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일상,
아침 눈을 떠 마음이 동하면
언제든 바다를 보러 갈 수도
교토로 달려갈 수도 있는,
고베로 왔다.
힘들게 찾은 나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행복이 새록새록.
작은 냉장고를 샀다.
그리고 정말 작은 전기밥솥도 샀다.
냉장고 위 텀블러 두 개 전기밥솥 하나.
냉장고 문에 걸어두는 키친타월.
이 귀여움을 어떡하지...
떠돌이 생활 쉐어하우스 생활에
가장 그리웠던 건 집밥.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맡은 일도 잘하는
고마운 아이.
선물 받았던 하얀 손수건도 벽에 살짝.
보고 있으면 기분 좋으니까.
다른 건 다 작은 게 좋지만
테이블만큼은 큰 게 좋다.
혼자 있어도 4인용.
태어나 처음 해보는 조립,
뿌듯해서 막 자랑하고 싶었던.
테이블이랑 의지만 있어도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았던 그날.
알록달록 키친타월들.
깨끗이 빨아서 쪼르륵 널어두니
나의 공간인 게 실감 난다.
집이라기 보다
왠지 작업실 느낌이 나는
아직은 불완전한 이곳에서,
느릿하고 조용하게
나다운 새출발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