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ii라는 이름의 인디 밴드가 있다.
「너의 궤도」는 이 밴드의 첫 정규앨범인 'dosii'의 7번 트랙이다.
이 글의 제목은 분명히 「너의 궤도」이다.
나는 이 곡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그전에 꼭 해야 할 것이 있다.
이 밴드와 앨범에 관해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lovememore.」라는 곡에 관한 얘기를 해야만 한다.
lovememore.
이 곡을 처음 접했던 게 아마 16, 17년도였을 것이다.
당시에는 시티팝 느낌의 음악들이 인기를 얻고 있었고, 나도 유행에 편승해 lo-fi, 시티팝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가며 유튜브에서 나름의 디깅 아닌 디깅을 하고 있었다.
사실 이 곡은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먼저 유명세를 얻은 듯 하지만, 디깅과는 태생적으로 거리가 먼 나는 누군가가 유튜브까지 이 곡을 공수해 오는 수고를 들였기에 이 곡을 접할 수 있었다.
퍼펙트 블루라는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과 함께 노래가 업로드되어 있었는데, 저작권 문제인지 지금은 영상이 내려간 듯하다.
아무튼, 그 영상의 존재로 인해 나는 dosii라는 밴드에 관해 알게 되었고,
그 후로는 밴드의 다른 곡들도 찾아 듣기 시작했다.
당시 dosii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고열」, 「달」, 「너의 궤도」 등 몇 개의 곡이 업로드되어 있었다.(아마 앨범에 수록된 다른 몇 개의 곡이 더 올라와있었을 수도 있다. 현재는 「너의 궤도」와 「달」만이 당시 영상 그대로 남아있다.)
긴 서론을 끝냈으니 이제 본론인 곡에 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막상 내가 왜 이 곡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쓰려니 마땅히 쓸만한 얘기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가사가 좋다, " 혹은 "멜로디가 몽환적이고 정말 우주에 표류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라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이고, 노래를 들어본다면 알 수 있는 점이니까.
사실 곡 자체도 너무 좋지만, 이 노래가 날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곡과 함께 업로드된 짧은 gif 영상 때문이다.
우주복을 입은 두 사람이 끌어안은 채 광활한 우주 안을 맴돌고 있고, 영상은 노래가 끝날 때까지 반복되니 정말 가사처럼 둘은 "의미 없는 회전을 계속"한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왜 하필 이 장면이었어야 했던걸까?"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에서 서로의 존재에만 의지하며 표류하는 두 사람.
우리는 이 광활한 우주를 떠돌다가 어떠한 계기로 서로에게 이끌려 곁을 맴돌게 된다.
모든 행성들이 그러하듯이, 그 궤도 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이것은 과연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