상세하게 작성하고 연구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어떤 디자인이 적절할지, 적절한 표본수는 얼마 정도일지 물어보면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질적 연구.

질적 연구는 완전히 탐색적이고 귀납적으로 설계할 수도 있지만 기존의 이론적인 프레임워크나 모델에 기반해 연역적으로 연구를 설계 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답하고자 하는 연구 질문에 가장 적절한 이론적인 프레임워크나 모델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적절한 프레임워크 모델을 추천해주고 각각의 특징을 알려주고 심지어 반구조화된 인터뷰 문항도 추천해줍니다.

다만, 유의할 점은 이걸 유일한 정보로 활용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얻되 다른 믿을만한 전문가나 문헌을 통해 교차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어떠한 프레임워크나 모델을 추천받았다면 그 프레임워크나 모델이 처음으로 고안되고 개발된 기념비적인 논문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논문을 찾아서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해당 프레임워크나 모델이 개발되고 활용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결과 분석

양적 연구:

일반적으로 통계분석의 경우 독립변수, 종속변수의 속성 (연속 변수, 이항 변수 등), 샘플 수 등에 따라 가능한 분석이 정해질 때가 많습니다.

내가 수집하고자 하는 데이터 혹은 연구 설계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이에 적절한 분석방법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잘 알려줍니다. 사용하는 통계 프로그램(R, Stata, SAS 등)에 맞게 코드도 알려줍니다.

궁금한 내용을 추가로 더 물어보면 과외선생님처럼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하지만 과외비는 무료)

질적 연구:

최근엔 질적연구 소프트웨어에도 AI기능이 추가되는 추세입니다. 제가 주로 활용하는 MAXQDA의 경우 AI 기능을 통해 선택한 코드와 특정 전사본(transcript)을 선택하면 해당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줍니다.

질적 연구의 경우 연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임의로 선택해 보고할 위험이 있는데 AI가 요약한 내용과 비교해보는 것도 연구과정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연구 결과 보고 - 논문 쓰기

재료 자체가 신선하지 않다면 좋은 요리를 만들기 힘들겠지만, 좋은 재료가 있다고 해도 요리사가 경험이 없다면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내기 힘듭니다.

연구도 그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결과가 재료라면 솜씨좋은 연구자는 그 재료를 가지고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냅니다.

연구의 영향력을 높히고 최대한 많은 대상에게 연구결과를 공유하기 위해서 보통 연구 결과는 영어로 작성하게 되는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에게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때 ChatGPT를 활용하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한국어로 나는 이러이러한 말을 하고 싶은데 이걸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면 되는지, 어떤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맥락에서 사용하면 되는지 물어보면 잘 알려줍니다.

그 외 영어 공부나 다른 언어를 공부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ChatGPT 앱에서 말하기 기능을 활용하고 여러 상황을 가정해 영어 회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나 곧 면접이 있는데 나랑 같이 연습해줘” 라고 하고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함께 연습할 수 있습니다.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등 주요한 언어를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언어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내가 쓴 문장을 고쳐주고 피드백을 달라고 할 수도 있고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발음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4. 기타 - 추천서 등 정형화된 글 쓰기

교수들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는 아마 추천서 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과 상황과 문맥에 맞게 작성해야하기 때문에 완전히 복사 붙여넣기를 할 수도 없습니다.

ChatGPT에 bullet point로 추천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떤 상황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시나리오 및 대상을 제공하면 추천서를 잘 작성해줍니다.

그걸 바탕으로 작성하면 처음부터 작성하는 것보단 훨씬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영어로 컴플레인 이메일 보내기 등 잘 써야하지만 쓰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기 귀찮고 시간이 아까운 것들에 이 도구를 활용하면 중요한 것에 쓸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꽤 오랜 시간 ChatGPT를 비롯한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정말 활용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어떤 기술이든 비슷하겠지만, AI 또한 양날의 검입니다.

지혜롭게, 그리고 분별력을 가지고 잘 활용한다면, 여러 분야에서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고 보다 생산적인 연구활동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