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틈
by
유주얼
Apr 1. 2022
꽃을 흔들던 저녁 바람이
내게로 올 때
떨굴 것 하나 없는 나를
온통 스치고 지나갈 때
밋밋한 알몸인데
멀고 먼 조상의 기억인지
수북한 털이 날리듯
얇은 비늘 겹겹이 물결에 쓸리듯
친숙하고 서글픈 감각
올올이 공허를 훑고 갈 때
모든 세포벽을 통과하여 지나갈 때
가녀린 이파리 하나 없는 나를
되려 파랗게 얼어붙는 나를
오래된 슬픔만 붉어지는 나를
흔들고 지나갈 때
멈추는 숨
그 숨의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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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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