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L 세상

9월에 써뒀던 일기

by Freedom to Transcend

1L이 시작되고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내가 살던 세상과 아주 동떨어진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하루하루 셀 수 없는 정보들이 쏟아지고, 내가 할 일들도 쏟아지는 경험은 이때껏 처음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아무 준비 없이 전쟁터에 나온 대가로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멘탈이 바로 갈렸는데, (준비를 했다고 나름 생각했지만 당연하게도 너무 미약하고 부족했다.) 이제야 겨우 초급자용 나무 막대 하나를 어디서 주워다가 싸우러 가는 느낌이다.


제일 큰 변화는 아무래도 시간은 한정적인데 매 분 매 초를 굉장히 밀도 있게 살아가기를 강요받고 있는 점이다. 이것도 하나의 연습이자 적응이겠지만.


시간이 너무 없으니 처음에는 잠을 줄였고, 다음으로는 먹는 것을 줄였다. 긴장 때문에 식사를 거르는 날과, 정말 시간이 없어서 밥을 못 먹게 되는 날들의 연속이다.


반 학생들 모두가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뛰어가다 보니 그 속에서 긴장이 말이 아니다. 나름대로 이런 학교 생활은 여러 번 했으니 이제 괜찮지 않을까 했지만, 나의 큰 착각이었다. 살면서 이렇게 긴장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증세가 심각하다. 수업시간에 몸이 긴장을 못 이기고 몇 번이고 뛰쳐나가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자꾸 뭘 게워낸다.


이렇게 한 달을 보내며 인간관계도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로스쿨 진학 전에는 주변에 교수님들을 제외하곤 아는 변호사라곤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로스쿨에 틀어박혀 지내니 이 도시에 변호사 아닌 사람들 중 아는 사람들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그러는 도중 어쩌다 누군가 나에게 매트릭스 빨간약, 파란 약을 선택하라고 제안을 했고 나는 선택의 기로에 있다. 빨간약을 먹어보기로 결심은 섰는데 잘할 수 있을지 또 고민이 깊어진다. 결과는 나중에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