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남편 소시오씨
이혼 서류를 작성했다.
10년 살면서 헤어지자 결심한 게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처음은 외제차를 상의 없이 사인해서 가지고 왔고 그 과정과 후가 너무 참담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며 아이의 돌반지를 가지고 협박(?) 같은 것을 했고 (그 당시 타던 중형 suv는 부모님이 반절 정도 보태주셨고 내 명의였기에 그걸 파는데 내 사인이 필요했지만 해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는 집의 물건 몇 개가 부서졌으며 나는 목에 생채기가 났고 결국 경찰까지 불러야만 했다. 아이가 돌쟁이여서 치열하게 싸웠고 난리 치게 내버려 뒀으며 그 후에 아이는 단 한 번도 우리 부부의 싸움을 본 적은 없다.
그리고 두 번째가 이번경우다.
누군가를 사귈 때에도 나의 "헤어져~!!!"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허풍이 아니다.
진짜 나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우리는 그만하자 임을 알리는 것이다.
소시오씨와도 2년 가까이 연애하면서 진짜 이 사람과는 맞지 않는구나를 생각했을 때
내가 울면서 제발 헤어지자고 했다.
헤어짐을 고하는 건 각자가 다르지만 나는 그 사람을 사랑은 하지만 힘들기에 정말 헤어지고 싶었다.
그렇지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한 것도 소시오씨였다.
그게 결국 결혼까지 이어졌고 10년을 살게 된 것이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초본과 혼인관계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모두 떼고 협의이혼을 시작했다.
소시오씨가 붙잡았다.
아직은 아닌 거 같다고
(지금 생각해 보니 저 말도 웃기다. 언젠가는 헤어지자 너도 생각은 하는구나)
진짜 하고 싶으면 아이가 중학교 가서 하자고
그렇게 4월에 넘어갔는데 두 달이 지난 지금 그의 휴대폰을 보며 나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거다.
-카드 비밀번호 넣고 주문해 봐~
=오빠가 내 폰에서 오빠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줘 봐요
-내가 다음에 해줄게
소시오씨의 카드비밀번호... 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소시오씨의 카드와 알지도 못하는 비밀번호
그걸 다정하게 송대리와 나누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