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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Dec 03. 2023

집에서 즐기는 스키야키[すきやき]

일본가정요리

날씨가 추워지면

왠지 더 그리워지는 요리

스키야키[すきやき].

스키야키는 쇠고기와 채소를

달짝지근한 전용 소스를 끼얹어 구운 후

신선한 날달걀을 풀어 찍어 먹는 요리를 말한다.

스키야키는 특별한 날의 외식으로도 좋지만

다른 요리에 비해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기에

혼자 먹기에도 손님맞이로도 아주 괜찮다.

(요리라고 하기에도 조금 미안할 정도로)

일본 마트에는 스키야키용 고기 코너가

따로 있는 곳이 많다.

스키야키와 샤브샤브용 고기는

냉동고기를 사용하지 않기에

타이밍을 잘 맞추면 세일 가격으로

신선한 쇠고기를 손에 넣는 경우도 많다.

집에서 즐기는 스키야키의 기본 재료로는

쇠고기, 파, 배추, 버섯, 두부 그리고 달걀.

사실 채소는 뭐가 빠지기도 하고

뭐가 더해지기도 하고

냉장고 사정에 따라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진다.

아,

그리고 물론 스키야키 소스도 필수.


스키야키는 칸토[関東]와 칸사이[関西] 지방의

먹는 방법이 서로 다르다.

간토 지방은 외리시타[わりした]라고 해서

달짝지근한 양념이 되어 있는

스키야기타레[소스]를 사용하는 반면,

칸사이 지방은 별도의 스키야키타레 없이

고기를 굽고 설탕을 바로 뿌린 후

그 위에 간장을 붓고 물로 적당히 희석시켜

농도를 조절한다.

어떤 스타일이 더 맛있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도쿄에 오래 살아 그런지 역시 칸토풍이 좋다.

스키야키를 만들어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날댤걀을 젓가락으로 곱게 풀어준다.

(노른자와 흰자가 섞일 정도로만 가볍게)

다음은 스키야키 전용 프라이팬에

쇠고기를 살짝 구운 후

스키야키타레를 살짝 끼얹어준다.

참,

쇠고기를 굽기 전 쇠기름[우지]을 프라이팬에

버터 녹이듯 한 번 돌려준다.

(쇠기름은 마트의 스키야키 고기 코너에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구비되어 있다)

고기가 익으면

날달걀에 쇠고기를 퐁당~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이 첫 고기가 가장 맛있다.

(고기는 너무 오래 굽지 않도록)

다음은 야채와 두부를 올리고

다시 소스를 붓고 틈틈이 물을 부어

소스의 농도를 적당히 조절해 가며

하나씩 꺼내어 달걀에 콕 찍어 먹으면 된다.


먹는 속도에 맞춰서

조금씩 천천히 구워주는 게 좋다.

달걀은 먹다 보면 소스가 많이 섞이게 되어

금세 짜질 수 있으니

적당한 타이밍에 새것으로 바꿔주면 좋다.

(나는 보통 달걀은 3개 정도 바꾸는 것 같다)

스키야키용으로 먹는 달걀은 날달걀이니까

최대한 신선하고 맛있는 걸로 고르는 것도

맛있는 스키야키를 즐기는 포인트.

다음은 다시 고기를 넣고

이렇게 계속 반복하며 먹으면 된다.

스키야키와 샤브샤브는

한 번에 다 넣지 않고

먹는 속도에 맞춰

조금씩 천천히가 좋다.

칸토 지방의 스키야키를 즐겨보고 싶다면

도쿄의 스키야키 전문집으로 가장 유명한

이마한[今半]을 소개한다.

이마한은 지점이 여러 곳 있지만

그래도 닌교초에 있는 본점이

전통 스키야키를 즐기기엔

분위기나 맛으로나 최고인 것 같다.


스키야키는 뭐니 뭐니 해도

입에서 사르르 녹는

날달걀에 처음 찍어 먹는

그 첫 고기맛이 아닐까 싶다.

단, 스키야키의 단점이라면

과식을 하면 살짝의 느끼함이 있다는 거.

사실 스키야키는 한 번 거하게 먹고 나면

한동안 생각이 나지 않지만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그 달짝지근함이

사무치도록 그리워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참,

일본에서의 스키야키는

완성되어 나오는 단품으로도

가벼운 도시락으로도

일상에서 아주 친근한 요리다.


소박하게도 고급스럽게도 어떤 스타일로

즐겨도 거부감없는 스키야키[すきやき],

그런 스키야키를

나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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