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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값으로 클래식 공연 보기

가성비있게 클래식 공연 보는 기술

by 안필수연구소
올해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국악, 연극, 무용, 밴드 클럽 등 다양한 공연을 정말 많이 봤는데 그 중 클래식 공연을 가장 많이 보았네요. 지금 달력을 세어 보니 2025년에만 20번 넘는 클래식 공연을 보았는데, 주로 성남시향, 서울시향, KBS관현악단의 공연입니다. 정기공연은 가장 비싼 티켓인 R석이 12만원 정도인데, 이 가격이면 집에서 쫓겨날 수 있기 때문에, 1년간 다양한 시도를 통해 가성비있게 공연을 즐길 수 없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 다양한 방법을 공유합니다.


1. C석을 노립시다

어떤 이유인지 많은 좌석은 아니지만, 정기공연에는 C석이라는 등급이 있습니다. 만원입니다. 서울시향도 그렇고 KBS교향악단도 그렇습니다. C석이라고 해서 소리가 그렇게 나쁘거나 하지 않습니다. 혹시 KPOP 아이돌 공연장 보셨나요? 정말 거의 점으로만 보이는 좌석도 많습니다. 그냥 그 라이브라는 분위기와 공간 자체가 주는 경험을 느끼러 가는 것입니다. 그런 공연에 비하면 클래식 공연장 C석은 VIP 급입니다.

예술의 전당 C석은 3층 최상단인데, 소리는 충분합니다. 천장을 치고 들려오는 풍부한 소리들이 감동을 줍니다. 멀리서 보는 오케스트라의 모습또한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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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C석중의 명당


롯데콘서트홀 C석은 양측 사이드의 거의 시야확보가 어려운 좌석과 사이드다 보니 왼쪽에 앉으면 바이올리 소리 같은 것들은 좀 아쉬울 때가 있긴한데, 나름 브라스들을 가깝게 보면서 지휘자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참고로 롯데콘서트홀은 B석은 가성비가 더 좋습니다. 3만원이긴 하지만, 2층 사이드 박스는 롯데콘서트홀이 지그재그로 의자 배치도 잘 해놔서 시야도 좋고 소리도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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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콘서트홀 C석

C석의 좋은 점 중 하나는 C석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와서 조용히 음악만 듣고 가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자리다 보니, 두 자리 예매도 힘들고, '데이트'를 즐기거나 '이벤트' 처럼 어쩌다 오는 분들은 C석보다는 조금 좋은 자리에 잘 보려는 분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C석은 혼자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얼핏 봐도, 퇴근길에 잠시 들러서 음악을 듣고 가는 분들이고, 관람매너도 좋고, 시작전에 책을 읽고 계신 분들도 많고, 뭔가 묘하게 정감이 가는 그룹입니다.


묘한 유대감이 있는 C석 클럽입니다. 그래서 C석이 좋습니다


(추측이지만, KBS교향악단 C석은 직원 초대표가 있는 것인지 분위기가 조금 다르긴 합니다. 그리고 공연마다 공연마다 C석의 위치가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C석을 노립시다.

쉽지는 않습니다. 연말 오픈때 예매를 하지 못하면, 그냥 가끔 들어가봐서 자리가 비어있으면 그냥 예매를 합니다. 그때 일정이 될지 안될지 고민하면 늦습니다. 선예매 후 고민


2. 공식 사이트에서 예매를 하면 수수료가 없습니다

대부분 클래식 공연이 인터파크와 협업을 해서 nol 티켓에서 예매가 되는 nol 티켓에는 모든 티켓에 2천원 수수료가 붙습니다. 10만원짜리 티켓에 2천원 수수료야 그런가보다 하는데, 만원짜리 티켓에 2천원은 뭔가 20%라는 느낌이 조금 아깝습니다.


서울시향은 서울시향 사이트에 가입하시면 수수료도 없을 뿐더러 10% 할인도 적용됩니다

성남시향은 성남아트센터에 가입하시면 되고

KBS교향악단은 자체 사이트에서는 예매가 안되지만, 각 공연별로 예술의전당 사이트나 롯데콘서트홀 사이트에서 예매하시면 예매 수수료가 없습니다.


취소시에도 당일 취소가 아니면 인터파크에서는 수수료를 환불 안해주기 때문에 가급적 공식 사이트에서 예매를 추천합니다.



3. 성남시향 정기공연은 가격이 착합니다.

경기 남부 거주자를 위한 선택지이긴한데, 금난새 선생님이 총괄하는 성남시향은 정기공연 가격 자체가 거의 혜자 수준으로 나오고 있어서, 특별히 기술이 들어가지 않아도 저렴합니다. 가장 좋은 좌석인 R석이 2만원입니다. 다만, 그만큼 예매가 치열합니다. 거의 5분이면 매진입니다. 너무 사이드가 아니면 가운데 부분 아무 자리나 예매를 하셔도 됩니다. 그래도 노하우를 몇 가지 공유드리면


반드시 성남시향 카카오 친구를 맺으세요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티켓 오픈 시점을 카카오 알림톡으로 알려줍니다. 보통 오픈 전날 알려주기 때문에 알림톡을 잘 보고 있어야 합니다.

카카오 친구는 30% 기본 할인됩니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다둥이 이런 조건이 아닙니다. 단지 카카오 친구만으로 30% 할인이 됩니다. 즉, R석 티켓이 14천원인 것입니다.

성남시향 시즌권을 한번 노려보세요

시즌권도 그해 1월 정도에 판매합니다. 40% 정도 할인된 가격입니다.

시즌권은 지정 좌석자에 멤버쉽 카드를 줍니다. 즉, 1년 내내 같은 자리입니다.

장점은 뭔가 '나만의 자리' 같은 느낌도 있고, 옆좌석 사람들하고도 어느정도 친밀감이 생깁니다.

단점은 자리를 바꿀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별로 소리가 안좋거나, 주변 환경이 안좋아도 중간에 바꿀 수 없습니다.

참고로, 저도 예매 전쟁이 싫어서 시즌권을 끊었는데, 주변에 항상 시끄러우신 분들이 많이 앉아서 조금 고달펐습니다. 뭔가 층간소음인데 이사가지 못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저렴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방법을 계속 찾는 이유는, 갑부가 아닌 이유도 있지만, 처음에 그 공연이 어떤지도 잘 모르는데 비싼 티켓을 구매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되고, 또 그 부담으로 가볍게 즐기지도 못 하게 될 듯하여, 조금 망해도 되니 여러번 다양한 공연을 시도하다 보면, 취향도 알게되고, '진심으로 좋은' 경험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모두가 '가격도 마음도 편안한 마음'으로 이런 저런 공연들을 많이 즐길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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