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일상
여름에 만나고 봄에 만나는 거니까
이게 얼마 만인지.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있는
그녀의 얼굴이 봄 햇살에 반짝였다.
나는 총총걸음으로 그녀를 향했다.
우리는 도쿄에서 교토에서
그리고 이번엔 고베에서,
또 봄을 함께한다.
나의 봄 친구.
나는 언제부터 이토록 말이 많아진 걸까,
두서없이 쏟아내는 비현실적인 나의 이야기들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랫동안 들어주었다.
편안한 그 미소가 나를 자꾸 수다쟁이로 만든다.
[배고프세요?]라고 물으니
곧바로 [네!]라고 대답했다.
(이런, 좀 더 빨리 물어봤어야지)
우린 서둘러 카페를 나와 식당으로 달렸다.
따뜻한 커피 두 잔,
풍성한 이 인분 식사,
각기 다른 디저트,
같이하는 비타민 충전.
그래
이런 게 그리웠던 거지.
바다를 보고 쇼핑을 하고
걷고 마시고 또 걸었다.
(모든 사진은 그녀로부터)
쉬러 온 그녀에게
안식처가 되어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모든 걸 받기만 해
미안하고 또 고맙고.
그래도
우리는 다음이 있으니까.
함께여서
너무 좋은 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