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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에서 생(生)과 극(剋)의 의미

by 은한

사주팔자에 극(剋)이 드러나 있거나 운에서 극(剋)이 들어오거나, 혹은 궁합에 극(剋)이 있을 경우 무조건 안 좋게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극(剋)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고 불길한 걸까?


그렇지 않다.


오행의 생(生)은 연속하는 '자연'스러운 관계라면

오행의 극(剋)은 동떨어진 '인위'적인 관계일 뿐이다.

(생은 운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반영되지만, 극은 운에 대한 인위적인 해석을 전제한다)


오행의 생은 생하는 자가 생받는 자를 낳아주고, 길러주고, 밀어주는 작용을 한다면

오행의 극은 극하는 자가 극받는 자를 통제하고, 장악하고, 활용하는 작용을 한다.


생도 그 자체로 길(吉)하거나 선(善)한 작용이 아니고,

극도 그 자체로 흉(凶)하거나 악(惡)한 작용이 아니다.


생도 경우에 따라 결과적으로 악하게 작용할 수 있고,

극도 경우에 따라 결과적으로 선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부드럽게 진행되는 게 생이고

인위적으로 갑작스럽게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게 극이다.


따라서 당장 문제될 소지가 적어 보이는 게 생이고, 그럴 소지가 많아 보이는 게 극이긴 하다.

그러나 '당장' 그렇게 '보일' 소지에 길흉을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할 수 있다.


생과 극을 다시 음양으로 나누면

생은 어머니의 여성성, 극은 아버지의 남성성을 상징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육친을 따질 때 일간을 생하는 인성을 어머니, 일간이 극하는 재성을 아버지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서 선악과 우열을 따질 수 없다.

둘 다 각각의 역할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십성으로 따지면

생은 생하는 자와 생받는 자의 상대 관계는 인식(인성과 식상)으로 이루어진다.

(생하는 자는 생받는 자를 식상으로 보고, 생받는 자는 생하는 자를 인성으로 본다는 것)

극은 극하는 자와 극받는 자의 상대 관계가 재관(재성과 관성)으로 이루어진다.

(극하는 자는 극받는 자를 재성으로 보고, 극받는 자는 극하는 자를 관성으로 본다는 것)


재관의 관계로 이루어진 극의 작용을 다음과 같이 풀이해 볼 수 있다.

1)현실적인 활용

2)인위적인 응용

3)사회적인 적용

4)장기적인 목적

5)강제적인 변화


그것이 <비겁 - 극 - 재성>이든,

<재성 - 극 - 인성>이든,

<인성 - 극 - 식상>이든,

<식상 - 극 - 관성>이든,

<관성 - 극 - 비겁>이든 말이다.


그러니 사주에 극이 있다고 해서, 운에서 극이 온다고 해서 미리부터 그 '결과'를 짐작해서 겁먹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과정'을 살아가면서 생에 비해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경계할 필요는 있겠지만 말이다.



ps. 극을 무조건 불길하게 묘사하는 명리학 책이 많아서 쓰게 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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