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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n Jul 01. 2022

뉴욕; 사내 이직 인터뷰 후기

24시간 안에 Thank You 메일 보내기

이직을 준비한 지 3개월이 되어간다. 이력서를 수정해서 관심 있는 포지션이나 가고 싶은 부서에 지원을 했는데 별 응답이 없는 상태였다. 회사 구인난에 올라온 포지션이 뉴욕 안에서만 500개가 넘는데 여기서 갈 곳도 오라는 곳도 마땅치 않다니 조금 의기소침해지는 날들이다.


현시점에서 회사에서 우선순위로 인재를 뽑는 분야는 Risk & Control 분야와 Analytics 분야 -  이 두 분야는 꼼꼼하고 성실함이 있으면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동양인 특히 한국인들도 많이 포진하고 있다. 이직자 입장에서 어쩌면 고용시장이 원하는 분야로 취직을 하는 것이 빨리 이직이 되는 방법이겠지만 딱히 내가 즐길 수 없는 일에 하루 그리고 내 인생을 투자하고 싶지 않다. 그러고 보니 내가 왜 이직을 하려는 거지? 분명히 해 봐야겠다.


Citi Global Logo   출처: Citi 공식 인스타그램



이직을 하려는 이유:


1. 일 잘하기로 평판이 나 있는 상사와 일 해보고 싶어서 지금 팀에 들어왔는데 그 상사가 다른 부서로 간다고 한다..(으악..)    

   

2. 내 업무도 하고, 같은 부서의 다른 팀의 프로젝트에도 꾸준히 참여했는별히 재밌다고 느낀 업무가 없다.  

  

3.  지금 일하는 부서원들과 관계도 좋고, 부서 담당자도 나를 동료로 인정해 주는 것 같고, 이제 사람을 얻었으니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이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4. 3분기 후반 경기 침체 공식 발표를 앞두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내가 어떤 방향으로 쓸려 가게 될지 불투명하다. 쓸려가길 기다리기보다 주체적으로 내 자리를 찾아서 가야 하는 게 아닐까......


5. 금융업무 하드웨어가 Digital Asset, AI, Analytics 가 주도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고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업무를 찾거나 이 기계를 만들어내는 업무를 하지 않는 이상 장기적으로 회사 생활이 위태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Citibank CFO: Mark Mason  연설장면  출처: Citi 공식 인스타그램


이런 여러 가지 생각 중, 오늘 회사 내 신용카드 개발영업 부서에서 5월 초에 내가 낸 이력서를 보고 인터뷰를 보자고 연락 왔다. 음... 지원은 했지만 더 이상 끌리지 않았다...... 인터뷰 기회가 주어진 만큼 일단 열심히 준비해서 인터뷰를 봤다.




Zoom으로 하게 된 사내 인터뷰 -  채용 담당자는 비디오를 켜지 않아 얼굴을 알 수 없었지만 나는 비디오를 켜고... 검은 스크린 정면을 바라보고 내 앞에 사람이 있는 듯 인터뷰를 봤다. 니저는 시카코에서 근무하고 뉴욕 본사에 팀원들이 있다고 했다.  이 포지션 주 업무는 나이키, Expedia, Etsy, Tiffany 등과 같은 E-Commerce 회사들과 제휴하여 회사들의 지불 은행이 되도록 영업하는 것. 예를 들어, 시티은행 신용카드를 이 회사들이 법인 카드로 사용하도록 제휴하거나, 소비자들이 발급받는 Store Credit Card 와 연결되는 주 거래 은행이 시티은행으로 지정되는 것,  또는 이 회사들 경영에 필요한 금융업무 주거래 은행이 시티은행이 되도록 계약하는 등 일종의 기업 간 (B2B)의 영업직이다.  협력관계 유지를 위해 고객사 (나이키, Tiffany 등)가 개최하는 기업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반대로 고객사들을 은행 본사로 초대해 설명회를 가지는 등 여러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선택이 생기는 포지션이다.


나는

이 영업직으로 옮겨가서

무엇을 얻고자 함일까?


실적을 올려서 얻는 성취감?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 기여했다는 자부심?

연봉 인상?

딱히 스스로에게 자신감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인터뷰를 무난히 마치고 채용담당자에게 오늘 시간을 내줘서 고맙다는 인사 (Thank You)를 메일로 전달했다. 딱히 긍정적인 회신이 올 것 같지 않았지만, 일단 인터뷰에 최선을 다해 임했고 좋은 연습을 한 것 같아 이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한번에 되면 인생이 아니지~~





Citi 2022 Investor Day Logo 출처: Citi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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