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회사 사람들은 왜 덜 흔들리는가
팀에 ‘Mr. Calm’이라 별명을 가진 미국인 동료가 있다.
매니저의 감정이 오르내리는 회의에서도
일정이 뒤집히는 이메일 속에서도
그는 늘 같은 속도로 말하고,
같은 표정으로 일한다.
처음엔 타고난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무던하거나,
둔감하거나,
아니면 회사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라고.
어느 날 커피챗에서
어떻게 그렇게 평정심을 유지하냐고
비결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단순하고 건조했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은
이미 해결책이 있거나,
윗사람들이 다 겪어본 패턴이에요.
우리가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리스크만 커집니다.
문제 해결 액션 취하고, 흘러가도록 두면 됩니다.”
짧고 단순한 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그때 깨달았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상당수는
‘처음 겪는 비극’이 아니라
조직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반복된 시나리오일 뿐이다.
일정이 밀리고,
책임이 애매해지고,
회의에서 불편한 질문이 날아오는 일들.
그 자체는 비즈니스의 과정일 뿐 문제가 아니다.
'저 말은 나를 무시하는 걸까?'
'이 실수가 내 고과에 치명적일까?'
'지금 가만히 있으면 무능해 보일까?'
이 질문들이 모두 '나'로 시작한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는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반면 Mr. Calm은
모든 상황을 한 발 떨어져서 본다.
이건 구조의 문제인지,
사람의 문제인지
지금 필요한 건 감정인지,
액션인지
그 구분이 명확하다. 그래서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감정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아예 감정을 끼워 넣지 않는다.
관점이 달라지면
목소리 톤도,
이메일의 문장도,
회의에서의 표정도 달라진다.
흥분하지 않는 사람은
상황을 키우지 않을 거라는 신호를 준다.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 사람은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거라는 인상을 남긴다.
그래서 중요한 순간에
일이 그 사람에게 간다.
능력이 압도적이어서가 아니라
안전하게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Mr. Calm에게 상황은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조정의 대상이다.
공격이 아니라 피드백이고,
위기가 아니라 다음 액션을 정리하라는 신호일뿐이다.
그날 이후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나 던지기 시작했다.
“지금 이 상황을
10년 차의 시선으로 보면 어떤 장면일까?”
이 질문 하나로
회사에서 흔들리는 사람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단지 상황을 너무 가까이서
너무 뜨겁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거리를 두면
넘어질 일도,
상처로 남을 일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늘 회사에서 무언가에 흔들렸다면
이 질문 하나만 남겨두자.
“지금 필요한 건
감정인가,
아니면 액션인가.”
그 구분이 명확해지는 순간,
회사에서 반복되는 한 시나리오에
휘둘리지 않고
일을 리드하는
‘프로’의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뉴욕 글로벌 회사의
인재들처럼.
회사 점심시간에 23가 Eataly 이탈리안 마켓 에서 따뜻한 라떼 한 잔 주문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